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자만 500여명..학원·보건당국, 안이한 초기 대응 비난 여론 확산

[공공뉴스=김선미 기자]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결핵 환자가 보고돼 보건당국이 접촉자 500여명을 상대로 결핵검사 등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 노량진에 있는 H 공무원 학원에서 수업을 수강하는 A(23)씨가 결핵에 걸렸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조사 후 접촉자들을 대상으로 흉부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16일께 학원을 그만뒀다. 지난 8월16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3개월간 같은 수업을 들으며 A씨와 접촉한 사람들은 약 500명 정도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은 결핵균에 1차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되는 학원생들에 대해 치료를 안내하고, 나머지 학원생들에 대해서는 오는 12일 잠복결핵 검사를 실시한 뒤 내년 2월에 추가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노출돼 감염은 됐으나 실제 결핵으로 발병은 하지 않아 전염성이 없는 상태다.

결핵 환자와 접촉한 사람 중 30%만이 결핵균에 감염되고 감염자 중 90%는 결핵균이 면역력에 의해 발병되지 않는 잠복결핵이다.

지난해 신규 결핵 환자는 3만892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당국은 결핵 확진자가 학교, 병원 등 진단시설에서 생활한 것으로 파악되면 접촉자의 결핵 감염 여부를 파악한다.

결핵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결핵균에 감염되는 질환으로 전염성이 크다. 국내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8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결핵 감염자의 기침과 재채기 등으로 인해 결핵균이 공기 중으로 나오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대게 초기에는 잦은 기침, 가래, 발열, 체중감소, 무력감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결핵을 의심해봐야 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거나 피를 토할 수 있으며 폐손상이 심해지면 호흡곤란, 통증,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편, 결핵의 전염성이 강한만큼 결핵 보균자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학원은 즉각 폐쇄 조치를 해야하지만,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씨의 결핵 확진 판정 후 인근 학원은 물론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수험생들은 학원 측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

학원 측은 결핵 환자와 같은 수업을 들었던 수험생들에게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안내 메시지를 보냈지만, 다른 학생들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역학조사관을 급파해 확진자가 접촉한 인물이 500여 명에 달한다는 결론을 내리고도 일주일 뒤에야 보건소 검진 일자를 정하거나 상황 전파를 학원에 일임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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