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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음원 플랫폼 파산..법원서 회생절차 폐지 결정 경영권 분쟁 소송 이어져..9월 코스닥 시장 퇴출당해 MP3·인터넷 보급 발맞춰 논쟁 중심..이제 역사속으로

[공공돋보기] 격랑의 소리바다가 남긴 것

2022. 11. 17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1세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소리바다가 파산 수순을 밟게 됨에 따라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000년대 초 MP3 음원 파일을 P2P(Peer to Peer, 개인간 거래) 방식으로 공유하도록 해 인기를 끌었던 소리바다는 저작권법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음원 저작권에 대한 국민 인식이 지금과 같지 않았던 과거, 논쟁의 중심에 서며 사랑과 비판을 한 몸에 받았던 소리바다의 이야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소리바다 누리집 갈무리>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주식회사 소리바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할 경우 해당 기업은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게 된다.

재판부는 “채무자의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가 채무자의 사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보다 크다는 것이 명백히 밝혀졌다”며 “법원이 정한 기간 안에 회생계획안의 제출이 없다”고 전했다.

앞서 소리바다는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지난 5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소리바다 주권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사유는 감사 범위 제한으로 인한 감사의견 거절이었다.

이에 소리바다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올해 8월 법원이 결국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정리매매 절차가 재개됐다. 정리매매란 상장폐지 전 7거래일 동안 투자자에게 마지막으로 주식을 매매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이후 9월7일 최종 상장폐지됨에 따라 2006년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했던 소리바다는 16년 만에 주식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때 전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소리바다가 몰락한 이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소리바다는 2000년 온라인 상에서 MP3 음원 파일을 P2P 방식으로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카세트테이프나 CD를 구입해 음악을 듣던 소비자들은 소리바다의 무료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에 열광했다. 서비스 시작 3년여 만에 누적 가입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설 정도였다. 

하지만 소리바다는 음반 제작사로부터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연달아 고소당하며 고비를 맞았다. 

2005년 한국음원제작자협회는 소리바다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했으며, 이듬해인 2006년에는 국내 음반기획·제작사 60곳이 소리바다를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2021년 소리바다의 음원시장 점유율. <소리바다 2022년 분기보고서 갈무리> 
2021년 소리바다의 음원시장 점유율. <소리바다 2022년 분기보고서 갈무리> 

이후 소리바다는 서비스 중지 가처분 결정을 받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유료 모델로 전환하며 돌파구를 모색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MP3 파일 다운로드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바다는 멜론과 벅스 등 자금력을 내세운 경쟁사에 밀리며 시장 점유율을 잃어갔다. 

해당 기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소리바다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4.2%에 그쳤다. 같은해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매체는 유튜브(59.4%)였다. 이는 대중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음원에서 영상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경영권 분쟁 역시 쇠락의 원인 중 하나였다. 2020년부터 실질 지배주주인 제이메이슨과 소리바다의 최대주주였던 중부코퍼레이션 간에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이 이어졌다. 

이듬해 1년 가량 이어지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됐고, 소리바다는 문화·콘텐츠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리바다는 올해 상반기까지 몇 년간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다가 반등을 꾀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을 맞게 됐다. 

음원 저작권에 대한 국민 인식이 지금과 같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 MP3·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논쟁의 중심에 섰던 소리바다.

당시 사회 일각에서는 소리바다를 통한 음원 다운로드가 ‘정당한 정보 공유’라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반면 창작자들은 정보는 공유하되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진통 끝에 우리 사회에는 저작물에 반드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구매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한 시대를 반영했던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가운데 소리바다에 대한 추억이 우리에게 짙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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