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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첫 감염 부부 신상 털기 논란, 누리꾼 ‘갑론을박’ 명백한 불법 행위..인터넷 윤리 교육, 인식제고 목소리 ↑

[공공돋보기] 정의감에 도취된 마녀사냥

2021. 12. 07 by 김소영 기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세계 최고 IT강국으로 꼽히는 대한민국이 ‘신상 털기 왕국’이라는 불편한 오명을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수도권을 비롯해 비수도권에서도 발생해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첫 감염자인 40대 목사 부부의 신상이 온라인상에 유출돼 급속도로 퍼지면서 사이버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

무분별한 특정인 신상 털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으며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오래. 그러나 인터넷 윤리 교육과 인식제고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한 교회에 지난 6일 전면 폐쇄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한 교회에 지난 6일 전면 폐쇄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중심으로 오미크론 첫 감염자인 40대 목사 부부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정보가 공유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이들 부부가 다닌 인천 모 교회의 담임목사의 신상은 물론, 부부의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로 추정되는 학교 이름과 위치 등도 거론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상황.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비난과 옹호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특히 목사 부부의 ‘거짓말’이 화를 키운 모습이다.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목사 부부는 전날(24일) 나이지리아에서 귀국해 집으로 이동하며 방역 택시를 탔다고 진술했지만, 실제로는 우즈베키스탄 국적 30대 남성 A씨가 운전한 차를 탄 것으로 확인됐다. 

목사 부부 지인인 30대 남성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으면서 며칠 동안 지역사회를 활보했으며, 이후 지난달 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접촉한 사람은 80여명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A씨는 확진 전날인 지난달 28일 인천의 한 대형 교회에 다녀간 사실도 확인됐다. 

목사 부부는 “방역택시를 타야 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고, 부부가 다닌 교회의 담임목사도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교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 코로나가 확산하지 않도록 방역당국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인천지역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 감염자가 방역당국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하면서 오미크론 집단 감염이 시작됐다는 책임론이 일고 있는 상황. 정부의 조사를 방해하고 전 국민을 감염병의 위험에 빠뜨렸다는 주장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 다수 누리꾼들은 “거짓말 때문에 방역이 무너졌다” “공개 사죄를 해도 시원찮다” “구성권 청구해야 한다” 등 목사 부부의 거짓말을 비판하며 신상공개가 당연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태. 

반면, 일부 누리꾼들을 중심으로는 과도한 마녀사냥을 우려하기도 했다. 특히 부부의 아이의 신상까지 언급되자 “어른 잘못 때문에 아이가 무슨 죄냐. 아이는 잘못이 없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개인의 신상이 밝혀지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사회적 이슈 혹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사고의 관련자, 분노를 자아내는 흉악범죄 등을 저지른 범죄자 등의 신상을 ‘정의감’을 앞세워 파헤친다.

하지만 과도한 마녀사냥식 신상 털기에 오히려 2·3차 피해가 속출하기도 한다. 왜곡된 사실과 유언비어 등이 확산될 가능성도 높지만, 일부의 ‘아니면 말고’식 행태는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실. 

어떤 일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 그에 따른 합당한 처벌은 관련 당국이 할 일이다.

신상 털기는 명백한 불법 행위. 비도덕적 행위를 한 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유출해 비난하며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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