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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진단] ‘기회 얻은’ 홍준표의 불안한 전략

2018. 02. 26 by 강현우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겸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 방남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난 25일 문재인 정부와의 체제전쟁을 선포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을 문재인 정부가 허용한 까닭이다.

한국당으로서는 김 부위원장의 방남이 참 반가운 상황이다. 특히 홍준표 대표에게는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그리고 대선 패배 후 보수의 궤멸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김 부위원장의 방남은 무너진 보수층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실천에 옮겼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이동 경로인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철야농성을 했다. 그리고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김 부위원장에 대해 ‘즉시 사살’, ‘살인마’ 등의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통일대교에서 드러누우면서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 일행이 통일대교 동쪽의 전진교로 우회해 남측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6시간 만에 농성을 중단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표는 “김영철이가 개구멍으로 들어온 것 같다”며 조롱했다.

이날 농성에는 홍 대표를 비롯해 90여명의 의원이 집결했고, 당원과 당직자 등까지 포함하면 수백 명 수준이었다. 통제선 밖에서 농성하던 사람들까지 합치면 약 3000여 명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 대표에게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는 홍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묻히게 됐다는 점에서다.

최근 중진 의원들은 계속해서 홍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초재선 의원들은 자신들의 지역구 공천관리위원장 교체를 놓고 홍 대표와 갈등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의 방남으로 이런 갈등은 모두 뒤로 한 채, 한마음이 되어 규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보수야당으로서 갈 길을 제대로 찾지 못했던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보 심판론도 띄우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때에도 당시 새누리당이 안보를 강조했지만 결국 역효과를 내면서 새누리당이 패배를 한 전력이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2월 임시국회 회기 중이다. 만약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 임시국회는 빈손국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자유한국당은 오히려 임시국회 발목을 잡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안보 심판론을 띄운다고 해서 등돌린 보수층이 과연 돌아오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보수층이 보수야당에게 등을 돌린 것은 ‘안보’의 문제가 아니라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보수야당들의 행태가 처참했기 때문이다.

보수층이 당당하게 “보수야당을 지지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목적이 아닌, 보수야당의 제대로 된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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