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문제 불씨 여전..금호홀딩스 체력 키워 금호타이어 재인수 가능성도

[공공뉴스=황민우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신 금호아시아나그룹을 항공과 운수, 건설을 중심으로 새롭게 탄생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금호타이어 상표권과 금호고속 합병 문제를 놓고 산업은행과 마찰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는 한편, 향후 재무구조를 탄탄히 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또 다시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기자간담회 열고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합병 완료에 따른 그룹 현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삼구 회장 “항공·운수·건설 중심 그룹 재건..금호타이어 재인수 없다”

박 회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가 2015년 이후 경영이 나빠진 건 전적인 제 책임이고 진심으로 통감한다”며 “금호타이어 인수는 포기했다.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회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정말 우량 기업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금호타이어가 이른 시일 내 정상화돼 좋은 회사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회장은 현재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호홀딩스는 전날 금호고속의 흡수합병을 완료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트인 상황.

박 회장은 “새로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향후 항공·운수·건설을 중심으로 역량을 총 투입해 그룹 재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회장은 금호홀딩스가 금호고속을 흡수합병 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룹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면서 “금호홀딩스 밑에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로 이어진다. 금호홀딩스가 합병을 완료함에 따라 새로운 금호아시아나가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상표권 문제에 즉답 회피..법적 소송전 우려 높아져

하지만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

박 회장은 상표권 문제와 관련해 “법적으로 허용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협의할 예정”이라고 명확한 답변을 피하면서 향후 채권단과의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9월 박 회장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양보하겠다고 구두 약속했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26일,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은 박 회장 측에 상표권 사용 협조를 요청하는 문서를 연이어 보냈다.

‘금호타이어’라는 상표권을 무상 양도하고 ‘금호’ 관련 상표권 역시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다.

채권단 측은 상표권 사용 문제와 관련, 박 회장 측과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현재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회장의 이날 답변으로 인해 상표권 문제가 법정 소송전으로 불거질 가능성도 커진 상황.

결국 법정공방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금호타이어 재매각 일정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력 키워 금호타이어 재인수 나설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박 회장은 이날 금호타이어 인수 포기를 선언했지만, 향후 재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 회장은 그동안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로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현재 금호홀딩스가 금호고속을 흡수 합병하면서 금호홀딩스-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그룹의 지배구조가 더욱 탄탄해졌다.

이번 합병으로 금호홀딩스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현재보다 더욱 개선될 수 있고, 박 회장 중심으로 이뤄진 금호아시아나 그룹 지배 체제도 한층 확고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박 회장은 채권단의 상표권 무산 양도 요구를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시간을 벌고, 체력을 키울 수 있게 된 셈.

박 회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그룹 재건을 위해 역량을 총 투입하겠다는 것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염두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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