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표창 받은 정기승 한양대 특임교수 사장 후보 거론..정부 입김 못 벗어나나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IBK투자증권 사장 인선에 ‘낙하산 망령’이 어른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IBK투자증권은 IBK기업은행의 자회사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국책은행이라는 점 때문에 ‘낙하산 천국’이라는 꼬리표가 달려왔다. IBK투자증권 역시 낙하산 인사들이 사장에 임명되는 대표적 증권사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 출신 정기승 교수, IBK투자증권 유력 후보 거론

22일 IBK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내달 15일 오전 9시 본사 6층 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사장을 선임한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9월 임기가 끝났다. 하지만 후임 선임 작업이 미뤄지고 있어 여전히 IBK투자증권을 이끄는 중이다.

IBK투자증권의 수장 교체가 확실한 상황에서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30명 안팎으로 여느 증권사보다 많다.

역대 IBK투자증권 사장이 정권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었던 만큼 관(官)과 민간 출신 모두 수장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신 사장은 박근혜 정권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의 ‘코드 인사’로 물의를 빚었고, 조강래 전 사장도 박근혜 정부와 인연이 깊은 인사로 분류된다.

또한 이명박 정권 5년 동안에도 IBK투자증권 수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인 임기영·이형승 전 사장이 연이어 맡았다.

이런 가운데, 현재 신 사장의 후임으로는 금감원 출신의 정기승 한양대 특임교수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 교수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스마트 저축은행 등을 거쳤다. 금감원에서 경영분석실장과 은행감독국장 등을 역임하면서 금융 정책에 밝다는 평가다.

특히 정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금융제도개선특별위원장을 맡았고,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민주당에서 표창까지 받은 인사다.

IBK투자증권은 기획재정부가 51.5%의 주식을 보유해 최대 주주로 있는 기업은행의 자회사다.

결국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IBK투자증권의 지분을 상당수 갖고 있어 현 정부 코드에 맞는 새 인물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게다가 현재 두 달이 넘도록 차기 사장 인선을 미루는 점 역시 정부 눈치보기가 여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銀·자회사, 최근 5년간 낙하산 인사 41명..또 구태 답습?

한편, 기업은행과 자회사의 낙하산 인사는 최근 5년간 4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기업은행 및 자회사 임원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기업은행과 자회사에 박근혜정부 당시 임명된 낙하산 인사 41명이 임원으로 재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속별로는 기업은행과 IBK캐피탈에 각 8명, IBK투자증권과 IBK자산운용에 각 4명, IBK연금보험과 IBK신용정보에 각각 6명, IBK저축은행에 5명 등이다

출신 별로는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한나라당 포함) 출신 7명을 비롯한 대선캠프(3명), 청와대(3명) 등 정치권 출신이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획재정부(재경부 포함 8명), 금융위원회(3명), 금융감독원(2명) 등 금융관료 출신이 14명이었다. 이밖에 여성부(2명), 외교부(2명), 행안부(2명) 등 행정부 출신도 10명이었다.

새 정부는 출범 직후 이 같은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를 적폐로 규정하고 청산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IBK투자증권이 과거 정부에서 10년여 동안 눈칫밥을 먹는 신세였다는 점과 정부와 관련 있는 인물이 또 다시 유력 후보로 꼽히면서 낙하산 인사의 구태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IBK투자증권 홍보팀 관계자는 “아직 (사장) 후보가 정해지지 않아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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