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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신드롬:‘월클’ 실력·인성→귀감 되는 삶의 태도

[공공story] 슈퍼스타가 던진 질문

2024. 03. 18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야구는 잘 모르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야구는 더더욱 모르지만 오타니 쇼헤이의 이름은 잘 알고 있어요. 그가 고등학생 때 작성했다는 목표 달성 계획표 ‘만다라트’를 몇 년 전 접했거든요. 최고의 야구선수가 되기 위한 세부 목표를 적고, 이를 꾸준히 실천해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단한 청년’이라고 생각했죠. 저도 실력을 키워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삶의 목표인데, 오타니의 만다라트를 따라서 목표와 실천이 필요한 부분들을 적어보고는 했어요. 오타니의 만다라트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인간성’이었습니다. 사실 요즘 실력은 좋아도 인성 문제때문에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많잖아요. 성공할수록 거만해지기 쉽고, 다른 사람들을 깔보는 이들도 많고요. 이에 반해 어린 나이에 ‘인간성’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배려를 꾸준히 실천해 온 오타니가 참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35·서울시 마포구)

지난 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야구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방한해 전국이 들썩였다. 특히 그는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아내를 깜짝 공개해 큰 화제를 불러왔다.

오타니는 지난해 연말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달러(약 9324억원)의 세계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성취의 배경으로는 자신이 세운 목표를 우직하게 실천해 나가는 성실함이 꼽힌다. 

뿐만 아니라 오타니는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인성으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뒤를 따라 건물로 들어오는 이들을 위해 문을 대신 잡아주는 소소한 행동에서부터, 등번호를 양보한 동료의 아내에게 포르쉐 자동차를 선물했다는 미담은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이같은 ‘슈퍼스타’ 오타니의 행보는 우리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 ‘7억불의 사나이’ 오타니 방한

18일 야구팬들의 관심은 방한한 LA 다저스와 한국 야구대표팀 ‘팀 코리아’와의 연습 경기에 쏠려 있다. 

앞서 LA 다저스 선수들은 지난 15일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구장 적응 훈련을 소화했으며, 17일에는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스페셜 매치를 펼쳤다. 

오는 20일 오후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치른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한한 LA 다저스 선수들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단연 ‘7억불의 사나이’ 오타니였다. 그는 이번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처음으로 공개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오타니의 아내는 일본 여자 프로농구 선수 출신인 2세 연하의 다나카 마미코. 오타니는 15일 인천공항에서 처음으로 아내와 함께 공개적인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타니가 그간 신상을 꽁꽁 숨겨온 아내와 입국장에서 함께 등장하는 모습은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외에) 같이 해외에 나온 건 결혼한 뒤 처음이다. 우리 둘에게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한국에서 야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아내 다나카 마미코가 지난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아내 다나카 마미코가 지난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오타니의 성공 비결, ‘만다라트’와 실천 

1994년 7월 일본 이와테현에서 태어난 오타니는 초등학생 때 야구를 시작, 고교 2학년 때 일본의 전국 고교 야구선수권 대회인 고시엔에 출전해 구속 150km를 기록했다. 

이후 프로 구단의 주목을 받은 오타니는 2013년 홋카이도의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 투수와 타자로 모두 뛰는 ‘이도류(二刀流)’ 돌풍을 일으켰다. 

2016년에는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는 일본프로야구의 베스트 나인에 투수와 지명타자 두 부문에서 수상하며 일본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2017년 LA에인절스로 이적한 그는 2018년 메이저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2021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그는 지난해 연말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총액 기준으로 이는 세계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이며,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를 넘어선 금액이기도 하다. 

특히 오타니가 7억 달러 중 대부분을 계약 기간 이후에 받는 지급 유예 형식의 계약을 구단에 먼저 제안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에 따라 오타니는 6800만달러를 계약 종료 이후인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무이자로 나눠 받는다. 이로 인해 다저스는 경쟁 균형세의 부담을 덜고 추가적인 전력 보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오타니의 이같은 성공 뒤에는 엄청난 노력이 함께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오타니가 고등학생 때 완성했다는 ‘만다라트(MANDALA-ART)’가 공개되자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만다라트 작성이 크게 유행했다.

만다라트는 목표달성을 위한 연꽃 모양의 계획표를 의미한다. ‘가로3×세로3’ 형태의 9칸짜리 사각형 9개에 자신이 달성할 목표를 적고, 이를 위한 행동계획을 쓰는 방식이다.

고교 시절의 오타니는 만다라트 가운데에 ‘8구단 드래프트 1순위’라는 핵심 목표를 적었고, 이를 이루기 위해 ‘몸 만들기, 제구, 구위, 멘탈, 스피드, 인간성, 운(運), 변화구’의 8가지 세부 목표를 세웠다. 

영화 ‘오타니 쇼헤이-비욘드 더 드림’ 예고편 영상에서 전 MLB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오타니의 고교 시절 ‘만다라트’ 보드를 손에 들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유튜브 화면 갈무리>
영화 ‘오타니 쇼헤이-비욘드 더 드림’ 예고편 영상에서 전 MLB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오타니의 고교 시절 ‘만다라트’ 보드를 손에 들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유튜브 화면 갈무리>

# ‘실력+인성’ 다 갖춘 오타니가 던지는 질문

이같은 8가지의 세부 목표 중 눈에 띄는 것은 ‘멘탈 관리’와 ‘운’ ‘인간성’이다. 오타니는 멘탈 관리를 위해 ‘일희일비하지 않기’ ‘마음의 파도 만들지 않기’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을 유지하면서도 ‘승리에 대한 집념’을 가져야 한다고 적었다. 

또한 오타니는 ‘운’을 위해서는 ‘쓰레기 줍기’ ‘인사하기’ ‘긍정적 사고’를 실천하자고 계획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버린 운을 줍는다는 생각으로 구장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간성’ 측면에서는 ‘배려’와 ‘예의’가 담겼으며 이를 위한 오타니의 실천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상에서는 오타니가 건물 내부로 들어갈 때 뒤따라오는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를 위해 문을 잡고 기다려주는 등의 모습이 화제가 됐다.

오타니의 이같은 만다라트는 야구팬을 넘어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삶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행동을 매일 실천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까닭이다. 

다양한 유혹이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 한 가지 목표만을 향해 묵묵히 노력을 쌓아가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아울러 오타니는 뛰어난 실력과 함께 인성까지 갖춘 선수로도 유명하다. ‘인성 바른’ 스포츠 스타를 꼽을 때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인 손흥민과 함께 거론되곤 한다. 

일례로 그는 지난해 체코전 승리 이후 자신의 SNS에 체코팀의 사진을 올리며 ‘RESPECT’라는 단어를 함께 적었다. 본업이 따로 있는 선수들이 주축인 체코팀에 대한 존중을 표한 것.

오타니는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자신이 등번호 17번을 달 수 있도록 배려해준 동료 투수 조 켈리에게도 ‘통큰’ 답례를 해 또 다시 화제가 됐다. 오타니가 켈리와 그의 아내에게 포르쉐 자동차를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자 전 세계에서 극찬이 이어졌다.

오타니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스포츠 스타들의 인성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한국 사회에도 깊은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오타니의 존재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타인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지 못한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다. 그의 방한을 계기로 이같은 질문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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