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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대책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파행..전국택배노조, 9일부터 무기한 파업 돌입

[공공돋보기] 또 멈춘 택배차..‘죽음의 행렬’ 끊어내기 안간힘

2021. 06. 09 by 김소영 기자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9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전날(8일) 택배 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최종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면서다. 

정부와 여당, 택배 노사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 8일 2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2차 합의안을 도출하기로 했지만, 택배 분류작업 문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국 파행됐다.

택배 분류작업은 그동안 택배 노동자 과로사의 주된 원인으로 꼽혀왔다. 

앞서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 1월 1차 합의 당시 택배기사 업무에서 분류작업을 제외하고 택배기사의 작업시간 제한, 심야배송 금지 등을 합의했다. 

이에 따라 대형 택배 3사는 분류 전담인력으로 6000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실제로 이 같은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택배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업무가 여전히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택배노조가 우체국을 제외한 택배 노동자 1186명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택배 노동자 84.7%는 여전히 분류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택배사가 분류작업을 맡아야 한다는 것에는 합의를 이뤘지만, 사측이 택배 분류작업을 맡게 될 시점을 두고 노사 의견이 엇갈린 것. 정부는 1년 안에 추가적인 분류인력을 충원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노사 양측이 모두 거부했다.  

택배노조는 “택배사들이 사회적 합의안 타결을 미루고 적용 시점을 1년 유예해달라고 한 것이 핵심적인 결렬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전국 택배기사가 5만5000여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쟁의권을 가진 택배노조 조합원은 210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미 택배노조는 7일부터 ‘9시 출근·11시 배송출발’이라는 단체행동을 벌이고 있다. 쟁의권이 없는 4500여명은 현재와 같이 오전 9시 출근과 11시 배송 시작을 이어가며 준법 투쟁에 참여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택배 대란’ 등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지만, 일단 대란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노조 가입률이 높은 일부 지역과 우체국 택배 등 참여 인원이 많은 업체에서는 배송 지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택배 대란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  

택배사들은 파업에 따른 영향을 주시하며 차질이 예상될 경우 직고용 회사 소속 택배기사 등을 현장에 배치하는 등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월15일 서울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는 현재진행형,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살고 싶다 사회적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br>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월15일 서울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는 현재진행형,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살고 싶다 사회적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편, 2차 사회적 합의 논의를 앞두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택배사들에 “택배요금 인상분을 택배 과로사 방지 대책에만 사용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최근 대형택배사들이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택배비를 연달아 올렸지만, 올린 택배비를 어떻게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에 쓸 것인지 아무런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다”며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와 상관없는 택배비 인상은 택배사의 배만 불리고 택배소비자의 부담을 가중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택배사는 사회적 합의를 이윤 추구의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사회적 합의기구에서는 택배산업 내 불공정거래 문제 개선방안, 택배노동자의 노동시간 단축 방안 등 제대로 된  과로사 방지책을 합의하고 약속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코로나19발(發) 택배업 활황은 택배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불러왔고, 지난해부터 올 들어 현재까지 21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숨졌다. 그러나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 택배 노사 간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태.

어떤 사안에 대해 양측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 갈등의 본질이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끊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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