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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망자 급증→늘어난 화장 수요..5일·6일장 속출 정부, 60개 공설 화장시설 ‘집중운영기간’ 실시 대책 마련 ‘선 화장 후 장례 원칙’ 변경 등 코로나 시국 장례 불편 반복

[공공돋보기] 화장(火葬) 대란에 두 번 우는 유족

2022. 03. 18 by 김소영 기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화장장 예약난이 심화되고 있다. 동절기 사망자가 늘어난 가운데 코로나19 사망자까지 더해지며 화장 수요가 늘어난 까닭이다.

그러자 화장장을 찾지 못해 5일장, 6일장을 치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화장 시설 가동 횟수를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화장 대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코로나 시국 장례 풍속도가 펼쳐지는 가운데 망자의 마지막 순간을 배웅하는 유가족의 피로도는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 한 화장장에서 방역 관계자와 유족이 코로나19로 숨진 고인의 관을 화장터로 이송하고 있는 모습.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수도권의 화장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도 한 화장장에서 방역 관계자와 유족이 코로나19로 숨진 고인의 관을 화장터로 이송하고 있는 모습.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수도권의 화장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 사망자 연일 증가세, 화장장 예약난 심화

18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 사이 하루 평균 전국 화장 건수는 1110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8부터 2021년까지 최근 3년 동안 3월 하루 평균인 719건에 비해 54%가량 증가한 수치다. 

일평균 화장 횟수인 1110건 중 코로나19 사망으로 인한 화장은 194.1건이다. 하루 화장량의 17.5%가 코로나19 사망자인 것.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같은 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은 40만7017명이다. 코로나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수 역시 연일 증가세를 기록하며 위중증 환자는 1049명, 사망자는 301명을 기록했다.

이날 기준으로 위중증 환자는 11일 연속 1000명 이상 발생했으며, 특히 사망자 수는 1주일 간 269명→251명→200명→293명→164명→429명→301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하루 평균 270여명 이상이 코로나로 사망하는 추세에  화장장 예약난이 심화되자 정부는 긴급 대책을 내놨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보건복지부와 17개 시도는 4월 중순까지 전국 60개 공설 화장시설을 대상으로 ‘집중운영기간’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집중운영기간 동안 공설 화장시설의 화장로 1기당 하루 가동 횟수를 늘려 하루 1044명 수준인 화장 가능 인원을 1580명까지 늘린 것.

1기당 평균 3.3회 가동하던 화장로를 최소 5회 이상 가동하고, 수도권과 대도시는 최대 7회까지 늘렸다. 또한 이 기간에는 화장시설별 운영시간을 2~6시간 추가로 연장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동절기에 사망자가 늘어난 가운데 고령화로 인한 사망자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더해지면서 화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메인 화면 갈무리> 
<사진=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메인 화면 갈무리> 

◆수도권 화장장 예약 불가능..원정 화장·6일장까지

이날 오전 기준, 전국 화장장 예약 홈페이지인 보건복지부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 접속하면 화장 시설 이용이 어렵다는 안내문이 뜨는 상황이다.  

안내문은 “최근 환절기 사망자와 코로나19 사망자 증가로 인해 화장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전국 화장시설의 운영시간을 늘리고 화장로를 최대한 가동하고 있음에도 당분간은 화장시설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 사망자 화장이 가능한 서울의 서초구의 ‘서울추모공원’ 화장장은 오는 22일까지 모든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23일 화장 예약을 위해서는 자정까지 기다려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한다. 

하지만 자정이 되자마자 순식간에 예약이 마감되고, 특히나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화장장 예약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다.

이처럼 화장장 부족 현상이 수도권에서 두드러지자 지방으로 ‘원정 화장’에 나서는 유족까지 생겨나는 상황. 

그러자 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한 목련공원 화장장은 장사 수요 폭증에 따른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외지인의 화장장 이용을 제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화장장을 찾지 못해 3일장을 넘어서 5일장, 6일장을 치르는 사례도 속출하는 실정.

이에 정부가 공설 화장시설 대상 집중운영기간을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달 확진자 수 급증이 예상됨에 따라 ‘화장 대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만 해도 하루 수십 명 남짓이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301명으로 폭증했다. 정부의 지속적인 거리두기 지침 완화로 인해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함백산 추모공원 화장장에 화장시간 안내문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함백산 추모공원 화장장에 화장시간 안내문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다시 반복되는 코로나 시국 유족 상처

‘화장 대란’이 심화되며 장례를 정상적으로 치르기 어려운 사태가 반복되는 가운데 망자의 마지막 순간을 배웅하는 유가족의 피로도는 점차 커지고 있다.

앞서 우리 사회는 코로나 사망자의 ‘선(先)화장 후(後)장례 원칙’을 둘러싼 논쟁으로 인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선 화장 후 장례 원칙’을 강제했다. 사망자의 시신에서 전파되는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화장이 필요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시신으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전파된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는 뒤늦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선 화장 후 장례 지침을 변경했다.

이처럼 올해 1월 말 정부가 코로나 사망자에 대해 ‘장례 후 화장’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선(先) 장례를 시행한 사망자는 총 995명. 이 과정에서 감염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자 정부의 행정편의적 방역 지침으로 인해 임종을 지키지 못한 유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고인에 대한 충분한 애도와 예를 다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역지침을 따르기 위해 눈물을 삼킨 이들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이처럼 코로나 시국 사망자의 장례를 둘러싼 안타까운 사태, 유가족이 겪어야 하는 불편이 이번 화장장 부족 사태에서도 또 다시 반복되고 있다.

현재 코로나 확산세가 방역 당국의 예상보다 높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코로나 사망자 역시 증가해 ‘화장 대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자의 존엄과 유족의 애도가 보장되는 이별,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위해 곳곳에서는 정부를 향해 보다 확실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언젠가 종식되겠지만, 망자의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받아야 하는 유족의 아픈 기억은 평생 치유되기 힘든 까닭. 고인의 마지막 길을 편히 보내드리지 못했다는 사실은 자책감이라는 비수가 돼 꽂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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