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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맞아 인파 몰린 가운데 연쇄 깔림 사고 발생 사망자 153명..대통령, 내달 5일까지 애도기간 지정 경찰, 현장CCTV·SNS 영상 확보해 원인분석 진행중 사후약방문式 대응 반복돼선 안된단 목소리 높아져

[공공돋보기] 이태원 압사 참사 시작과 끝

2022. 10. 30 by 김수연·정혜경 기자

[공공뉴스=김수연·정혜경 기자] 2022년 10월29일 밤, 대한민국 초유 압사사고가 일어났다. 공포와 충격 그 자체였다.

“밀지말라”는 다급한 목소리는 “살려달라”는 부르짖음으로 변했고, 이내 절박한 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그 어처구니 없던 참혹한 상황들을 그 누가 상상조차 할 수 있었을까.

최근 몇 년 사이 서구에서 유래된 ‘핼러윈’이 MZ세대의 새로운 명절로 자리잡으며 한국에서도 매년 10월 말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역시 핼러윈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이어졌지만,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 이후 전면 취소되는 양상이다.

안타까운 사고 소식에 각계각층의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처럼 피해가 발생하고 나서야 대책이 마련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대응이 근절돼야 한다는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소방구급 대원들이 환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소방구급 대원들이 환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핼러윈 맞은 이태원, 연쇄 깔림사고 발생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10시경부터 좁은 비탈길에 최소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던 중 누군가가 넘어지자 연쇄적으로 깔림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0시15분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최초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구조대가 현장에 투입됐지만 인파로 인해 사고 현장 접근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당시 현장 영상과 목격자 증언 등에 따르면, 층층이 쌓인 사람들 사이에서 경찰과 구조대원이 피해자들을 빼내려고 힘껏 잡아당겼지만 각자 서로 뒤엉킨 탓에 구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인파 속에서는 “살려달라”는 비명이 이어졌다. 

이후 심정지 상태인 환자가 속출해 심폐소생술(CPR)을 할 수 있는 구급대원이 부족해지자, 시민들까지 나서 CPR과 환자 이송을 도왔다. 이태원에 간 뒤 연락이 끊긴 가족 혹은 친구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많은 시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늘(30일) 오후 6시 기준 해당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는 총 286명이다.

이중 사망자는 총 153명으로 집계됐으며, 외국인 사망자는 20명이다. 부상자의 경우 중상자 37명, 경상자 96명 등 총 133명이 발생했다.

이날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사고 수습 대책을 논의했으며, 사망자의 시신을 순천향병원 등 총 36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송 전 현장에서 사망한 45명은 원효로 다목적 실내 체육관에 임시 안치됐다가 병원·장례식장으로 분산 이송됐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달 5일 24시까지 ‘국가 애도기간’ 지정

이번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규명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선 안될 비극과 참사가 발생했다”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 입은 분들이 빨리 회복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울러 소중한 생명을 잃고 비통해할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를 드린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슬픔을 가누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 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해당 사고의 수습과 후속조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먼저 장례지원과 관련해선 가용 응급의료체계를 총가동해 부상자에 대한 의료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관계 공무원을 1대1로 매칭시켜 필요한 조치와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사고 원인 파악과 유사 사고 예방이 중요하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향후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날부터 내달 5일 24시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해 사망자에 대한 조의를 표하기로 했다.

서울시 등에는 합동분향소가 설치되며, 애도 기간에는 모든 공공기관과 재외공관에 조기를 게양하고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들은 애도를 표하는 리본을 패용한다. 전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은 애도기간 동안 시급하지 않은 행사는 연기하고 부득이 개최할 경우 안전을 최우선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사건이 발생한 ‘서울시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구호금 등 필요한 지원을 다하기로 결정했다.  

사망자에 대해선 복지부, 서울시 등과 합동으로 ‘장례지원팀’을 가동 지원하고, 부상자 치료에 총력 대응할 예정이다. 유가족‧부상자‧동행자 등에 대한 심리치료를 위해서는 국가트라우마센터 내에 ‘이태원 사고 심리지원팀’을 구성·운영한다.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시민들이 놓고간 근조화가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시민들이 놓고간 근조화가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사후약방문式 대응 반복돼선 안돼 

경찰은 현재 참사 현장 일대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해 사고 원인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사고 현장 수습이 끝난 뒤 현장 일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다수 확보했으며, SNS상에 올라온 사고 동영상 등과 함께 참사의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조속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이번 사건을 ‘디지털증거 긴급분석’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경우 대기 시간 없이 곧바로 증거 분석에 돌입해 보다 신속히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경찰은 주변 상인 및 사고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최초 사고 발생 지점과 이후 상황 전개 과정 역시 세밀하게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의 수습을 방해한 요인이 무엇인지도 따져본다는 방침이다.

한편, 세계 주요국 정상을 비롯해 정치권·연예계 등 각계각층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참사를 사전에 예측·방지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경찰은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맞는 핼러윈 데이를 맞아 주말 이태원에 매일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200명 이상의 경찰이 이태원 현장에 투입됐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주최한 행사가 아니다보니 별도의 동선 통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대책 마련에 분주한 ‘사후 약방문’ 식의 대응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어이없는 참사가 발생되지 않게 하는 게 최선의  노력일 터.

대한민국 최악의 사고로 기억될 이태원 압사 사고. 늘 새로운 사고의 시작만 있고 끝은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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