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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대 고가 명품 가방 불량 속출..불매운동 목소리 ↑ 개인정보 유출·가격 갑질·성추행 논란 등 잇단 잡음 뭇매 기업 윤리 선택 아닌 ‘필수’..소비자 위한 체질개선 시급

[공공돋보기] 결코 샤넬스럽지 못한 샤넬

2021. 08. 19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세계 최대 명품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프랑스 브랜드 샤넬이 그러나 그 이름값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제품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브랜드가 입점한 백화점 앞은 ‘샤넬 오픈런(개점 전 대기)’ 군단 행렬이 끊이지 않는 등 국내 충성 고객층이 두터운 샤넬이지만, 품질 불량에 고객 개인정보 유출, 성추행 논란 등 온갖 잡음이 잇따르는 까닭.

품질과 고객 관리 등 곳곳에서 드러난 허점과 잦은 구설수로 ‘무늬만 명품’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샤넬. 특히 한국 소비자를 일명 ‘호갱(호구+고객)’ 취급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불매’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카페 및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샤넬 가방 불량 사례들. <사진=카페 및 블로그 캡쳐>
일부 카페 및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샤넬 가방 불량 사례들. <사진=유명 카페 및 블로그 캡쳐>

◆돈 있어도 못산다는 ‘코코핸들’, 새상품 로고 떨어져도 줄서서 환불

최근 포털사이트 유명 명품 카페와 개인 블로그 등에 샤넬 가방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제품 불량 관련 불만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오픈런으로 힘들게 구입한 가방이 매장 검수 당시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이후 로고가 떨어지는 불량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19일 소비자 A씨에 따르면, 며칠 전 청담 매장(청담 플래그쉽 스토어)에서 550만원 상당의 ‘샤넬 코코핸들(탑핸들 플랩백)’을 구입한 뒤 집에 돌아와 확인하자 매장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가방의 로고가 떨어졌다. 단지 포장만 오픈한 미사용 상품이었다.

단순변심이 아닌 불량 가방 A/S 및 불량 제품 환불을 받기 위해서도 구입할 때와 같이 몇시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샤넬의 시스템상 소비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이중 수고를 감수해야 했다.

A씨는 “덕분에 수리 맡길 때 한번, 찾을 때 한번, 그 청담 교통지옥을 오가게 됐다”며 “남자친구가 수리 맡기러 가는데 교통지옥 걸려서 왕복 3시간 반 운전했다며 불매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같은 불량 상황을 겪은 소비자 B씨도 “나사 모양 보니까 A/S 맡겨도 또 쉽게 빠질 수 있는 구조”라며 “샤넬 첫 구매인데 환멸나서 다시는 구입 안할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번 품질 불량 논란이 일고 있는 가방은 500만원 이상의 고가의 제품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량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

누리꾼들은 “이쯤되면 샤넬에서 리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만 그렇게 비싸게 받더니 품질은 불량이다. 1~2만원짜리 가방도 저렇게는 안 만들겠다”, “이게 벌써 몇 번 째인지..솔직히 개가 웃을 일 아닌가” 등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샤넬 측은  “가방 제작에 있어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불량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불량 여부는 구매한 매장에서 판단을 해줄 것”이라는 당당한 해명을 늘어놨다.

특히 단순변심이 아닌 불량으로 인한 교환 및 환불임에도 몇시간 줄을 서서 해결을 봐야하는 시스템을 지적하자 “이 부분도 어쩔 수 없다. 회사(샤넬)의 방침이다”고 일축했다.

다만 불량이 명백할 경우, 환불 절차에 있어 이는 판매한 매장별로 상이할 수 있다는 부연이다.

샤넬은 에르메스, 루이비통과 함께 3대 명품 브랜드다. 이들 ‘명품 3대장’의 한국법인이 지난해 한국에서 올린 매출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황으로 소비가 침체됐지만, 명품 시장에서는 ‘남의 일’이나 다름없었던 셈.

이 가운데 샤넬코리아의 지난해 일반 매장 매출은 이 같은 국내 충성 고객들의 명품 사랑에 힘입어 전년 대비 26% 증가한 929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 시점인 지난해 1월부터 연이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결과다. 

특히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비싸다는 평가가 나옴에도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가격 갑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비싼 가격 대비 품질과 서비스는 명품 브랜드의 이름값에 한참 모자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샤넬 가방 불량 관련 비판글 일부. <사진=개인 블로그 캡쳐> 
샤넬 가방 불량 관련 비판글 일부. <사진=개인 블로그 캡쳐> 

◆한국 돈벌이 급급 소비자 보호 뒷전?..기업 윤리 선택 아닌 ‘필수’
 
게다가 샤넬이 한국에서 돈벌이에만 급급해 소비자 보호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지는 실정. 

코로나19 대유행과 집단감염 상황에서도 오픈런을 방치해 방역 책임 논란이 불거졌고,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까지 발생한 것. 

이달 초 오픈런이 반복된 부산 해운대 신세계백화점 내 샤넬 매장에서 직원과 지인 등 12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또한 지난 5일에는 샤넬 한국법인인 샤넬코리아 화장품 멤버십 고객 정보가 보관돼 있던 일부 데이터베이스에 외부 해킹 공격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이름, 전화번호, 생일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음은 물론, 회원가입 당시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고객들은 주소와 이메일까지 모두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샤넬코리아의 늑장 대응이다. 샤넬 측은 피해 다음날인 6일 이를 확인하고 하루가 더 지난 7일에서야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지했다. 

그러나 홈페이지 내 ‘팝업’ 형태의 공지글이 아닌 고객이 직접 찾아서 클릭해야만 볼 수 있고, 이마저도 PC가 아닌 모바일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워 공분을 샀다. 

구체적인 피해 보상 방안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앞서 6월에는 샤넬코리아 본사 관리자인 40대 남성이 수년간 판매직 여직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눈총을 산 바 있다. 

기업 윤리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가운데 ‘한국 소비자=호갱’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한 샤넬의 ‘배짱 영업’ 행태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이름값에 먹칠을 하고 있는 형국.

“샤넬이 샤넬스럽다”라는 말을 듣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금 당장의 체질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글로벌 명품 불패신화 평가가 부끄럽지 않게 소비자를 향해 눈을 뜨고 귀를 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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