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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통화시 긴장·불안·두려움 느끼는 증상 MZ세대 30% 경험..낯선 상황서 불안 커져 美서 극복서비스도 등장..상대방 이해 필요

[공공돋보기] 아이유도 고백한 ‘전화공포증’ 뭐길래

2023. 04. 06 by 김소영 기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전화 통화 시 긴장과 불안, 두려움을 느끼는 콜 포비아(Call Phobia), 이른바 ‘전화공포증’이 화제로 떠올랐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전화공포증이 있다고 고백하자 이에 공감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 까닭이다.

지난해 MZ세대 27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는 10명 중 3명이 전화 통화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다. 통화를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을 정리할 틈 없이 바로 대답해야 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기술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소통이 가능해진 사회에서 오히려 소통이 더 어려워 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아이유 “통화하는 것 굉장히 힘들어”

6일 아이유는 유튜브 채널 ‘이지금’에 게재된 영상에서 전화공포증이 있다고 밝혔다.

아이유는 “제가 통화하는 걸 굉장히 힘들어한다”며 “엄마랑 통화를 하더라도, 전화가 오면 조금 불편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유일하게 통화하면서 안 불편한 건 저희 매니저 오빠다. 워낙 일 이야기를 할 게 많으니 그런 것 같다”며 “저는 심지어 인나씨(배우 유인나)랑 통화하는 것까지도 힘들어한다. 사실 아무랑도 통화를 못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유와 배우 유인나는 연예계에서 ‘절친 사이’로 꼽히는데, 이처럼 친밀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전화 통화 자체가 힘들다는 것. 

아이유의 이같은 고백에 온라인상에서는 전화공포증에 공감한다는 글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저도 그렇다. 아무리 친한 사람에게 전화와도 전화벨이 울리면 심장이 쿵쾅거린다”, “통화는 싫고 카톡이나 문자가 편하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7일 MBN·채널S에서 방영된 ‘오피스 빌런’ 프로그램에서도 전화공포증을 겪는 이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사연 속 신입사원은 전화벨이 수차례 울려도 수화기를 들지 못했고, 결국 상사가 대신 전화를 받았다. 상사가 “전화를 왜 안받느냐”고 질책하자, 신입사원은 “저 이런거 못 한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에 신동엽은 “실제로 젊은 친구들 중에서는 콜 포비아가 있다고 한다”며 “심지어는 문자로 잘 하다가도 전화를 하면 전화를 안 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 문자·메시지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선호하고 전화 통화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증가하는 현상에 이목이 쏠린다. 

자신에게 전화공포증이 있다고 밝힌 아이유. <유튜브 채널 ‘이지금’ 화면 갈무리>
자신에게 전화공포증이 있다고 밝힌 아이유. <유튜브 채널 ‘이지금’ 화면 갈무리>

◆MZ세대 10명 중 3명 “통화시 긴장 느껴”

구인구직 정보포털 알바천국은 지난해 9월 MZ세대 2735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문자 중 어떤 소통 방식이 더 편리한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화 소통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선호하는 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문자·메시지앱 등 텍스트 소통(61.4%)’이 1위를 차지했다. ‘직접 만나는 대면 소통(18.5%)’과 ‘통화·보이스앱 등 전화 소통(18.1%)’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해당 조사에서는 전화 소통에 대한 낮은 선호를 넘어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까지 확인됐다. 응답자 중 29.9%가 전화 통화 시 긴장·불안·두려움 등을 느낀다고 답한 것. 

구체적인 전화공포증 증상으로는 ‘전화 받기 전 높은 긴장감이나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이 62.6%(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도 ▲전화 수신을 미루거나 거부한다(53.5%) ▲통화 시 할 말, 이미 한 말에 대해 염려한다(49.7%) ▲통화 중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 식은 땀이 나는 등 신체 변화가 있다(38.1%)는 답변이 나왔다. 

젊은 세대가 전화 통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로는 ‘생각을 정리할 틈 없이 바로 대답해야 해서(59.1%, 복수응답)’가 1위로 나타났다. 

또한 ▲생각한 바를 제대로 말하지 못할 것 같아 걱정돼서(53.8%) ▲문자·메시지 등 텍스트 소통에 익숙해져서(46.6%) ▲할 말이 떨어졌을 때의 침묵이 불안해서(29.2%) ▲대화 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할 것 같아 염려돼서(29.2%) 등의 이유가 제시됐다. 

아울러 전화공포증은 낯설고 공적인 상황에서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화공포증을 겪는 다양한 상황이 무엇인지에 대해 선택(복수응답)하게 하자 ▲지원·면접 등 구직 관련 전화를 할 때(69.8%) ▲직장상사·거래처 등 업무상 전화를 할 때(54.0%) 등에 대한 응답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오랜만에 가족에게 안부 전화를 할 때(26.4%) ▲친구·연인·가족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할 때(13.8%) 등 가까운 사이의 사적인 상황을 선택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미국의 전화공포증 극복 컨설팅 업체 ‘폰레이디
<미국의 전화공포증 극복 컨설팅 업체 ‘폰 레이디’ 누리집 갈무리>

◆세대 갈등 불씨 될수도..상대방 이해 필요

전화공포증은 한국인들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전화공포증 극복을 돕는 컨설팅 업체까지 등장했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컨설팅 업체 ‘폰 레이디’는 시간 당 480달러(60만원 가량)의 상담료를 받고 MZ세대에게 전화공포증 극복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리 제인 폰 레이디 대표는 전화공포증과 관련해 “과거와는 다르게 가정집에서 더 이상 전화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존스홉킨스대학교 임상심리 연구책임자인 앨리슨 파파다키스는 전화공포증이 젊은 세대에서 더욱 보편적이라고 밝혔다. 

파파다키스는 “MZ세대는 짧은 메시지가 주된 소통 수단이기 때문에 전화 통화 경험이 매우 적다”며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전화 통화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2009년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메신저 앱이 보편화되고 배달 앱이 발달하는 등 더 이상 전화 통화가 필요치 않은 환경이 조성됐다.

이에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대와 예측할 수 없는 대화를 나눠야 하는 전화 통화를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각에서 전화공포증이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무조건적인 비판 대신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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