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분당 갈림길] 내홍 키워드 ‘목표’·‘정체성’..위기 직면한 한지붕 두가족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호남 중진의 결별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은 모습이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두고 또 다시 충돌했다. 앞서 24일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연달아 맞붙은 셈이다.

국민의당 친안계와 호남 중진은 한 지붕 아래 살고 있지만 이미 남남이 된지 오래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다만, 서로가 서로를 향해 “네가 먼저 보따리 싸고 나가라”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애초 두 세력은 목표와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에 공존을 할 수 없는 세력이다. 호남 중진들이 국민의당을 창당할 당시 목적은 호남 텃밭을 사수하는 것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호남 중진들은 호남 텃밭을 사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안철수계의 목적은 안 대표를 대선 주자로 만들어 대통령에 앉히는 것. 이처럼 목표가 완전히 다른 탓에 당 내부에서는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안철수계는 안 대표를 대통령으로 앉히기 위해 그 어떤 세력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안철수계의 시계는 대선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호남 중진의 시계는 총선에 맞춰져 있다. 때문에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행동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체성의 문제도 있다. 호남 중진은 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밑에서 일을 했거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을 받은 인물들이다. 때문에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무조건 완수를 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있다.

반면 안철수계는 중도보수에 가깝다. 안보 문제에 있어서도 대화보다는 일단 압박을 통한 대북 제재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두 키워드가 두 세력이 국민의당에서 공존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이 쉽게 깨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당을 박차고 나갈 경우 자신의 세력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시베리아 한 복판에 있게 된다는 것을 두 세력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상대 세력에게 먼저 보따리를 싸고 나가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시 말해 친안과 호남계 모두 국민의당을 박차고 나갈 용기는 없다는 것.

결국 당 내부에서 서로에 대한 총질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안 대표는 전당원 투표를 통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당원 투표로 통합에 대한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안 대표로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전당원 투표를 놓고 또 다시 호남 중진과의 갈등이 불가피한 형국이다.

안 대표로서는 건곤일척이다. 그렇다고 이 도박이 과연 성공을 할지 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

그러나 전당원 투표가 실시되고 만약 통합에 대한 찬성 여론이 과반을 넘게 된다면 호남 중진들로서는 할 말이 없기 때문에 안 대표는 전당원 투표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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