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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전략 이준석 기자회견 예고..파국과 타협의 기로 미국·중국, 선택 강요..가치동맹 vs 경제실리 사이에서

[장원윤의 공공진단] 한결 편해진 윤 대통령 그러나 결단의 시간

2022. 08. 08 by 장원윤 기자

[공공뉴스=장원윤 기자]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대통령, 8일 용산 청사로 출근하며 “저도 1년여 전에 정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인수위, 취임 이후 과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역시 사람은 쉬어야 하는 것일까?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때마다 조금은 짜증 섞인 표정과 말투였던 예전과 다르게 한결 편안하고 밝아진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집무실 책상에 앉는 순간부터 심상찮은 현안들과 씨름해야하기 때문이다.

휴가 복귀 첫날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뉴시스>
휴가 복귀 첫날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뉴시스>

◆13일 기자회견 예고한 이준석..벼랑끝에서 던진 최후통첩

일단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할 여당부터 매우 소란하다. 국민의힘은 내일(9일) 비대위 구성과 조기 전당대회를 의결하는 전국위원회를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는 법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예고했는데, 아마도 자신의 해임과 비대위 출범의 절차적 부당성을 비판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편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준석·오세훈·유승민 등이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공교롭게도 전당대회 이후 야당 분열을 점치는 관측도 제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예 무시할 수는 없는 예측이다.

물론 반전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 잘못된 처분이지만 당을 위해 인내하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수도 있는데, 보통 이런 장면은 아무 조건 없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보면 13일이란 날짜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보낸 협상시한, 벼랑 끝 전략이며 최후통첩이다. 파국의 치킨게임일 것인가? 마지막 타협일 것인가? 윤 대통령이 내려할 첫 번째 결단이다.

이번 나토정상회의는 예년과 다르게 중·러에대 아·태 지역 국가와 나토 국가 간 연합전선 강화를 위해 한국, 호주, 뉴질랜드, 미국 정상이 초대된 가운데 개최됐다.<사진=뉴시스, 대통령실 제공>
이번 나토정상회의는 예년과 다르게 중·러에대 아·태 지역 국가와 나토 국가 간 연합전선 강화를 위해 한국, 호주, 뉴질랜드, 미국 정상이 초대된 가운데 개최됐다.<사진=뉴시스, 대통령실 제공>

◆미국의 비공식적 공식 입장.. 모욕받았다, 이제는 선택하라

집안이 불편하면 집 밖이라도 편해야 한다. 그러나 더 큰 일이 목전에 닥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미 정부의 대외적 메시지를 송출하는 라디오 방송이다. 

지난 6일 이 방송의 한 대담 프로그램에서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이 이번에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윤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미국을 모욕한 것”이며 중국에게 “한국이 공동의 가치를 수호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세계에 보냈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동의한다. 모욕적이었다. 중국을 달래려는 시도였다 해도 소용없을 것”이며 “아무리 균형을 잡으려고 해도 한국은 결국 미국의 곁에 서게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원하는 만큼 한국이 이것을 분명히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의 성격을 고려하면 두 사람의 발언은 미 정부의 공식입장을 비공식적으로 대변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점을 감안해도 두 전직 외교 관료의 단어 선택은 평상시와 다르게 무척이나 단호했고 비외교적이었다. 

대선 당시부터 윤 대통령은 시종일관 친미색채를 보여 왔다. 미중 간에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국 중심의 국제적 가치동맹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그런데 낸시 펠로시 방한을 전후로 갑자기 그토록 비판했던 전임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으로 회귀하는 듯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대내외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칩4 동맹 참여 여부와 무관치 않다.

한국의 칩4 동맹 참여에 대해 중국은 아주 명확히 “한국 반도체 수출량의 60%가 중국”이라며 경제 보복을 시사했다. 만약 이런 일이 현실화된다면 윤 대통령의 20%대 지지율을 더욱 하락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칩4 동맹 참여에 대해 윤 대통령은 임기 초반의 기세와 다르게 명시적 입장 표명을 회피하고 있다. 휴가 복귀 첫 날 도어스테핑에서도 칩4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익을 잘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했다. 그러나 미국은 8월 말까지 명시적 입장표명해주길 원한다는 것이 외교가 소식통의 말이다. 예비회의 참여는 “미국이 원하는 만큼”의 반응이 아닌 것이다.

8일 윤석열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8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결단..윤 대통령 자각해야

지금 윤 대통령의 상황은 삼각관계에서 어느 한 편을 선택해야 하는 연인의 처지 같다. 고민인 것은 집안 어른들이 편을 갈라 서로 다른 쪽 파트너를 선택하라는 것. 

이런 처지와 무관하게 이미 최후통첩은 와 있다. ‘선택하라’,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무엇을 선택해도 리스크는 있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것이 바로 대통령이 내려야 할 두 번째 결단이다.

그러고 보면 초등학교 5세 입학연령 하향, 박순애 교육부총리를 비롯한 대통령실과 내각 인적쇄신 등은 그리 어렵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윤 대통령, 그는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인가. 그런데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이 자각해야 할 것은 이 모든 것이 바로 그가 결단하고 책임져야 하는 문제라는 점이다. 

대통령이란 직책이 여타의 공무원들과 다른 것은 대신 결단하고 대신 책임져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영광의 대가다. 대가 없는 영광을 누리려 하는 자는 더 큰 대가를 치루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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