계열사 내부거래율 연 매출 84% 육박..회사 측 “내부거래 무조건 적폐기업이냐” 반문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재벌가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LS전선이 자회사 파운텍과의 높은 내부거래율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새다.

LS전선은 지난 4월 파운텍에 대한 부당지원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철퇴를 맞은 바 있다.

그럼에도 파운텍은 자정노력 없이 여전히 LS전선으로부터 80%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새 정부의 적폐 기업 칼날을 피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18일 LS전선 및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4월 LS와 LS전선에 과징금 14억4100만원을 부과했다.

LS전선이 파운텍의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파운드 생산설비(약 80억원)를 구매한 뒤 다시 파운텍에게 임대하고 매각하는 과정을 통해 7년간(2004년 11월~2011년 10월) 파운텍에 총 15억1000만원의 부당한 이득을 안겨줬다는 이유에서다.

파운텍은 전선 피복용으로 사용되는 컴파운드를 주로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LS전선은 파운텍 지분 100%를 보유한 지배기업이다.

이 같은 부당행위는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때 벌어졌지만, 사익편취 규정이 생기기 전 지분을 모두 팔면서 관련 법망을 피해가 제재는 받지 않았다.

LS전선의 자회사 파운텍 일감몰아주기는 총수일가 사익편취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운텍은 지난해 LS전선과의 내부거래를 통해서만 2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파운텍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545억원으로, 특수관계사와의 거래액은 460억원이었다. 연간 매출의 84% 가량이 LS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나오는 상황으로, 전년도 내부거래비율(77%)보다 더 증가한 수치다.

파운텍의 이 같은 높은 내부거래율은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문제가 됐다. 지난 2004년 1월 설립된 파운텍은 전력케이블 부품을 만드는 사업 특성상 LS전선과 밀접한 사업관계를 형성해 온 계열사다.

지분구조는 LS전선이 51%를 가지고 있지만, 당시 구자홍 LS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 8인이 49%의 주식을 보유했다. 구 회장(8.58%), 구 회장의 친동생인 구자엽(4.29%)과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4.29%) 등이다.

이후 지난 2011년 총수일가가 소유했던 49% 지분을 LS전선에 전량매입하면서 파운텍은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총수 일가가 주주로 있는 동안 파운텍은 폭풍성장했고, 수익도 해마다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30억원에 이른다.

특히 파운텍이 이 같은 고속 성장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LS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 실제로 파운텍은 LS전선의 자회사로 편입되기 전까지 LS전선, 가온전선 등을 통해 80%를 웃도는 매출을 올렸다.

이렇다 보니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으로 꼽혔고,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총수일가는 지분 전량을 LS전선에 매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당시 지분 매각으로 총수 일가가 챙긴 차익은 총 1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올 가을 이전 직권조사에 착수해 일감몰아주기 등 재벌가의 적폐 청산에 나선다고 엄포한 가운데 그러나 이처럼 높은 내부거래에도 불구하고 LS전선 측은 “도대체 뭐가 문제가 되냐”는 입장이다.

LS전선 홍보팀 관계자는 <공공뉴스>와 통화에서 “(업종 특성상) 기술 유출 문제 등 문제 때문에 (다른 기업에게) 오픈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부서에 확인한 결과)LS전선이 공정위에 부당지원 행위가 적발된 적은 있으나 내부거래로는 적발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내부거래를 하는 기업들이 무조건 적폐기업이고 잘못된 것이냐”며 오히려 기자에게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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