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양손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라는 떡을 쥐게 생겼다.
한국당이 당무감사를 통해 친박을 청산하면서 바른정당은 더 이상 한국당으로 복당하지 않을 명분이 없어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 대표로서는 양손에 떡을 쥔 형국이다. 한국당과 통합을 하거나 국민의당과 통합을 할 수 있는 길이 모두 열린 셈.
한국당이나 국민의당 모두 바른정당이 필요하다.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위상과 권위를 얻기 위해서 친박을 청산하는 대신 그만큼의 수혈이 필요하다. 결국 바른정당을 통합하는 길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당 안팎의 시각이다.
국민의당 역시 바른정당과의 중도보수통합이 절실하다. 특히 친안계 입장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바른정당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19일 대전에서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대전·충청 지역위원장 공동토론회’에서 “바른정당과 연대나 통합 노력을 하지 않으면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 의원 빼가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분들은 그대로 참고 견디면 우리에게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연대·통합 노력 없이 가만히 있으면 바른정당에서 이탈자가 나올 것이고, 한국당이 제1당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제3지대가 양쪽으로 쪼개져 인재영입도 잘 안 되는 답답한 상황”이라며 “제3지대가 하나로 뭉쳐야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바른정당과 통합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거꾸로 바른정당의 속내는 더욱 복잡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자강파가 있다. 또 국민의당과 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한국당과 통합을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처럼 3파전으로 나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안 대표의 구애에 대해 최근 유 대표가 약간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로선 유 대표 입장에서 굳이 속도전을 낼 이유가 없다. 애가 타는 세력은 한국당과 국민의당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구애를 들어보고 최종적으로 선택해도 늦지 않다. 다만 그 선택이 내년 지방선거 공천 전이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1월 안에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올해 안에 당 쇄신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또 안 대표가 오는 22일께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선언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확실하게 도장을 찍어서 바른정당과 통합을 마무리하겠다는 한국당과 국민의당의 속내가 들어있다는 분석이다.
유 대표로서는 이 두 세력 사이에서 선택만 하면 된다. 때문에 당분간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