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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근로소득세수 57조원..5년새 69% ‘껑충’ 고물가에 실질임금 ‘제자리걸음’ 속 부담만 커져 “월급 빼고 다 오른다” 원성 잠재울 개혁 필요성

[공공돋보기] 또 털린 월급쟁이 유리지갑

2023. 02. 13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직장인들이 납부하는 근로소득세수가 5년 만에 7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수 증가율은 전체 국세 증가율보다 높았다. 

근로소득세는 월급·상여금 등 근로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직장인 급여에서 원천징수 된다. 특히 고(高)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 속 직장인 실질임금은 월급은 쪼그라드는 반면, 근로소득세는 급증해 직장인들의 시름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근로소득세수 사상 첫 50조 돌파..5년새 68.8% 증가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기준 근로소득세수는 5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근로소득세수가 50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 

5년 전인 2017년(34조원)과 비교해 23조4000억원(68.8%)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총국세는 49.2%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 

자영업자나 개인사업자 등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는 49.4% 늘어 총국세와 비슷했다. 

근로소득세수 급증 배경으로 정부는 경기 회복에 따른 취업자 수 증가를 꼽았다. 상용근로자가 늘고, 임금 수준도 오르면서 근로소득세 납부 규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세청에 따르면, 2021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자는 1995만9000명으로 2017년의 1801만명과 비교해 195만명가량 늘었다. 

그러나 연말정산 신고 근로자 중 35.3%에 해당하는 704만명은 과세 기준에 미달해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결국 전체 근로자 수가 증가해도 실제 세금은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인 직장인들만 부담하게 되는 셈.

문제는 계속되는 고물가로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줄어든 상황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를 기록, 외환 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비슷하거나 높아 실질임금은 제자리걸음을 걸었고, 경기마저 위축돼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은 급격히 악화된 상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381만8000원으로 1년 전인 363만2000원보다 18만5000원(5.1%) 올랐다. 

사업체 규모별로 살펴보면 ‘300인 미만’은 327만7000원에서 4.3% 상승한 341만900만원, ‘300인 이상’은 543만3000원에서 582만8000원으로 7.3% 올랐다. 

같은 기간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354만9000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11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7(2020=100)로, 1년 전과 비교해 5.1% 상승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高물가 기조 지속..세부담 완화 여전히 숙제

이런 가운데 정부는 서민·중산층 소득세 부담 완화를 위해 소득세법상 하위 2개 과세표준 구간을 올해부터 상향 조정했다. 

세율 6%를 적용하는 과표구간을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올려잡았고, 세율 15% 적용 과표구간은 ‘1200만원 초과 46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로 조정했다. 

해당 조치로 정부는 1인당 최대 54만원(연봉 7800만원 기준) 의 소득세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올해 근로소득세수는 6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면세 구간에 포함되지 않은 중산층 이상 월급쟁이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더욱이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이어 택시와 버스, 지하철 등 각종 생활물가에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올라 지갑은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 

올해 1월 전기·가스·수도요금은 1년 전보다 28.3% 올랐다. 별도 항목으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올해 직장인 건강보험료율은 사상 처음으로 7%를 돌파한 7.09%로 올랐고, 국민연금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5%까지 인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고물가 시대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른바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근로소득자들 사이에서는 “만만한 게 유리지갑 직장인이냐” “월급쟁이가 봉인가” 등 비판이 오래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소득이 훤히 공개돼 세금은 꼬박꼬박 낼 수밖에 없고, 매년 이들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도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세법 개정을 통해 과표구간 기준 금액을 조정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적정한 수준의 개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리지갑을 찬 근로소득자들의 과세 형평성을 높일 수 있도록 종합적인 부분을 고려한 조세 개혁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이 숙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직장인들의 원성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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