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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 또 다시 묻지마 칼부림 14명 중경상, 2명 뇌사..전국 칼부림 예고에 경찰 수사 곳곳 확산 중인 묻지마 범죄에 국민들 충격과 두려움 국민 안전 책임져야할 정부 대책 미비..또 뒷북 대응?

[공공돋보기] 서현역 칼부림 전말..공포의 ‘대한민국’

2023. 08. 04 by 김소영 기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그 자체였다. 신림역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른바 ‘서현역 칼부림’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 

더욱이 이날 사건은 다중밀집 장소에 유동인구가 증가하는 시간 대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 칼부림을 넘어 ‘묻지마 흉기 테러’로 인식되며 국민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오리역과 서현역, 잠실역 등 전국 곳곳에서 ‘묻지마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결국 집안도 집밖도 안전이 보장되지 못한 국민의 언성은 또 정부를 향하고 있다. 

경찰이 지난 3일 오후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사건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경찰이 지난 3일 오후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사건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3일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 또 ‘묻지마 칼부림’

4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59분쯤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서현역 AK프라자에서 20대 남성이 모닝 승용차를 타고 인도에 돌진한 후 칼을 들고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6시5분께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범행 현장 인근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지만 이미 부상자들의 상황은 심각했다. 흉기난동 피해자 9명, 차 사고 피해자 5명 등 총 14명 중 2명은 뇌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위독한 피해자 2명 모두 범인이 몬 차에 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현역 피의자 최씨는 2001년 생으로, 배달업체에서 일하는 배달원이다. 최씨는 성남시 분당구에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며 가족과 떨어져있다가 최근 본가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는 자신에게 대인기피증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하고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았는데 당초 주치의가 최씨를 ‘분열성 성격장애’로 진단했다는 게 최씨의 주장.   

최씨의 가족 측은 지난 2020~2021년쯤 최씨가 이 같은 진단을 받았으나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현재 분열성 성격장애 관련 의약품을 복용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사실은 최씨 측의 주장이기 때문에 추후 경찰이 상세한 치료 이력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최씨는 범행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대형마트에서 흉기 2점을 미리 구입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경찰과 소방당국은 한 남성이 서현역 AK플라자에서 사람을 찌른다는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바로 출동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집단이 나룰 죽이려 한다”는 등 범행 동기에 관해 횡성 수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또 “특정집단이 자신을 스토킹 하고 있다”며 “나의 사생활이 침해 당하고 있다”등의 피해 망상적인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범죄예고 게시글. <사진=텔레그램 캡쳐>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범죄예고 게시글. <사진=텔레그램 캡쳐>

◆전국 확산 중인 묻지마 범죄..국민들 충격과 공포

‘서현역 칼부림’ 사건 발생 후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국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긴급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셨다.

경찰청은 화상회의를 통해 당장 다중밀집 장소에 경찰력을 즉각적이고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윤 청장은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이 극도로 높은 가운데 유사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매우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이라며 “그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테러 행위’와 같다”고 규정했다.

이어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모방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이며 국민들은 길거리에 나오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떨 정도”라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선택한 만큼 다중밀집 장소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경찰 활동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112 순찰차와 기동대 인력을 다중밀집 장소에 투입하고 주민들로 구성된 자율방범대와 야간 합동순찰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 모니터링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은 ‘살인예고’, ‘협박’, ‘묻지마’등 범죄와 관련됐거나 유사한 사건에 대해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엄정하고 강력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윤 청장은 “흉악범죄로 국민의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시·도경찰청장은 비상 상황임을 인지하고 역량을 집중해 더 이상 유사한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서현역 칼부림 사건 직후인 오후 6시40분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살인예고 게시물이 올라와 급속히 확산되는가 하면 유사한 범죄가 발생했다는 ‘가짜뉴스’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는 상황.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대구와 경기도 포천에서 흉기난동이 벌어졌다는 글이 떠돌았다.

‘3일 오전 3시쯤 대구의 한 PC방에서 알바생과 말 다툼을 벌이던 고객이 소지한 흉기로 종업원을 찌르고 도망갔다’는 내용을 담은 글과 ‘이날 오전 11시 22분께 포천 내손면 종합버스터미널에서 흉기난동이 발생해 36명이 피해를 입고 버스 12대가 전소됐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은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위 사건은 대구에서 발생하지 않았으며, 부정확한 사실을 유포해 시민을 불안하게 하면 법률상 처벌 받을 수 있다”고 엄포했다. 아울러 포천 관련 글 역시 관련 신고가 접수된 사실이 없고, 내손면이라는 지명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역과 서현역, 잠실역 등 전국 곳곳에 ‘묻지마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8월4일 금요일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오리역 부근에서 칼부림하겠다.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경찰도 죽이겠다. 나를 죽이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죽이겠다”, “서현역 금요일 한남들 20명 찌르러 간다”며 흉기 사진을 함께 붙인 게시글들로 온라인은 뜨거운 상태다. 

서울 관악구 신림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현장'을 찾은 시민이 헌화를 하고 있다.
지난 7월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현장을 찾은 시민이 헌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행복하게 살 권리?..뒷북 대응에 국민 안전 어디 

문제는 ‘결과’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서현역 칼부림’ 사건 직후 발빠르게 다중밀집 장소에 경찰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국민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불과 며칠 전인 지난달 21일,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신림역 4번 출구 근처 골목 및 지상 주차장 인근에서는 30대 남성 피의자 조선이 묻지마 칼부림을 일으켜 20대 남성 한 명이 너무도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번 ‘서현역 칼부림’은 바로 이를 모방한 범죄라는 인식 속 이미 국가가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 불안감을 극대화하는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는데도 정부는 뒷북 대응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불신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엔 ‘백화점’이라는 장소, 그리고 퇴근시간이라는 시민이 밀집될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 인명피해가 클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맞춰 정부는 ‘다중밀집’이라는 특정 공간을 짚으며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묻지마 범죄’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게 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발빠르게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지만 결국 정부의 대책은 늘 일이 벌어진 후다. 수많은 ‘묻지마 범죄’ 예고글이 국민 정서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는 가운데 당장의 불을 끄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적어도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대책 마련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말 그대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게 바로 ‘묻지마 범죄’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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