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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산하 IARC, 오는 14일 발암가능 물질 ‘2B’군 분류 전망 설탕 200배 단맛 특징..음료·탁주·과자·건기식 등 폭넓게 사용 韓 섭취량 ADI 대비 0.12%..전문가들 지나친 공포감 조성 경고

[공공돋보기] 아스파탐 괴담 혹은 진실

2023. 07. 07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설탕 대체 인공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의 안전성 논란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시끄럽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이달 중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지정할 것을 예고한 까닭. 

최근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건강과 기쁨의 합성어)’ 트렌드와 함께 MZ세대를 중심으로 ‘제로 슈거’ 열풍이 거센 가운데 아스파탐은 단맛을 내면서도 당분이 없다는 점에서 ‘무설탕’이나 ‘다이어트’를 내세운 식품 및 음료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발암 가능 물질 논란이 불거지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 식품·주류업계도 아스파탐 ‘손절’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도한 공포감 조장하는 것이 더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 <사진=뉴시스>

◆WHO가 쏘아올린 아스파탐 공포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WHO 산하 IARC는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식품첨가물 전문가회의(JECFA)는 아스파탐의 안전 소비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산과 아스파르트산, 메탄올로 구성된 아스파탐은 1965년 미국 화학자 제임스 슐래터가 발견했다. 이후 197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식품 제조 사용을 승인했다.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며 그동안 음료, 탁주, 과자, 건강기능식품 등에 폭넓게 사용돼왔다.

IARC는 암 유발 여부와 정도 등에 따라 물질을 5개 군으로 나누고 있다. 1군은 실질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 2A군은 발암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물질이다. 

1군에는 술과 담배를 비롯해 소시지·햄 등 가공육, 2A군에는 소고기 등 붉은 고기가 포함된다. 

아스파탐이 분류될 것으로 보이는 2B군은 잠재적으로 암 유발 가능성이 의심되는 물질을 뜻한다. 인체 발암증거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도 충분치 않은 경우로 분류된다. 

김치와 오이피클 같은 절임 채소가 2B군에 속하며, 휴대용 전자기기의 전자파 등도 2B군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으로 지정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일일섭취허용량(ADI) 대비 적은 수준으로, 적정량만 섭취한다면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ADI는 사람이 평생 매일 먹어도 유해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체중 1㎏당 하루 섭취량이다. 아스파탐의 ADI는 체중 1㎏ 당 40㎎ 이하다.

실제 식약처가 발간한 ‘2019년 식품첨가물 기준·규격 재평가 최종보고서’에서는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을 일일섭취허용량(ADI)의 0.12%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체중 35kg인 어린이가 다이어트 콜라 1캔(250㎖·아스파탐 약 43㎎ 기준)을 하루에 55캔 이상 매일 마셔야 ADI를 초과하는 수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뉴시스>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뉴시스>

◆“조심하면 문제 없다”..지나친 공포감 경계

아스파탐이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될 경우 식약처는 이를 바탕으로 국민 섭취량 등을 조사하는 위해성 평가를 실시해 안전관리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적지 않은 모습이다. 그동안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으면 안전할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발암 가능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나오면서 안전성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특히 아스파탐은 최근 제로 칼로리 열풍이 불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는 물질. 헬시 플레저 트렌드 속 당과 칼로리를 획기적으로 줄인 다양한 무설탕 제품들이 2030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와중에 때 아닌 WHO발(發) 발암물질 공포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주류와 식음료업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불똥이 튄 업계들은 발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아스파탐을 함유하지 않은 제품을 선보이거나 아스파탐 대체 원료를 찾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아스파탐 사태와 2015년 있었던 가공육 발암물질 이슈가 비슷하다고 입을 모은다. IARC가 소시지·햄 등 가공육을 발암 위험물질로 지정했을 당시에도 지금처럼 전국에서 우려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는 것. 

하지만 당시 식약처 검사 결과 국내 기준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결국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필요한 공포감 조성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발암은 장기간에 걸쳐 노출될 경우 작동되는 것으로, 지나친 공포감을 갖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침이다. 

홍혜걸 의학박사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술 마시거나 소고기 먹으면서 공포심을 갖진 않는다”라며 “1이 위험하면 1만큼 조심하고 100이 위험하면 100만큼 조심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게 안 되는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도를 갖고 위험성을 부풀리는 이들에게 이용당하지 말자”라고 강조했다. 

물론 건강을 미리미리 챙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또 먹거리 안전 이슈는 유독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 기우는 정신건강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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