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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극단적 선택 소식에 안타까움 커져 의협, 심리치료 골든타임 놓치지 말것 당부 PTSD 증상 완치 어려워..장기간 관리 필요 2차 가해 저지르지 않도록 경각심 가져야

[공공돋보기] 이태원 참사가 남긴 무거운 잔상

2022. 12. 16 by 김소영 기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최근 이태원 참사 생존자로 알려진 고등학생이 숨진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는 가운데 생존자 보호를 위한 정부 지원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악플·비난 등의 2차 가해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이 이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참사 유가족·부상자들이 겪은 트라우마에 대한 후속 관리는 물론이고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라는 무거운 숙제가 남은 상황이다.

지난 14일 저녁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지난 14일 저녁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1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11시40분경 서울 소재의 한 숙박업소에서 고등학생 A군이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A군의 가족으로부터 실종신고를 받고 일대를 수색했으며, 현장에는 유서나 범죄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10월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 친구 2명과 함께 있었으며 당시 A군은 생존했지만 친구들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유족 의사에 따라 부검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의학계에서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더욱 심도깊은 심리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대한의사협회(이하 협회)는 전날(15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 및 부상자의 정신심리치료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태원 참사 부상자와 유가족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상담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본인은 물론 주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 회원들도 슬픔을 함께 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트라우마를 잘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응원하며 진료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한의사협회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및 부상자들이 불편함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협회는 트라우마에 대한 집중적인 후속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의협이 운영하는 진료연계센터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달부터 이태원 참사 부상자와 유가족들이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상담하는 과정에서 진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거나 당사자가 희망하는 경우, 전문의료기관을 매칭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진료연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매칭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은 총 107곳이다.

이태원 참사 한 달을 맞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태원 참사 한 달을 맞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또한 협회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경우 갑자기 완치되거나 사건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잊는 것이 어렵고, 다양한 방식으로 증상이 표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하고, 장기간의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역시 같은 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적 방역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란 사고나 전쟁, 고문 등의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뒤 사건이 종료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불안·고통을 느끼는 질환이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주된 증상은 환자가 원치 않아도 당시 장면이 일상생활 중 떠오르고 관련 악몽을 반복해서 꾸는 ‘재경험’, 해리(解離) 증상, 공황발작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서적인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고 격려해줄 수 있는 이들과 아픔을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악플·비난 등의 2차 가해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사회 구성원 모두 부주의한 발언을 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에도 무게가 실린다.

사건 발생 후 49일이 지났지만 이태원 참사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생존자들에 대한 효과적인 심리 치료 제공은 정부의 책임이지만, 무심코 2차 가해를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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