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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상승·코로나에 인기..범죄율도 함께 증가 하루평균 13건 절도 발생..강아지 유기 사건까지 자체 보안체계 보강 및 수사당국·지자체 관심必

[공공돋보기] 범죄 온상(溫床) 된 무인점포

2023. 03. 23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최근 인건비가 들지 않고 비대면 운영도 가능한 무인점포 운영이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관리자가 현장에 부재한 환경 탓에 무인점포 절도나 시설 훼손, 동물 유기 등의 범죄 행위가 증가하는 실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무인점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에 비례해 관련 범죄율도 높아지는 만큼 실효성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내에 위치한 무인 밀키트 판매점. <사진=뉴시스>
서울시내에 위치한 무인 밀키트 판매점. <사진=뉴시스>

◆절도·동물유기..무인점포 범죄 천태만상

23일 부산 연제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이달 10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11시55분경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 강아지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가 유튜브에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당시 A씨는 강아지를 무인점포 안에 내려놓고 문을 닫은 뒤 사라졌다. 

강아지는 무인점포에 약 12시간 가까이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무인점포에 출근한 가게 사장은 강아지를 발견한 뒤 ‘라이프’에 도움을 요청했다.    

동물병원 진찰 결과 강아지는 생후 3~4개월 가량 된 수컷 믹스견으로 판명됐으며, 건강상의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라이프는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이달 초에는 전국 무인점포를 돌며 절도행각을 벌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달 7일 광주 동부경찰서는 지난달부터 부산, 대전, 광주 등 전국의 무인점포에서 현금 760여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 40대 B씨를 구속했다.  

B씨는 무인 인형뽑기 점포 등에 손님인 척 들어가 미리 준비한 철근 절단기로 현금교환기에 부착된 자물쇠를 부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이처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자 사실상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인 무인점포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지방경찰청별 무인점포 절도 발생건수’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5개월 간 무인점포에서 발생한 절도사건은 총 6344건이었다. 하루 평균 13건의 절도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지난 8일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오른쪽)이 영등포경찰서 관계자와 함께 관내 한 무인점포에 양심거울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제공=영등포구>

◆무인점포 절도 사건 하루 13건 꼴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1543건(24%)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남부 1354건, 부산 480건, 대전 437건, 경기북부 43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조 의원은 무인점포의 경우 사업자등록만 하면 영업이 가능해 지방자치단체 신고 의무가 없어 현황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확한 점포 수가 집계되지 않다보니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 역시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무인점포에서의 소액 절도사건이 증가하게 되면 경찰의 수사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조 의원은 “무인점포는 인건비를 절감하고 비대면 운영이 가능해 앞으로도 창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관련 범죄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무인점포 대상 범죄가 증가하지 않도록 방범시설을 점검하고 미비점은 업주에게 보강하도록 하는 등 수사당국이 선제적 범죄예방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수사당국 외에 지자체 역시 무인점포 범죄 예방을 위해 힘을 보탠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이달 8일 서울 영등포구는 무인점포 범죄 예방을 위해 영등포경찰서 관계자, 무인점포 점주 등과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영등포구는 방문자들의 절도 욕구 억제를 위해 인근 상가 내 무인점포 2개소에 ‘양심거울’을 설치했다. 실제로 관내 무인매장에 양심거울 부착 후 2021년 3건이었던 절도 범죄가 0건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는 게 영등포구의 설명이다. 

영등포구는 영등포경찰서와 협업을 통해 무인점포 내에 절도 예방 출입문안내판을 설치하고 범죄 예방 디자인의 비닐봉투를 비치했다. 또, 학교전담경찰관(SPO)은 향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인점포 범죄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 위치한 24시 무인 세계과자·아이스크림 매장. <사진=공공뉴스DB>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 위치한 24시 무인 세계과자·아이스크림 매장. <사진=공공뉴스DB> 

◆자영업자 울리는 사회문제 대책 절실 

2021년 9월 잡코리아, 알바몬 등이 자영업자 1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66.7%가 무인점포를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무인점포를 고민한 이유(복수응답)로는 최저임금 상승 등 인력 관리에 드는 비용 부담이 커서라는 답변이 56.4%로 가장 높았다. ▲인력 관리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26.7%) ▲특정 시간대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싶어서(24.1%)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상승, 각종 운영비용 증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무인점포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

이러한 가운데 증가하는 무인점포 관련 범죄는 자영업자들을 두 번 울리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범죄의 온상(溫床)’이 된 무인점포 문제 해결을 위해 운영자들의 자체적인 보안체계 보강과 더불어 수사당국과 지자체도 범죄 예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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