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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반박에 따른 국회 보이콧 사흘째..‘생떼’ 비판에 출구전략 고심

한국당의 명분 잃은 보이콧..그리고 복잡한 속내

2017. 11. 20 by 강현우 기자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자유한국당이 김장겸 MBC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 5일에는 사상초유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감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북 규탄 결의안에 동참하지 않는 등 한국당은 보이콧을 하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러시아 순방을 떠난 이상 장외투쟁은 접겠다고 하면서도 정기국회 보이콧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 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 참석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처럼 한국당이 강경하게 나서면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는 정당이 있다. 그것은 바른정당이다.

바른정당은 한국당이 대북 규탄 결의안에 동참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오히려 보수 정당으로 안보 정당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를 했다. 이때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한국당을 향해 보수정당이라고 하지 말라고 맹비난을 했다.

한국당이 북핵실험 도발이라는 엄중한 시기에 보이콧을 함으로 인해 여론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이것에 대한 반사이익을 바른정당이 얻고 있는 모습이다. 보수 지지층이 한국당 대신 바른정당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

민주당 역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안보 이슈는 민주당에게는 취약한 문제다. 그동안 ‘빨갱이 프레임’이 워낙 굳건화됐기 때문.

그런데 이번 북핵 실험 도발이라는 이슈에서 한국당이 보이콧을 하면서 오히려 민주당에게 덧씌워졌던 ‘빨갱이 프레임’이 많이 희석된 모습이다.

게다가 대북 규탄 결의안을 발 빠르게 채택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안보를 튼튼히 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당의 보이콧이 오히려 민주당을 도와준 셈이다.

만약 한국당이 보이콧을 하지 않고 북핵 실험 도발 이슈를 최대한 활용했다면 민주당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으로 내몰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보이콧 강행으로 한국당은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들린다. 또 원내 전략을 잘못 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을 향한 정치권의 비난은 여전히 거세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은 명분 없는 ‘국회 가출’을 당장 중단하고 즉각 국회에 복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미 김장겸 사장이 고용노동부에 자진출석해 조사까지 받은 마당에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은 아무런 명분이 없다”며 “국민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조속히 국회로 돌아와서 제1야당으로서 국가 안보와 민생 위기 해소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이 끝내 어제 예정된 교섭단체 대표연설마저 걷어찼다”며 “교섭단체 연설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하는 아이들의 장난이 아니다. 국민에 대한 의무”라고 꼬집었다.

우 원내대표는 “이런 중차대한 자리를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를 비호하고자 팽개치는 것이 제1야당이 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이 부여한 막중한 책임도 내던지고 위중한 국가 안보도 나 몰라라 하는 정당이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 나라의 집권 여당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김장겸 MBC 사장 영장 청구에 반발해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장외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5일 청와대를 항의 방문한 모습.<사진=뉴시스>

또한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이 안보를 챙겨야 할 현장은 해병대 군부대가 아니라 국회”라며 “한국당이 진정 안보를 걱정한다면 해병대 방문 쇼 말고 즉각 국회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어제 김장겸 MBC 사장이 자진출석함에 따라 한국당이 정기국회를 보이콧 하며 끌어다 붙인 구차한 핑계거리조차 완전히 사라졌다”며 “지금 한국당이 벌이고 있는 국회 가출은 명분 없는 보이콧을 위한 보이콧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역시 ‘바른정당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지금 MBC 김장겸 조사 사태로 한국당이 정기국회 보이콧하면서 정기국회 파행 이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당 내부에서도 보이콧 문제에 대해 슬슬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당은 MBC가 정상화될 때까지 의사일정 보이콧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제는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당이 언제까지 보이콧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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