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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 숨진 남성 차에서 마약류 추정물질 2천명분 발견 경남 창원 노래방서 마약 거래·투약 베트남인 33명 검거 2021년 검찰 국내 압수한 마약량 1295.7㎏ 역대 최대치 높아진 사회 경각심에도 국가차원 재활치료 인프라 미흡

[공공돋보기] 더이상 ‘마약청정국’ 아닌 한국

2022. 07. 08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최근 우리 주변에서 마약 관련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며 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재력가 또는 유명 연예인이 주로 연루됐던 마약 범죄가 일상으로 침투하고 있는 것. 

지난해 검찰이 국내에서 압수한 마약량은 1295.7㎏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필로폰, 코카인, 대마초 등 주요 마약류 압수량은 전년 대비 6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한국이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란 이야기가 들려오는 가운데 국가 차원의 마약사범 재활치료 인프라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더 이상 마약 범죄 예방과 치료 인프라 등의 대책 마련을 좌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가 지난해 3월8일 전북 전주시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태국인 마약 밀수 관련 설명회를 열고 증거품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가 지난해 3월8일 전북 전주시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태국인 마약 밀수 관련 설명회를 열고 증거품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이은 마약 범죄에 우려 확산..더이상 ‘마약 청정국’ 아닌 韓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유흥주점에서 여성 종업원과 남성 손님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지난 5일 발생했다.

사망한 여성 종업원은 남성 손님이 건넨 술을 마셨으며 경찰은 이 술잔에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남성 손님의 차에서 2000명분의 마약류 추정물질이 발견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망한 손님의 차량 내에는 마약류 추정물질인 흰색 가루 64g이 발견됐다. 이 물질이 필로폰으로 판명될 경우 약 2000여명이 투약 가능한 양이다. 

경찰은 해당 가루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성분 감정을 의뢰했으며 남성이 어떤 경로를 통해 해당 물질을 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또한 이달 초 부산 경남 일대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환각 파티를 벌인 외국인 불법체류자가 무더기로 검거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경남 창원시의 한 베트남인 전용 노래방에서 마약을 거래하고 상습 투약한 불법체류 베트남인 33명을 검거했다고 이달 3일 밝혔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부산 경남 지역의 베트남인 전용 노래방·클럽에서 젊은 베트남인들이 상습적으로 마약류인 엑스터시·케터민 등을 복용한다는 제보를 입수해 부산경찰청과 합동으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날 검거된 이들 중 A씨는 2018년 유학생 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한 뒤 불법 체류하다 같은 국적의 유학생에게 마약을 판매하고 자신도 상습 투약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체류 중인 외국인의 마약 범죄가 추가로 있을 것이라 판단해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련의 사건 이후 일각에서는 마약 관련 범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 한국이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란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021년 검찰의 국내 압수 마약량 1295.7㎏ ‘역대 최대치’

대검찰청의 통계는 이러한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압수된 마약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의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이 국내에서 압수한 마약량은 1295.7㎏이다. 

이는 전년도에 압수한 320.9㎏에 비해 4배 가량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최대치이기도 하다. 

이 중 필로폰, 코카인, 대마초 등 주요 마약류의 압수량은 1179㎏으로 전년(190㎏)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검거된 외국인 마약사범은 역대 최다인 2339명이었다. 전년도(1958명)보다 19.5% 증가한 수치다. 

검찰은 외국인 마약류사범을 범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본국에서 마약류를 밀수해 동료나 지인 등에게 판매하거나 함께 투약함에 따라 밀수·투약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어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류 거래가 용이하고, 우리나라 마약류의 암거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 등으로 외국인 마약류사범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19세 이하 미성년 마약사범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적발된 19세 이하 사범은 450명으로 전년(313명) 대비 43.8% 증가했으며, 2017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되자 청소년이 소셜미디어나 포털 검색 등을 통해 마약 판매 광고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은 까닭이다.

해당 년도에는 멕시코에서 1조3000억원 상당의 필로폰 404.23kg이 밀반입된 사건도 일어났다. 이는 국내 밀반입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의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 중 마약류 월별 단속 현황. <자료제공=대검찰청>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의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 중 마약류 월별 단속 현황. <자료제공=대검찰청>

◆전국 마약중독 병원 中 2곳만 정상 진료..재발방지 인프라 ‘부실’

이처럼 심심찮게 들려오는 마약 관련 사건에 이어 국내에서 압수된 마약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마약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

하지만 국가 차원의 마약사범 재활치료 인프라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이달 6일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정부 지정 마약류 중독자 전문치료 의료기관 운영 실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1곳의 마약중독 전문치료 병원 가운데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병원은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21곳의 중독자 치료 전문병원 운영실태를 살펴볼 경우 치료보호 건수는 2017년 330건에서 2021년 280건으로 감소했다. 지정병상 수 역시 2017년 330개에서 2021년 292개로 줄었다.  

치료 실적은 물론 재발방지 인프라 측면에서도 부실 운영되고 있었음이 드러난 것. 

특히 전국 중독환자 치료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던 강남을지병원은 마약중독 치료보호 지정병원으로 운영돼 오다가 정부로부터 지원 치료비를 받지 못해 재정난으로 2018년 지정 해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실태에 대해 태 의원은 “최근 5년간 마약사범 재범율은 25%로, 검거보다 재발 방지가 더 중요함에도 국가 차원의 재활치료 인프라는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식약처 산하 민간단체가 수행 중인 마약퇴치 업무를 공공의 영역으로 이전해 국가차원에서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함으로써 재발방지가 평생에 걸쳐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약의 높은 중독성과 재범율을 감안해 예방 및 재발방지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 

더 나아가 태 의원은 마약 범죄 예방·수사·검거·치료·재활·교육 업무가 원스톱으로 기능할 수 있는 ‘한국판 마약청’ 수립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동안 재력가 또는 유명 연예인에게만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됐던 마약 범죄가 우리의 일상으로 침투하고 있다. 

몸과 정신에 대한 악영향을 넘어 중독자의 삶 자체를 파괴하는 마약은 우리 사회에서 절대 허용돼선 안될 물질이다. 

밀반입 증가로 인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마약의 양이 급증하는 만큼 이에 대한 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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