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없는 따뜻한 나라..다문화가족에 대한 따뜻한 눈길이 시작
소외계층을 위한 학교 만들어 정부가 안정적으로 운영해 주는 게 꿈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지난해 기준, 국내 거주중인 외국인 수는 이미 174만명을 넘어섰다. 과거에 비해 거리 곳곳에서는 외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고 대표적인 단일민족국가로 불리던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국제결혼과 다문화가족은 더 이상 이상하지 않은 일이 됐다. 하지만 한국이 처음부터 외국인들에게 관대했던 것은 아니다. 보통 다문화가족이라 하면 결혼을 하지 못한 노총각들이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낮은 동남아의 젊은 여성을 돈을 주고 데려와 구성되는 것으로 인식이 되곤 했다. 이렇다 보니 이들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도 피부색과 생김새가 조금은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나 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등 아픔을 겪는 일이 허다했다. 이렇게 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도 여러 복지 정책이 생겨났고, 다양한 단체들에서도 스스름없이 도움의 손길을 뻗치며 많은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남윤성 사단법인 한국 다문화가족협회 사무총장.

찬바람이 매섭게 느껴지는 12월의 어느날, <공공뉴스>가 만난 사단법인 한국 다문화가족협회의 남윤성 사무총장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누구보다 힘쓰고 있는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다문화가족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중국 동포 등에 대한 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호소하면서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하루빨리 찾아오기를 희망한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다문화가족협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 한국다문화가족협회는 지난 2014년 탄생했다.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 뿐만 아니라 북한 동포,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더 나아가 통일 후 남북한의 모든 국민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설립하게 됐다. 다문화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처음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모든 여러 계층에 대한 화합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현재 지원이 필요한 이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 인가.

- 대한민국에는 약 170만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다. 여기에 다문화 가족 구성원이 약 8만, 북한 동포들이 약 3만, 그리고 장애우들 등 모두 포함해 약 200만명 정도가 소외계층에 해당된다. 여기에 100세 시대인 요즘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 650만 등 전부를 합하면 약 1000만명이 복지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협회에서는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 우리는 금전적 보다는 봉사 활동을 통한 지원을 하고 있다. 배움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교육을,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범죄 예방 등을 지도하고 있다. 또 한국 사회에서 안전에 대한 인식이 증가돼 이들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필요한 안전교육 역시 상시로 실시하고 있다.

◇소외계층을 돕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

- 공직자로 30년을 근무하고 퇴직을 하고 나니 당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더라. 후배들을 보면 많은 연봉을 받고 일을 하는데 ‘과연 그들이 그 대가에 맞는 일을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그 자리에 있었을 때 다른 사람도 그런 생각을 했을 거다. 그러던 중 내가 할 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도 집에서는 다른 할 일도 많은데 왜 다문화가족협회 일을 하냐며 반대를 한다. 그래도 나는 남들을 도와주는 일이 내 일인 것 같다. 내 별명이 ‘제안왕’인데, 앞으로도 여러 정책에 대한 아이디어나 제안을 해 모든 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지낼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소외계층 지원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 2012년부터 외국인 근로자 등이 한국에서 기술자격증을 따면 비자를 연장해주는 제도가 생겼다. 이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평생교육원 등에서 교육을 하다 보니 어느새 캠퍼스 분위기가 됐다. 처음에는 한국어로 자격증 공부를 시켜야 해서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지금은 배우는 사람들 역시 한국말도 많이 늘고 좋아졌다. 이렇게 1년에 2만명 정도를 교육시키고 있는데, 변화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많은 보람을 느낀다.

◇활동을 진행하면서 들어가는 자금도 상당할 것 같다. 어떻게 충당하고 있나. 지원금이 있나.

- 지원금을 받은 적은 아직 없다. 여러 활동에 대한 자금은 추진단들이 자비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실행시키다 보면 1년에 1억원 정도가 들어가는 것 같다. 함께 일을 해가는 사람들이 큰 월급을 받지는 못해도 모두 즐겁고 일하고 재밌어 한다. 그래도 자비로 운영해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한 구상도 하고 있다. 그리고 기부금이나 지원금이 나오게 된다면 정확한 곳에 올바르게 썼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과거에 비해 우리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동남아 이주여성, 중국 동포 등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 이들도 똑 같은 사람이다. 특히 중국 동포의 경우 한국 사람과 똑같다. 하지만 70% 정도가 남한보다는 북한의 성향에 가까워서 살아가는데 문화의 차이를 느끼는 것뿐이다. 또 경기도 안산이나 영등포 대림, 구로 가리봉동 등은 중국 동포들이 많고 사건 사고도 많아 우범지대라는 꼬리표가 달렸는데, 일을 하면서 성실하게 잘 지내는 사람들도 많다. 뿐만 아니라 가족 해체나 학대, 살인 등 이주여성들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도 종종 들려오고 있는데, 정말 행복하게 지내는 가족들이 많다. 단순히 매스컴 등을 통해 안 좋은 부분이 강조되는 것이 아쉽다.

◇한국 사회의 안 좋은 시선에 대해 당사자들 역시 많이 힘들어할 것 같다.

- 이들의 일자리는 대게 3D업종이다. 식당, 요양보호사, 건선 근로자 등 힘들고 어려운 직장에서 묵묵하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 그런데 어쩌다 나오는 안 좋은 이야기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까지 싸잡아 말하고 그런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고 또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 학교를 하나 만들고 싶다. 소외계층을 위한 학교를 만들어서 정부가 운영해주길 바란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우리가 계획을 세우고 나라에 제안을 해서 관계자들 역시 타당성을 느끼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돈보다는 세금 감액 등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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