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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대구 계명대 기숙사 출몰 신고..인천·부천·서울 등 전국 속출 프랑스 등서 골칫거리, 해외여행 증가 영향으로 국내에도 유입 ‘빈대 청정국’ 옛말..보건당국 “틈새 살피고 소독” 관리·방제 안내

[공공돋보기] 빈대의 습격

2023. 11. 01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빈대가 출몰하며 대한민국이 40년 만에 ‘빈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빈대는 전염성은 없으나, 흡혈 해충으로 심할 경우 빈혈과 고열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극심한 가려움증, 염증 반응 등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한번 발생하면 완전한 박멸이 힘들다는 점이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빈대가 골칫거리로 전락한지 오래다. 프랑스에서는 빈대 출몰 신고가 잇따르며 휴교령까지 내려질 정도.

‘빈대 박멸 국가’로 꼽히는 우리나라에 빈대가 상륙한 것은 최근 활발한 해외여행과 국가 간 교역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빈대의 전국적인 확산은 시간문제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기 무섭게 벌써부터 빈대 속출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월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신축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10월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신축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력한 빈대, 40년 만의 귀환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공동·숙박시설에서 빈대가 출현해 피해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 교육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등과 관계부처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소관 공동 숙박시설 등에 대한 빈대 관리 및 방제 방안을 안내·홍보하고, 필요 시 점검 관리하는 등 빈대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 강화해줄 것을 협조 요청하도록 조치했다.  

빈대는 감염병을 매개하지 않기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관리 대상 해충은 아니다. 다만, 인체 흡혈로 인한 수면을 방해하고 가려움증 및 이차적 피부감염증을 유발하는 등 불편을 준다. 

정부의 방역 등으로 국내에서는 1970년대를 지나며 빈대가 박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인천의 한 찜질장과 대구 소재 한 대학 기숙사에서 빈대가 연이어 발견된 가운데 전국 곳곳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빈대 관리 대책 마련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9월 대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학생이 빈대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대학 측은 긴급 소독에 나섰다. 이후 지난달에는 인천 서구의 한 사우나에서 살아있는 빈대 성충과 유충이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경기 부천시 고시원과 서울에서도 빈대 출몰 소식이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8개구에서 빈대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빈대의 갑작스러운 출몰이 코로나19 방역 해제에 따른 활발한 해외여행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한국에서 출몰하는 빈대가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개체라는 점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제는 빈대의 급격한 확산 속도, 그리고 박멸이 어렵다는 것이다. 해외 유입 빈대는 살충제 저항성이 있어 가정용 살충제로 박멸이 쉽지 않다는 설명. 따라서 뜨거운 수증기로 소독하거나 저항성이 있는 살충제를 사용해 여러 차례 퇴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결국 전국의 빈대 출몰 공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해외로부터 유입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최선인 셈. 

이에 따라 질병청은 이날부터 공항 출국장과 해외감염병 신고센터에서 영국, 프랑스 등 빈대 발생 국가 출입국자와 해당 국가에서 화물을 수입하는 수입기업을 대상으로 빈대 등 위생해충 예방수칙을 안내·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해외 유입 동향을 파악해 빈대 등 위생해충 예방 홍보 대상 국가를 수시로 조정해나갈 계획이며, 해외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빈대 등 위생해충의 유입을 차단하는 검역소의 구제 업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전국 공포 확산..해결책은?

이와 함께 정부는 빈대 대응 및 방제에 개개인의 협조도 당부했다. 빈대 예방·대응 정보집에 따르면, 빈대에 물렸을 경우 우선 물과 비누로 씻고 증상에 따른 치료법 및 의약품 처방은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빈대로 인한 반응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며, 최대 열흘이 걸릴 수 있다. 

또한 집 또는 공동 숙박시설에 빈대가 있는지 확인한다. 침대 매트리스나 프레임, 소파, 책장, 침구류 등 틈새를 직접 살펴봐야 한다. 빈대의 부산물이나 배설물과 같은 흔적을 찾고, 노린내 또는 곰팡이 냄새가 나는 지점에서 찾는다.

만약 빈대를 발견했다면,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물리적 방제와 화학적 방제를 병행해야 효과적이다. 

물리적 방제는 ▲스팀 고열을 이용해 빈대 서식 장소에 분사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침대, 매트리스, 소파, 가구 등 빈대에 오염된 모든 장소를 청소하고, 진공 흡입물은 봉투에 밀봉해 폐기 ▲오염된 직물(의류, 커튼, 침대커버 등)은 건조기를 이용해 소독하는 방식 등이다. 

화학적 방제는 빈대 서식처를 확인한 후 환경부에서 허가한 살충제로 처리하는 방법이다. 가열 연막 또는 훈증 이용 시에는 숨어 있던 빈대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기에 주의 필요하다.

아울러 빈대에 오염된 장소가 공동·숙박시설일 경우, 동시에 방제한다. 방제 후 빈대가 발견됐던 곳을 다시 확인해야 하며 빈대가 발견되면 추가 방제를 실시한다.

한번 방제했더라도 알이 부화되는 시기를 고려해 7~14일 후에 서식처 주변을 재확인해야 한다. 

빈대에 오염된 매트리스나 가구 등은 방제 후 재사용 여부를 판단해야 하며, 만약 폐기할 경우에는 반드시 방제 후 폐기해야 한다. 방제 없이 폐기 시 빈대가 새로운 장소로 확산 및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여행 중 빈대에 노출 경험이 있으면, 여행용품에 대해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밀봉해 장시간 보관하거나, 직물류는 건조기에 처리하는 것이 좋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빈대는 질병을 매개하는 해충은 아니지만, 흡혈로 인해 수면방해와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어 예방과 대응이 필요하다”며 “해외 여행 중 빈대 노출이 있을 경우 여행용품에 대한 철저한 소독이 필요하고, 공동숙박 시설에서 빈대 흔적 등을 확인해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빈대를 발견했을 경우 철저하게 방제를 해야한다”며 “필요 시 전문가와 상의해 방제에 적극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빈대는 옛날부터 사람들의 일상을 괴롭게 만들었다. 빈대 공포 확산에 따라 대책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로선 방역 조치 외에는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빈대 포비아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해충을 방지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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