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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돋보기] 고개 든 ‘중국 혐오’에 너나 할 것 없이 우려
김수연 기자 (114@00news.co.kr)  2020. 02. 05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중국인에 대한 공포와 불쾌한 시선,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가 고개를 들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비하 발언은 물론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종교계과 정치권 등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퍼지고 있는 중국인 등 특정 집단을 향한 혐오 정서에 우려를 표했다.

<사진=뉴시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해 혐오가 아닌 인류애와 연대로 사회적 재난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안타깝게도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과 두려움이 확산하면서 SNS를 비롯한 온라인에 중국인 또는 중국동포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감염증의 발원지가 중국 우한이라는 이유로 중국의 식문화를 비난하고 정치 문화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며 질병의 온상이라고 손가락질하고 있다”며 “길을 가던 중국인에게 ‘돌아가라’고 소리치고 중국인의 식당 출입을 막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중국인들이 무료 치료를 받기 위해 대거 입국한다는 근거 없는 허위 정보도 떠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증에 대한 공포와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특정 집단의 책임으로 돌리는 혐오표현은 현 사태에 합리적 대처를 늦출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심화하고 대상 집단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증오를 선동하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위원장은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 학생의 수업 참석을 금지하고 아시아인을 모욕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니 우리 또한 다른 공간에서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혐오표현에 대한 자정과 발언 자제는 우리 사회가 침묵을 넘어 혐오 문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약자 보호와 인도적 지원에 나서는 성숙한 포용력을 보여주고 있는 국민 여러분께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우리 모두 안전하게 이 사태를 헤쳐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경영계도 세계 곳곳으로 번진 중국인혐오 현상을 언급하며 무분별한 혐오와 차별을 멈춰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신종 전염병이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이유로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행위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확진자의 무분별한 신상정보가 유포되고 가짜 뉴스는 불안을 조장하며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다.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우리가 이겨내야 하는 건 바이러스지 인류가 아니다. 현 상황은 인류애와 서로를 향한 격려로 극복해 내야 한다”며 “무분별한 혐오와 차별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짜뉴스 단속과 관련해 “정부는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와 관련된 정보를 더 투명하고 더 신속하게 공유하겠다”며 “현 상황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민관이 함께 총력을 다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중국인에 대한 기피와 비난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노포비아에 가까운 중국 기피나 거친 언어로 비난에 몰두하는 것은 그 상대가 중국이든 누구든 합당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이지 않을 때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옳은 대처 방법 아니겠느냐”며 “누구나 다 겪는 일이고 모두가 위험에 처해있을 때 힘을 합쳐 대비하기보다 비난에 몰두하면 결국 그것은 자신의 위험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또한 “가장 인접해 있고 가장 왕래가 많은 이웃국가로서 요즘 같은 상황에서 좋든 싫든, 혹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같이 위험에 처한 것은 현실”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인접한 공동체라는 생각을 갖고 대처해야 같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종교계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종교계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무분별한 중국 혐오가 커지자 종교계가 종교집회, 행사 등 개최 시 철저한 예방조치를 통해 정부 대응에 보조를 맞추고 국민 통합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뜻을 모았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4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소속 종교지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이번 사태가 조기 종식돼 우리나라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종교계에서도 많은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우리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감염증을 극복해야 하고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와 그 이웃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보이는 것이 우리 종교인들, 우리 국민들의 진정한 모습”이라며 “국민들이 자기 자리에서 정부를 믿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할 때 하루빨리 감염증을 극복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원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고통을 받고 계신 분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리며 속히 쾌차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대한민국 국민들과 우리 정부는 충분히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있으니 한마음으로 이겨내자”고 격려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관련 중국인 혹은 주변국에 대한 혐오로 비화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이 질병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했다.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은 “우리가 국가의 위기대응시스템을 믿고 적극적으로 동참하면 이 상황을 반드시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김영근 성균관장은 “작은 정성을 다해 협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이 난관을 지혜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송범두 천도교 교령은 “그 어느 때보다 사람을 존중하고 이웃을 배려해야 할 때”라면서 “우리 민족은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돼 어떠한 위기도 극복해낸 저력을 갖고 있으니 각자위심을 버리고 동귀일체하자”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선동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는 갈등만 조장할 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차별과 배제의 논리가 아닌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춰 대응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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