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로부터 영업정지 처분..홍삼보감 제조시 자가품질검사 기준 안 지켜
김영식 전 회장 각종 구설부터 홈페이지 개인정보 유출까지 ‘악재 또 악재’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건강 식품 업체 천호식품의 신뢰가 완전히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월 ‘가짜 홍삼 농축액’을 팔다 적발돼 제품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가 내려진 데 이어 이번에는 홍삼제품을 생산하면서 품질검사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는 것.

특히 천호식품 창업주인 김영식 전 회장은 지난해 말 촛불집회 폄하 논란과 ‘짝퉁 홍삼’까지 연이어 논란이 되면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결국 자리에서까지 물러났다. 그럼에도 개인정보 유출, 식품 논란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천호식품 홈페이지 갈무리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업계 등에 따르면, 천호식품은 지난 4월13일부터 10월18일까지 20회에 걸쳐 ‘홍삼보감’을 제조하면서 자가품질검사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홍삼보감 제품에는 대추, 칡, 황기, 감초 등 원재료의 자가품질검사를 기준에 따라 실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21조 1항에 따라 천호식품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홍삼보감은 천호식품의 자체 홍삼 브랜드로, 100% 계약 수급한 6년근 홍삼을 사용해 피로개선과 면역력 증진 등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해 왔다.

앞서 천호식품은 오너리스크로 인한 피해 방지 차원으로 지난 7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촛불 집회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구설수에 올랐고, 올해 초에도 ‘짝퉁 홍삼’ 을 팔다 적발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특히 지난 1월 ‘짝퉁 홍삼’으로 적발된 후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천호식품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원료 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비난 여론을 더욱 키웠다.

당시 천호식품은 “한국인삼제품협회 회장과 부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홍삼 농축액에서 원산지를 허위로 작성하고 일부 첨가물을 넣는 등 부도덕한 행위가 밝혀졌다”면서 “이번 검찰 조사 결과 해당 원료 업체에서 당 성분을 의도적으로 높이는 물질을 미량 함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호식품의 피해 사실이 밝혀졌다”며 “일부러 혹은 고의적으로 속여 팔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 전 회장이 촛불비하 발언으로 한 차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회사 측의 이 같은 대응은 소비자들의 분노를 키웠고, 일부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도 일어났다.

결국 지난해 영업손실 17억원으로 적자전환한 천호식품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돌입하면서 오너경영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여론이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시 제품 품질 문제로 논란이 일면서 과거 먹거리 품질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천호식품의 다짐은 물론, 천호식품이 최우선 내세우고 있는 ‘정직’이라는 가치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지난 2010년 4월부터 2016년 5월14일 사이 건강잡지를 신청했던 고객 2만8000여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최근 알려진 것 역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회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천호식품 측과 취재를 시도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