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회복·美 금리인상 전망 영향..이주열 총재 “추가 인상 신중”

[공공뉴스=김선미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0%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오른 것은 6년5개월 만으로, 현재 연 1.25%의 사상 최저금리 시대도 끝나게 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연 1.25% 수준에서 1.50%로 0.25%p 인상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열린 통화정책방향설명회에서 금리인상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사진=뉴시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국내외 경제 여건이 우호적으로 조성된 것이 주효했다.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 통화완화 정책이 유지될 경우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올해 경제성장률은 3%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3%대 회복은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또한 소비심리도 최근 회복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이달 소비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3.1%p 상승한 112.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12월 이후 6년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기준금리 인상을 이끈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지난 22일 한은이 발표한 ‘3/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419조1000억원으로, 3분기 동안 31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지난 1분기 16조6000억원에서 2분기 28조8000억원 보다 많았다. 지난해 3분기(38조9000억원) 보다는 작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 등을 내놓고 있지만, 3분기 가계부채가 진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분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가계 이자 부담이 2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대출 잔액 1341조원에 대한 이자(변동금리 차주 기준)는 2조3000억원 정도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은의 인상 결정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내달 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금리 상단은 1.50%로 종전 우리나라의 1.25%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한은은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을 막고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금융투자협회의 설문조사에서 국내 채권업계 종사자 100명 가운데 82%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점친 바 있다.

한편,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내년 1~2회 추가 인상 전망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기준금리 추가 조정 여부는 성장과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문제도 고려하겠다”면서 “연준 금리인상 자체보다 그것이 우리 경제,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냐를 판단할 것이다. 앞으로 금리정책에서 성장이 견실한지, 물가상승이 목표 수준으로 근접하는지 여부를 가장 먼저 보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