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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호기심’ 이어 신체비하 발언 논란까지..총선 앞두고 연일 구설수

[공공진단] 이리저리 치일 수밖에 없는 황교안의 발언

2020. 04. 03 by 강현우 기자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21대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연일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인 이른바 ‘n번방’ 사건을 두고 ‘호기심으로 n번방에 들어온 사람은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이번에는 ‘키 작은 사람은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말해 신체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것.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황 대표가 “적당히들 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인근에서 차량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 대표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사건건 꼬투리 잡아 환상의 허수아비 때리기에 혈안이다. 적당히들 하라”면서 “현실을 바라보자. 사람을 바라보자”고 적었다.

이는 최근 자신의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자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술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선거운동 하러 나가면) 모두가 저에게 말씀하신다. ‘정말 못살겠다’라고. 이게 현실”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도외시할 수밖에 없다. 해결 방법이 없고 너무나도 무능하기 때문이다. 무능은 술책만을 부른다”고 말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회원에 대한 신상공개 요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호기심 등에 의해 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보니 적절하지 않아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서는 (처벌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n번방에 대한 처벌 자체는 대표는 구속했지만 관련자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은 n번방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황 대표의 n번방 사건에 대한 몰지각한 ‘호기심’ 발언이 국민들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강 대변인은 “n번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암호화폐를 이용해 최대 200만원 가량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유료회원 모집을 위한 무료방도 초대를 받거나 접속링크를 받는 식으로 비밀스럽게 운영된다”며 “단순 호기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황 대표는 n번방 가입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치부하고 범죄 가해자에게 관용을 베풀고 싶은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심각한 성착취 범죄인 n번방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 꼬집었다.

이어 “‘통합당은 여성을 위한 안전 종합 대책을 마련했고 신종 여성범죄, 사이버 범죄에 맞서 촘촘한 안전망을 확충하겠다’는 황 대표의 말이 무색하다”며 “황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 자격을 갖추려면 n번방 사건을 비롯한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황 대표는 n번방 관련 발언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황급히 해명에 나섰다. 

황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n번방 사건 가해자 및 참여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이라며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부분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사진=뉴시스><br>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사진=뉴시스>

그러나 n번방 발언 논란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에는 키 작은 사람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이 일면서다.

황 대표는 2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유세에서 “비례투표 용지를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신체를 비하했다” “언행이 가볍다”는 비판이 나왔다. 

강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황 대표의 부적절한 언행이 점입가경이다. 공당의 대표라고 하기에는 언행이 깃털처럼 가볍다”며 “n번방 사건에 대해 ‘호기심에 들어간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발언이 국민적 지탄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신체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편협적인 사고마저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황 대표의 계속되는 부적절한 언행에 자당 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며 “국민 눈높이와 상식조차 부응하지 못하는 자는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 더 이상의 실수는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노골적으로 신체 비하를 내뱉는 제1야당 대표라니, 개탄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이는 정치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하면 안 되는 매우 질 나쁜 발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대변인은 “최근 황 대표의 설화가 잇따르고 있다. ‘교회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 ‘n번방에 호기심으로 들어간다’ 등 명백히 드러난 사실조차 외면하며 아예 세상과는 담을 쌓고 사는 게 아닌가 싶다”며 “황 대표와 같은 이가 제1야당의 대표이고 대선주자에 오르내린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이라고 개탄했다.

이연기 민생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황 대표의 ‘갑질 언어’가 반복되고 있다”며 “n번방 방문자들에 대한 경솔한 언급이나 키 작은 국민들에 대한 비하는 황 대표의 공감능력 결여, 타인에 대한 배려심 부족을 일관성 있게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이 대변인은 “번번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고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는데 그래서 더욱 심각하다. 말실수가 아니다”라며 “황 대표의 말은 그가 국민을 대변하는 공적 활동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이미 충분히 보여줬다”고 맹비난했다.

‘n번방 호기심’ 발언에 이어 ‘키 작은 사람’ 비하 논란까지 연이은 구설에 휘말린 황 대표.

4·15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각종 설화가 잇따르면서 불리한 소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불필요한 말 한마디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황 대표가 각종 잡음을 이겨내고 젊은층과 중도층 그리고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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