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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12년간 노력 결실→삶의 자산되는 ‘자신감’ 획득

[공공story] 한고비 넘어서기

2023. 11. 13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저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열심히 공부해왔고, 그간 시험을 많이 쳤지만 수능이라는 관문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이 새삼 두렵습니다. 제가 주위 환경에 적응을 빨리 못하기 때문에 시험장에서 평소처럼 문제를 잘 풀 수 있을지 고민도 되고요. 올해 정부가 ‘킬러문항 배제’를 발표하면서 수능이 쉬워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걱정거리 중 하나입니다. 한 번의 실수로 등급이 확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수능일 전날까지 컨디션과 멘탈을 잘 관리해서 수능 당일에는 제가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내 문제를 풀겁니다. 그동안 저를 응원해주신 부모님을 위해서, 그리고 저 자신을 위해서 말이에요. (남·19·서울 마포구)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9월6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9월6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4학년도 수능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50만 수험생들의 긴장이 극한에 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올해 수능은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조치 등으로 대학교를 다니다가 시험에 응시하는 이른바 ’반수생’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교육 현장 분위기가 다소 요동쳤지만, 이 같은 상황일수록 수험생들이 멘탈(정신) 관리, 컨디션 관리에 집중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무엇보다 수험생들은 수능이란 ‘긴 인생의 여정에서 지나치는 많은 고비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 해봐야 삶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 ‘킬러문항’ 배제로 변곡점 맞은 수능 

매년 반복되는 수능이지만 2024학년도 수능은 변곡점을 맞이했다. 정부가 수능의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내세운 까닭이다.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킬러문항은 공교육 과정에서는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을 의미한다. 

정부는 과도한 사교육으로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모든 힘든 와중에 학원만 이익을 취하는 불공정한 상황을 뿌리 뽑겠다는 취지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전면 등장한 시기는 지난 6월 모의평가 이후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15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사교육비가 증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준비해 강력히 추진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수능과 관련해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수능)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 이후 입시업계에서는 올해 수능이 다소 쉬워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수능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이 수능 관련 언급을 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물론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도 수능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문제가 출제돼야 한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같은 ‘사실상의 수능 출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가중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온 것도 사실. 

아울러 ‘킬러문항이 없다면 수능에 다시 도전해 볼만하다’는 심리로 반수생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왔는데, 이는 현실로 드러났다.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재수생·반수생 등 수능을 다시 보는 ‘졸업생(N수생)’ 비중은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지원자 중 재학생 비중은 64.7%로 전년 대비 4.2%p 떨어졌으며, 졸업생 비중은 3.7%p 상승한 31.7%였다.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달 22일 종로학원도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반수생이 8만9642명으로 2011학년도 이래 최고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수생은 6월 모의평가에 접수한 재수생의 수와 수능에 응시한 재수생의 수 차이로 추정했다. 통상적으로 반수생들은 1학기 휴학이 불가능하기에 6월 모의평가에는 응시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6월 모의평가에는 재수생 8만8300명이 접수했는데, 본 수능에는 17만7942명의 재수생이 접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반수생 수는 올해 수능에 접수한 전체 재수생의 50.4%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수능 응시자(50만4588명) 중 5분의 1가량에 해당된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6월1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배부받은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6월1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배부받은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성패 가르는 컨디션·멘탈 관리

올해 수능은 ‘킬러문항 배제’ 방침 등으로 인해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게 됐지만, 그러나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킬러문항이 없는 수능을 처음 치르는 것은 N수생들도 마찬가지인 까닭.

이에 수능 당일까지 철저한 멘탈(정신) 관리를 통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메가스터디교육 등 교육 업체들은 남은 기간 동안 불확실한 개념을 철저히 보강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본 개념이 부족한 상태에서 문제풀이 위주의 학습을 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요령은 생길 수 있겠지만, 정작 개념의 본질을 묻는 문제에서 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6월·9월 모의평가에서 맞혔더라도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정확히 개념 정리를 해둘 필요가 있다.

아울러 수능이 3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새로운 공부법을 도입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 최근 5년 간의 수능 기출 문제를 세 번 이상 반복해 푸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정된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연습 역시 중요하다. 실제 시험에서 맞닥뜨리게 될 긴장감을 미리 체험해 수능 당일 적응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하는 것. 

수능일에 가까워질수록 생활 리듬을 수능 시험 당일 패턴과 일치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수능 전 3일 간 기상시간·시험시간에 맞춰 생활하는 것은 물론 공부 역시 국어, 수학, 영어, 탐구영역 순으로 실제 시험과 동일하게 공부하는 것이 좋다.  

아침 기상시간, 시험시간, 쉬는시간 등도 수능일에 맞춰 예행연습을 하면서 자신의 생활 패턴 등을 점검하는 것도 권장된다.

2024년학도 수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4년 만에 일상회복 체제에서 치러지는 수능이다. 수험생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코로나19 확진자도 별도 분리 없이 일반 응시생들과 같은 고사실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

다만, 확진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점심 식사를 해야 한다. 시험 중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발생했으나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수험생은 감독관을 통해 마스크를 받아 착용할 수 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지난 6일 대구 북구 매천고등학교에서 1, 2학년 학생들이 수능 응원 게시판에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적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지난 6일 대구 북구 매천고등학교에서 1, 2학년 학생들이 수능 응원 게시판에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적고 있다. <사진=뉴시스>

# 삶의 고비 극복을 통해 얻는 자신감

수능일은 초·중·고등학교 12년의 학습 역량이 단 하루로 판가름나는 날이기에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전 국민의 신경이 곤두선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능으로 인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물론 사회가 다원화되고 대학 진학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이 우리 사회에서 갖는 의미와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그렇기 때문에 수능 당일 증권시장 정규시장이 개장시간을 1시간 연기하고, 많은 회사들이 출근시간을 늦추기도 하는 등 자발적으로 수험생들을 위한 배려에 나선다. 

한국 사회의 모든 관심이 수능에 집중되는 분위기 속에서 수험생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수능 결과에 따라 자신의 존재 가치와 능력에 회의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은 것은 비단 혼자만의 문제가 아닐 터.

하지만 수험생들이 명심해야 할 사실은, 수능이란 인생의 긴 여정에서 통과해야 하는 수 많은 과정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고비를 몇 번씩 맞닥뜨린다. 자격증 시험, 취업, 회사에서 받는 압박, 운동을 하며 얻은 부상, 급작스러운 사고 등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신과 정면승부를 해야 할 상황은 반드시 닥친다. 

이 같은 고비에 온 힘으로 부딪혀본 경험은 ‘내가 그 어떤 어려움을 다시 마주하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게 된다. 결과와 상관 없이 그 자체로 삶의 큰 자산이 된다.

수능은 인생의 무수한 고비 중 조금 이른 시기에 찾아왔을 뿐이다. 최선을 다 해 그 고비를 넘어서면 인생의 또 다른 고비를 좀 더 수월히 넘어설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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