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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구분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대화 능력 유발 하라리 “문장 논리적 일관성 띄어 놀라” MS vs 구글, 빅테크 회사간 불붙은 기술 경쟁 대필·표절·가짜뉴스 우려도..사회적 논의 필수

[공공돋보기] 게임체인저 챗GPT 명과 암

2023. 02. 17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 개발업체 ‘오픈AI’가 공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ChatGPT)’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나온 대화형 AI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챗GPT는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대화 능력을 선보인다. 이에 하루 사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선 챗GPT가 ‘아이폰’ 출시에 버금가는 파장을 낳을 것이란 전망을 제기하는 가운데 우리 사회가 신기술이 불러올 부작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챗GPT, 정교한 대화 가능해 세계적 인기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챗GPT는 지난해 출시된 이후 5일만에 사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트위터(2년), 넷플릭스(3년6개월) 등의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놀랍도록 빠른 속도다.

현재 하루 사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선 챗GPT의 인기 비결은 바로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대화 능력이다.

애플의 ’시리’와 같은 음성인식 AI 비서는 정해진 답만 알려줄 수 있는데 반해, 챗GPT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같은 질문에도 답을 내놓을 수 있다.

챗GPT 서비스를 직접 활용해 ‘향후 국민의힘 당대표는 누가 될거라고 보느냐’고 질문하니, 챗GPT는 “선거 결과는 후보자의 인기, 정책, 당원 지지율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따라서 누가 선거에서 승리해 차기 당대표가 될 것인진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소 상투적이긴 하지만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흠잡을 곳 없는 문장이다.

역사학자이자 세계적인 작가인 유발 하라리는 지난해 자신의 저서 ‘사피엔스’ 출간 10주년 기념판의 서문을 챗GPT와 유사한 GPT-3에 맡긴 바 있다. 

책 서문에서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 출간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서문을 써달라는 주문을 받자, GPT-3는 내 책과 논문, 인터뷰는 물론 온라인을 떠돌아다니는 무수한 내 글들을 모아 글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깜짝 놀랐다. GPT-3가 생산한 글은 문장을 무작위로 조합한 것이 아니며 논리적 일관성을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GPT-3의 글은 1분 내지 2분 동안 찬찬히 들여다본 후에야 비로소 내가 쓴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등 업무보고에서 챗GPT를 호평한 바 있다. 2023년도 대통령 신년사를 챗GPT에게 써보도록 했는데, 그 결과가 “정말 훌륭했다”는 것.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직원 대상으로 열린 디지털(게릴라) 포럼에서 직원들이 챗GPT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직원 대상으로 열린 디지털(게릴라) 포럼에서 직원들이 챗GPT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빅테크 회사 간 불붙은 ‘AI 기술 경쟁’

챗GPT의 등장으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빅테크 회사들 간에는 ‘AI 기술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는 이달 6일(현지시간) 챗GPT의 대항마 격인 챗봇 서비스 ‘바드(Bard)’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구글은 바드(Bard)라고 하는 실험적인 대화형 AI 서비스를 개발해 왔다”며 “일반 이용자에게는 향후 수 주 안에 더 광범위하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바드는 웹에서 정보를 가져와 신선하면서 높은 품질의 응답을 제공한다”며 “현재 테스트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며 바드의 품질과 속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S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한 본사에서 챗GPT와 동일한 기술이 탑재된 AI 기반 검색엔진 ‘빙(Bing)’을 발표했다. 

‘빙’은 이용자가 대화형으로 질문을 입력하면 기존 방식의 검색 결과와 함께 대화형으로 답을 제공한다. 챗GPT처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질문을 이어갈 수 있다.

이처럼 MS와 구글이 앞다퉈 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출시하며 ‘AI 검색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산업계뿐만 아니라 공직사회 역시 ‘챗GPT 열공’에 나섰다. 교육부는 이달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챗GPT를 체험하고 그 교육적 시사점을 토론하는 ‘디지털 게릴라 공개토론회(포럼)’를 열었다. 

해당 포럼은 교육부 직원 전체가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신기술을 이해하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 교육의 역할 및 변화 방향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마련됐다. 

교육부는 향후 ‘챗GPT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디지털 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학계, 기업, 학교 현장 등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술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챗GPT 사용 화면 갈무리> 

◆주목과 함께 우려 확산..사회적 고민 필수 

이처럼 챗GPT가 큰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에 따른 우려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챗GPT를 활용한 대필·표절 우려가 그 중 하나다. 최근 우리나라의 한 국제학교에서는 일부 학생이 챗GPT가 작성한 영문 에세이를 과제로 제출했다가 전원 0점 처리되는 일이 벌어져 파문이 일었다. 

한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계절학기 레포트를 챗GPT로 내서 A+를 받았다’는 글이 게재돼 논란이 됐다.

챗GPT가 가짜뉴스·가짜정보를 걸러내지 못하고 이용자에게 그대로 제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학습할 경우 이용자에게도 그럴듯 하지만 사실과 다른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달 5일(현지시간)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챗GPT로 작업하는 동안 직면한 문제점에 대해 “사실을 지어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챗GPT는 우리 삶을 크게 바꿀 혁신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영향력 만큼이나 부작용 역시 클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챗GPT를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고민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모든 신기술에는 의도치 않은 부정적 결과가 수반되는 까닭이다.

챗GPT가 아이폰을 이을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평가 속에서 그 명(明)과 암(暗)을 잘 가려 올바른 방향으로 활용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챗GPT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책임은 기술이 아닌 인간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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