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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 확산→도박 노출 청소년↑ 도박 중독 치료 받은 청소년 수 5년 사이 3배가량 증가 절도·사기·폭력 등 2차범죄로 이어져 사회문제 초래도

[공공돋보기] 학교폭력 도화선 ‘청소년 도박 중독’

2022. 06. 23 by 김소영 기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청소년 도박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했다.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청소년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통해 도박 사이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고, 사행성 게임이 이들에게 일종의 또래문화로 인식되면서 심각한 도박 중독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

또한 증가하는 청소년 도박 문제는 단순히 도박 문제로만 국한해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학교폭력 등 2차 범죄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청소년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곳곳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국 도박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비대면 문화 확산에 청소년 도박 중독 진료 수 ‘급부상’

도박 중독으로 치료를 받는 청소년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상생활 속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인터넷·스마트폰 등을 통해 도박에 노출되는 청소년이 증가한 까닭이다. 

23일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청소년 도박 중독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박 중독으로 치료 받은 청소년은 7063명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도박 중독 치료를 받은 청소년은 ▲2017년 837건 ▲2018년 1032건 ▲2019년 1328건 ▲2020년 1597건 ▲2021년 2269건으로 집계됐다. 도박 중독으로 인해 진료받은 청소년의 수가 5년 사이 약 3배 가량 증가한 것.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조치가 본격화된 2021년에 진료받은 청소년의 수가 급증했다. 전년 대비 청소년 도박 중독 진료 증가율은 2018년 23.29%에서 2021년 42%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성이 강한 청소년들이 도박을 게임으로 착각해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박 중독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2차 범죄인 절도·사기·폭력으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하기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청소년 도박 중독 진료 증가와는 반대로 도박 중독 상담은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김 의원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박 중독 관련 상담을 받은 청소년의 수는 ▲2017년 503명 ▲2018년 1027명 ▲2019년 1459명 ▲2020년 1286명 ▲2021년 1242명으로 나타났다. 2019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본격화된 2020년부터 감소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청소년 도박 상담은 자발적 상담보다 대부분 가정·학교 등에서 문제가 발견돼 상담이 이뤄진다”며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를 하지 않자 청소년 도박 문제가 잘 발견되지 않아 상담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학교 폭력 등 2차 범죄로 번져 더 위험한 청소년 도박 중독

많은 전문가들은 청소년 도박 중독이 향후 또 다른 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독 증세를 보이는 청소년이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범죄의 가해자가 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소년 도박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커지자 경찰과 정부기관이 예방을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서울경찰청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지난 4월 청소년 도박 범죄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최근 증가하는 청소년 도박 문제를 예방하고 도박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의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서울경찰청은 최근 청소년 사이에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품을 갈취하거나 사이버 도박사이트 계정을 판매하는 등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력서클에 몸 담았던 고등학생 A군(17)이 사이버 도박의 한 종류인 ‘온라인 거북이 게임’의 비용 마련을 위해 후배들로부터 수회에 걸쳐 1000만원 상당을 편취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A군은 지난해 사기죄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됐다.

SPO(학교전담경찰관)가 이와 같이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을 발견할 경우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전문상담·중독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협약의 골자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SPO 등을 대상으로 도박문제 전문성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강의도 실시한다.  

이날 업무 협약에 참석한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증가하는 청소년 도박 문제는 단순히 도박의 문제로만 국한해 바라볼 것이 아니다”라며 “학교폭력 등 2차 범죄의 주요 원인, 성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교육 당국 등 유관기관 간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입체적·종합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사무국은 “최근 청소년 도박행위가 학생들 사이의 또래문화로 둔갑하며 학생들이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경찰청과 함께 청소년들이 도박 문제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온라인서 넘치는 도박 광고..어른들이 환경 개선해야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사후 조치뿐 아니라 청소년들이 도박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청소년들이 우연한 기회로 도박을 경험해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스마트폰 메시지·SNS·온라인 상에 넘쳐나는 불법 도박 광고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수적이란 것.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청소년 온라인 도박문제 개입을 위한 매뉴얼 개발’ 연구보고서는 언제 어디서나 도박을 할 수 있게 된 환경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청소년이 즐겨보는 SNS 혹은 게임,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등에 온라인 도박 광고가 넘쳐나는 까닭에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설명이다.

특히 온라인 도박의 경우 사이트 가입이 쉽고 소액베팅이 가능한만큼 오락실에서 게임하듯 시작하게 되기 때문에 청소년 도박 중독의 관문이 될 수 있다. 24시간 이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도박 선택이 가능하고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특징 또한 온라인 도박에 청소년이 쉽게 빠지는 원인이다.

따라서 불법 온라인 도박 광고에 대한 규제를 확대함과 동시에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박 중독으로 인해 진료를 받는 청소년의 수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가운데 도박 중독이 학교폭력 등 2차 범죄의 도화선이 되고 있는 상황.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선 어른들이 솔선해 도박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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