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트럼프 대통령 만찬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 초대·독도새우 메뉴 선봬
일본 정부-언론, 비판 메시지 잇달아..이 할머니 “건방지게 참견한다”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 정부에 “건방지다”며 일침을 가했다.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찬에 이 할머니를 초대하고 독도새우를 재료로 한 음식을 메뉴에 포함시킨 것에 항의한 데 따른 것.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할머니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귀도 없고 눈도 없고 양심도 없다”면서 “내가 가든 안 가든 참견할 게 뭐가 있느냐. 건방지게 짝이 없다”고 일본을 향해 일갈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은) 부끄러워서 코 싸매 쥐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오셔서 인사하는데 그거까지 상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할머니는 김현정 앵커의 “상 위에 올라온 독도새우는 맛있게 드셨느냐”는 질문에 “맛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고소한 맛이 나더라. 그러면서 달큰하고 너무 맛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청와대 국빈만찬 직후 일본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할머니를 초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과 관련 불쾌감을 표출했다.

APEC회의 참석 차 베트남 다낭을 방문 중인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기자단에 “북한 위기로, 한미일의 연대가 특히 중요한 시기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착실히 구축해가자는 이야기를 히고 있는 가운데 지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의 긴밀한 연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APEC 각료회의에 동석한 한국 외교부 고위관리자에게 강경화 외교장관 앞으로 메시지를 구두로 전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 할머니가 청와대 만찬에 동석한 건과 관련해 “북한 문제에 한미일의 연대 강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한미일의 밀접한 연대에 악영향을 끼치는 듯한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반발한 바 있다.

또한 NHK도 “한일 위안부 합의를 거부하는 대표적 인물이 초대됐다”며 “역사 문제 때문에 한미일 협력을 군사동맹으로까지 발전시키기는 어렵다는 뜻을 한국 정부가 미국에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독도새우를 만찬 메뉴로 올린 것을 두고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인 만큼 한국 독도명칭이 들어간 재료로 영유권 주장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외교부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할머니는 “다케시마가 죽도다. 남의 것이다 보니 이름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건방지게 날뛰는 일본이 참 가엽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 할머니는 일본 언론 보도와 관련해 “(2015년 합의는) 청와대에서 비밀리에 협상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말도 안 되고 장난치는 것 같은 합의였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잘못했습니다’라고 사과하는 것이 원칙 아니냐”면서 “저렇게 오리발 내밀고 뻔뻔스럽게 얘기하니 그 국민이 불쌍하다”고 지적했다.

화제가 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포옹에 대해서는 “손을 흔드니까 오셔서 안아주셨다”며 “꿈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오래 산 보람이 있구나. 즐거운 마은이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하시고 꼭 노벨상 받으십시오’라는 말을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할머니는 지난 9월21일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이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군 피해자가 미국 의회에서 피해를 증언하는 이야기를 담아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이 할머니는 지난 2007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장에서 또 다른 피해자인 고(故) 김금자 할머니와 피해사례를 증언했다.

또한 이 할머니는 이보다 앞서 개봉한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도 출연, 당시의 아픔을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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