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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꽃축제:희망 메시지 뒤 비양심 눈살→시민의식 높여 아쉬운 2% 없앤다

[공공story] 환상과 환장 사이

2022. 10. 09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불꽃쇼를 가까이서 보니 정말 화려하고 웅장했어요. 서울불꽃축제를 멀리서 본 경험은 있지만 올해는 운 좋게 관람 티켓을 얻어서 가족과 함께 불꽃이 터지는 멋진 광경을 바로 앞에서 즐길 수 있었죠. 딸도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감탄사를 연발했어요. 가족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고 힐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그런데 쓰레기 처리 등에서는 조금 아쉽기도 했어요. 관람 티켓이 없는 사람들은 한강공원 곳곳에 돗자리를 깔고 텐트를 치고 불꽃축제를 관람했는데, 음식물이나 음료수 캔, 병 등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그냥 귀가한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서울 시민들만 즐기는 축제도 아니고, 외국인들도 많은데 한편으로는 창피하기도 했죠. 그래도 매년 반복되는 서울의 대표적인 축제인데 비양심적인 행동들은 자제하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는 축제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남·41·서울 동작구) 

지난 8일 ‘서울세계불꽃축제 2022’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개최됐다. <사진=공공뉴스DB>

3년 만에 서울 여의도 밤하늘을 화려한 불꽃들이 수놓으면서 대장관을 이뤘다. ‘다시 희망을 건다(We Hope Again)’라는 주제로 지난 8일 진행된 ‘서울세계불꽃축제 2022’는 코로나19라는 긴 어둠의 터널에 갇혀있는 사람들의 지친 일상을 위로하고 다시금 꿈과 희망의 불꽃을 쏘아올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오랜만에 개최된 이날 행사를 더 가까이서 즐기기 위해 한강공원 등 축제 현장 인근에는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불꽃축제의 낭만을 만끽했고, 여의도 일대는 탄성과 환희로 가득찼다. 

그러나 일부 비양심적인 시민들 때문에 축제는 ‘환상’과 ‘환장’을 오갔다. 매년 지적됐던 관람객들이 쓰레기 투기 문제, 축제 구경을 위해 여의도 인근 도로변을 불법으로 점거한 차량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해 축제의 취지는 무색해졌다.

# 3년 만에 가을 밤하늘 수놓은 ‘희망의 불꽃’

서울세계불꽃축제는 매회 100만명의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가을 축제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We Hope Again’으로 한국, 일본, 이탈리아 3개국이 참여해 10만 발의 불꽃을 발사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3년 만에 개최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화약 제조업에서 출발한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2000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9일 주최 측인 한화에 따르면, 전날(8일) 축제가 개최된 여의도 행사장과 그 인근에는 불꽃쇼를 즐기기 위해 전국에서 105만명 정도의 관람객이 몰렸다. 

지난달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상황과 오랜만에 열리는 행사에 국민들의 기대감은 커졌고, 코로나19 사태 이전 마지막으로 열린 2019년(100만명)보다 많은 이들이 축제 현장을 찾아 형형색색 불꽃의 향연을 관람하며 추억을 쌓았다.

서울세계불꽃축제의 첫 포문은 오후 7시20분 일본팀(Tamaya Kitahara Fireworks)이 열었다. 일본팀은 ‘희망으로 가득한 하늘(A Sky Full of Hope)’이라는 작품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의 극복, 희망으로 가득한 세상을 표현했다.

이어 이탈리아팀(Parente Fireworks Group)이 ‘신세계(A New World)’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강렬한 음악과 어우러진 대규모 불꽃 연출이 특징인 이탈리아팀은 다시 맞이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와 지구를 위한 찬가로 관람객에게 감동을 전했다.  

한국팀의 불꽃쇼는 8시부터 30분간 진행됐다. 한국팀인 한화 측은 3년 만에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관람객들에게 더 깊은 감동과 더 오랜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 지난 축제보다 더 많은 화약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팀은 ‘We Hope Again–별 헤는 밤’을 테마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가 담긴 불꽃쇼를 선보이며 서울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번 불꽃축제를 관람한 한 서울 시민은 “직접 불꽃축제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는 아들과 함께 축제를 즐겼는데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감동 파괴하는 무질서..화려함 뒤 부끄러운 민낯

그러나 감동적인 축제 현장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황들도 펼쳐졌다. 관람객이 떠난 자리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들은 불편함을 안겼고, 흥겨운 축제 분위기도 망쳐버린 것.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관람객이 집중됐던 여의도·이촌 한강공원에서의 쓰레기 수거량은 50톤으로 집계됐다. 2019년 행사 당시인 45톤과 비교하면 11%가량 증가한 규모다.

1시간10분 동안 진행된 축제를 조금 더 가까이 선명하게 보기 위한 시민들로 오전부터 한강공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불꽃쇼가 가장 잘 보이는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 시민들의 돗자리와 텐트로 잔디밭은 발디딜 틈이 없었을 정도. 

시민들은 오후 7시20분부터 시작되는 행사를 기다리는 동안 허기를 채우기 위해 집에서 챙겨온 음식을 먹거나 배달음식 등을 시켜먹으며 자리를 지켰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신이 관람한 자리에서 발생된 쓰레기를 쓰레기봉투 등에 담아 직접 치우는 모습을 보였다. 옆자리의 쓰레기까지 치워주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문제는 일부 양심없는 시민들이 뒷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 다른 많은 사람들이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했다는 점이다. 

남은 음식물과 돗자리를 그대로 놓고 몸만 빠져나가거나, 각종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린 채 자리를 뜬 이들 때문에 자원봉사자와 미화원 등 2000여명은 밤새 쓰레기 수거 작업을 펼쳐야 했다. 

한화 임직원 및 자원봉사자 2000여명은 축제 종료 후 자정까지 여의도 공원 인근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했다. 영등포구, 한강사업본부 미화원들도 시민들이 무분별하게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들로 인해 늦은 시간까지 현장 정리를 해야했다. 

뿐만 아니라 불꽃을 보기 위해 도로 한복판에 불법으로 주·정차한 차량들도 골칫거리로 부상한 상황.

경찰이 행사장 인근 도로변을 불법으로 점거한 차량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시사했음에도, 이날 무단으로 차를 세워 교통 정체를 일으켜 불편을 준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또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자신의 한강뷰 아파트를 불꽃축제 행사 진행 시간동안 70~100만원을 받고 대여하겠다는 글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또 추첨을 통해 초대권으로 배부된 관람 티켓을 팔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티켓 가격은 장당 3만원부터 20만원까지 제시됐다.  

축제 현장 인근의 일부 음식점들은 평소보다 높은 가격에 음식을 팔기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린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2’ 관람을 마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린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2’ 관람을 마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2%의 아쉬움..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채운다

말 그대로 ‘난장판’이 아닐 수 없다. 화려함의 이면에 가려진 부끄러운 민낯은 참혹한 수준.

물론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이들도 많지만, 불편한 뒤끝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상황이다.

한 시민은 “불꽃축제가 오랜만에 개최돼 기분 좋게 관람했지만 행사가 다 끝난 후 뒷정리를 제대로 하고 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마지막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며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직까지 조금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족한 시민의식은 애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도로를 점령한 무개념 주·정차 차량으로 교통체증을 겪어야 했던 운전자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쓰레기 폭탄은 환경미화원들의 골머리를 앓게 한다. 

올해는 다를거라는 기대감은 어김없이 또 실망감으로 변했다.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하는 축제가 누군가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피하고 싶은 날이 된 모습.

지친 일상 속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물하기 위해 진행되는 축제가 지속될 수 있도록 시민의식을 높여 ‘아쉬운 2%’를 채울 수 있어야 한다. 

가을 밤하늘을 수놓은 형형색색 불꽃의 황홀경에 취한 이들이 아름다운 추억만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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