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정부 금융계 수장 대대적 물갈이..수익성 감소에도 고액 연봉 지적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5번째 연임에 도전하는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에게 그림자가 드리운 모습이다.

그동안 안정적인 성적을 올리면서 무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교보증권을 이끌어왔지만 회사 실적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금융감독원의 제재 등 잇단 악재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김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순조롭에 연임에 성공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향후 거취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뒷말도 나오는 분위기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

◆올 3분기까지 실적 하락세..거액 연봉 챙겨

김 대표는 2008년 6월 교보증권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이후 2016년 3월 ‘4연임’에 성공했고,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대우증권 IB사업본부장, 자산관리영업본부장, 교보증권 프로젝트 금융 총괄, 기업금융 총괄 등을 지냈다. 10년 가까이 교보증권을 이끌면서 신탁 및 기업금융(IB) 부문에서 경쟁력을 크게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번째 연임 비결도 2015년 교보증권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은 2015년 연결 기준 매출액 1조310억원, 순이익 789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증권업계에서 대표적인 장수 CEO로 꼽히는 인물. 때문에 그의 ‘5연임’ 성공 여부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김 대표의 기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특히 올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가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보였지만, 교보증권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지난해 매출은 1조101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서는 성장했지만, 순이익은 623억원으로 21% 감소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5732억원, 순이익 36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22% 줄었다. 3분기 순이익 역시 169억원으로 전년보다 11.4% 감소했고, 매출액도 21.6% 줄어든 2174억원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대표는 올 상반기 5억원이 넘는 연봉을 챙겼다. 김 대표의 상반기 연봉은 5억1354만원으로 지난해(5억1397만8000원)과 비슷하다. 이 기간 교보증권 영업이익은 445억5846만원으로 전년 대비 16.34% 감소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등 금감원 제재까지 ’악재’

금융업은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때문에 회사에 대한 평판은 CEO 연임에 중대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교보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적발돼 제재를 받은 것은 김 대표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 5월18일 부수업무 신고의무 위반으로 교보증권에 기관주의와 함께 과태료 1억2140만원을 부과했다. 이와 함께 교보증권 임직원 2명에게 견책, 1명에 주의 조치했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가 금융투자업 외의 부수적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업무 시작 7일 전 금융위원회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교보증권은 금융당국에 신고 없이 1년 넘게 사업을 하다 금감원의 제재를 받게 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주택건설사업 목적 특수목적회사(SPC) 31개를 설립해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했다. 교보증권은 22회에 걸쳐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동주택용지 분양입찰에 참가해 2번 낙찰을 받는 등 주택건설사업 시행 업무를 했다는 것.

또한 교보증권은 2015년 12월 SPC를 통해 A사에 대한 대출금 220억원을 구조화한 사채를 인수하면서 사전에 A사의 특수관계인에 이를 재매도하기로 약정하기도 했다.

자본시장법에는 투자매매업자나 투자중개업자는 증권 발행인에게 증권인수 이후 해당 증권을 매수할 것을 사전에 요구하거나 약속하면 안 된다. 연계거래를 통해 이를 회피해서도 안 되지만 교보증권은 SPC를 이용해 재매도약정 제한을 회피하려 했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6월에는 증권사 내부 계좌들을 운용하면서 주식과 채권을 반복해 사고 팔아 수익률을 높이는 불법 자전거래로 금감원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결국 실적 하락과 금융당국으로부터 불법 사례로 적발된 점을 두고 김 대표의 10년 리더십에 결국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인사태풍’..김해준 대표도 포함?

한편, MB(이명박) 정부 시절 취임한 김 대표는 박근혜 정부까지 순조롭게 자리를 보전해왔다. MB·박근혜정권 시절에는 금융계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실세들이 있었고 인사는 철저히 정치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과거 정부 시절 금융계 수장으로 기용된 인사들의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도 그 대상에 포함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회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교보증권 홍보실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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