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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대면 설:부담 커진 세뱃돈→가족이기에 행복한 지출

[공공story] 돌아온 까치

2023. 01. 21 by 김소영 기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 올해 설은 3년 만에 돌아온 대면 설 명절이죠. 그만큼 설렘도 큰데요. 저희 가족은 오랜만에 시골에 계신 외할머니 댁을 찾을 예정이랍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때문에 몇 년 동안 못 뵈었는데, 오랜만에 외할머니를 뵐 생각에 기분이 좋아요. 직접 만들어 보내주셨던 곶감도 맛있게 먹었다고 말씀드리려고요. 많지는 않지만 용돈도 드릴 예정이랍니다. 몇 년 만에 외사촌들도 볼텐데, 그 사이에 얼마나 컸을지 궁금하네요. 기쁨과 동시에 작은 고민도 있는데, 바로 세뱃돈 때문이에요. 외사촌들이 초등학생 2명, 중학생 2명 총 4명인데 세뱃돈을 얼마씩 주면 좋을까요? 마음같아서는 멋있게 5만원 짜리 한 장씩 주고 싶지만 제 사정도 넉넉치 않아서 망설여 지네요. 초등학생에게 5만원씩 주면 너무 큰 금액이 아닐지 걱정도 되고요. 그래도 후회할지언정 후하게 지갑을 열 계획이랍니다. 어찌됐건 우린 ‘가족’이잖아요. (서울·30대 초반 직장인 김OO씨)

<사진=픽사베이>

3년 만의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설 연휴를 맞아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설 명절 귀성·귀경하는 인원은 지난해 설 대비 22.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동 인구 10명 중 9명이 승용차를 이용할 것으로 예측돼 이번 설 명절에는 교통 혼잡이 극심할 전망이다. 다시 돌아온 대면 설 명절에는 ‘세뱃돈 인플레이션’이 주는 압박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 만에 가족·친지 등 반가운 손님을 맞이한다는 기쁨이 더 큰 분위기다. 

# 일상회복에 일평균 이동인원 급증 예상

올해 설 명절은 일상회복 기조에 따라 지난해 설에 비해 일평균 이동인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해 12월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총 1만2020세대에게 설 연휴 통행실태에 대해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0.89%p)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귀성·귀경 이동인원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인 2648만명으로 예상되며 하루 평균 53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설(일 432만명) 대비 22.7% 증가한 수치다.  

또한 한국교통연구원은 설 당일인 오는 22일에는 최대 665만명이 이동할 것이란 관측을 전했다.

귀성은 설 전날인 이날 오전, 귀경은 설 다음날인 23일 월요일 오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동 예상 인구 중  91.7%가 승용차를 이용할 것으로 예측돼 귀성·귀경 및 여행객이 동시에 몰리는 22일·23일의 교통혼잡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 예정인 고속도로에 대한 물음엔 경부선이 25.7%로 가장 많았다. 서해안선 11.5%, 호남선(천안-논산) 10.3%, 영동선 7.8% 등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올해 설에는 응답자의 50.8%가 귀성 또는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25.8%는 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응답자의 23.4%는 미정이라고 답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전날(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 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일평균 차량대수는 약 519만 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9% 증가한 수치다. 또 이번 설은 귀성 기간이 짧아 귀경보다는 귀성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통시설 방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먼저 자가용 이용 증가에 대비해 고속도로 휴게소·졸음 쉼터 내 임시 화장실을 확충하고 소독과 환기를 철저히 하며 지원인력을 추가 배치한다.

또한 ▲경부선 안성휴게소(서울방향) ▲중부선 이천휴게소(하남방향) ▲서해안선 화성휴게소(서울방향) ▲호남선 백양사휴게소(순천방향) ▲서해안선 함평천지휴게소(목포방향) ▲남해선 진영휴게소(순천방향) 등 고속도로 주요 휴게소 6곳에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임시선별검사소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3년 만의 대면 설..세뱃돈 지출 고민 쑥 

이같은 명절 이동인원 증가에 따라 사적모임 역시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만큼 고민을 야기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세뱃돈이다.  

3년 만에 찾아온 대면 설 연휴에 오랜만에 일가친척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세뱃돈·명절 용돈 지출에 대한 걱정도 커진 것.

한화생명은 이달 9일부터 일주일 간 사내 시스템을 통해 한화생명·한화생명금융서비스 임직원 2096명을 대상으로 ‘설날 및 세뱃돈’ 관련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부모님에게 명절 용돈을 드린다면 얼마를 드릴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36.2%의 응답자가 ‘30만원’을 선택했다. 이어 20만원(26.6%), 50만원(23.5%), 50만원 초과(9.7%)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올해 세뱃돈으로 적정한 금액을 묻는 질문엔 초등학생 이하에게는 ‘3만원’이라는 답변이, 중학생에게는 ‘5만원’이라는 답변이 1위를 기록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는 10만원을 세뱃돈으로 주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는 한화생명이 2013년에 진행한 ‘세뱃돈 적정금액’ 설문조사 결과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당시 초등학생 이하에게는 1만원, 중학생에겐 3만원, 고등학생 및 대학생에게는 5만원을 주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10년 만에 ‘세뱃돈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것.

아울러 SK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자사의 시사 부문 여론조사 서비스 ‘네이트Q’를 통해 ‘당신이 생각하는 적당한 세뱃돈 금액’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해 1월4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된 해당 조사에는 총 6044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43%가 ‘5만원’이라고 답해 1위를 기록했다. ‘서로 부담:안 주고 안 받기’라는 응답도 29%(1760명)에 달해 2위를 차지했다. ‘1만원’이라는 응답은 15%였으며, ‘10만원’이라는 답은 10%로 그 뒤를 이었다.

해당 조사 결과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요즘 딩크도 많은데 누군 주기만 하고 누군 매번 받기만 하면 불편한 관계가 된다. 안주고 안받고 서로 부담 없는게 좋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각자 자기 자식 챙기기만 하자. 이런 돈 주고받기 문화는 없애는게 맞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처럼 세뱃돈·명절 용돈에 대한 고민은 최근 이어지는 고물가 상황 탓에 더욱 무거워 졌다는 지적이다.

설 명절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오전 서울역사에서 한 귀성객이 선물을 들고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팬데믹에 더 커진 가족의 소중함 

민속학자들에 따르면, 과거 조선시대 어른들은 세배를 한 아이들에게 떡과 과일을 주곤 했다. 시간이 흘러 이같은 풍경은 세뱃돈을 주고 받는 현재의 풍습으로 바뀌었다.  

그 유래가 어찌 됐건 세뱃돈 주고받기는 웃어른에 대한 공경과 손아래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담긴 관습이란 점에는 변함이 없다.

비록 일각에서 볼멘소리가 나올지언정, 가족·친척에게 덕담과 함께 소정의 현금을 건네는 행위는 액수와 상관 없이 따뜻하면서 흐뭇한 광경이다.

지난 3년 간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가족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 각종 대외활동이 뜸해지고 모임이 줄어들자 우리가 어떤 일을 겪던 결국 ‘영원한 내 편’은 가족밖에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된 것.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해득실을 저울질하지 않고 나의 자원을 아낌없이 나눠줄 수 있는 인간관계로 가족을 꼽는다. 

그렇기 때문에 세뱃돈으로 인한 지출이 ‘손실’이 아닌 ‘행복’으로 다가오는 것일 터.

3년 만의 거리두기 없는 설을 맞아 많은 이들이 그리웠던 가족과 친지를 맞이할 채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믿었다. 올해 설 명절에는 ‘돌아온 까치’가 그 어느 때보다 반갑게 지저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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