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유채리 기자] 3박4일간의 국빈 방문을 마친 뒤 지난 17일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홀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중국 방문 첫날 중국 지도부가 베이징을 비웠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문 대통령이 중국 지도자와 식사를 하지 않고 혼밥(혼자 먹는 밥)을 한 것, 마지막으로 공식 환영식에서 보인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결례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상황.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그동안 가장 큰 골치였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 전반을 갈등 이전으로 되돌리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지만, 이처럼 전반적인 영접과 혼밥, 그리고 수행기자단 폭행 사건까지 휘말리며 홀대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결과’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는 순탄치 못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 방중 성과를 놓고 정치권도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 같은 홀대 논란의 오해를 바로잡는 데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양국 정상이 참석한 ‘한중 문화교류의 밤’ 행사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도식 다음 날 열렸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 입장에서는 파격적인 대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혼밥’ 논란에 대해서는 “전임 대통령 중국 방문 때에도 공식 오찬과 만찬이 1번 밖에 없었던 전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왕이 외교부장에 대해서도 “사실상 차관급 역할을 수행 중인 인물이라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홀대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 경호원들이 국내 언론사 기자들을 집단폭행한 사건으로 인해 언론들이 감정이 상당히 실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청와대의 설명대로 중국 방문 첫날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도식에 참석하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가 베이징을 비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분석이다. 또 왕이 외교부장의 결례는 의도적이기 보다는 실수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혼밥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역대 대통령에 비해 중국 지도부와의 식사 자리가 두 차례밖에 안된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오르며 야당은 ‘굴욕외교’라는 비판을 하고 나섰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자국 여론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문 대통령을 너무 극진하게 대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 점으로 미뤄볼 때, 식사를 두 차례 가졌다고 해서 홀대를 했다고 단정짓기에는 억측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사드 배치로 인해 감정골이 깊었던 중국이 그나마 우리나라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는 점이다.
‘결과’는 사라지고 ‘과정’에만 집중한 야당은 ‘국격을 훼손한 실패 외교’라면서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도적으로 문 대통령을 깎아 내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홀대론을 꺼내든 언론들을 향해 ‘기레기’라면서 공격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