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vs 서청원’ 진실공방 폭발..성완종 리스트 둘러싸고 요동치는 보수 야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서청원 의원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서청원 의원의 막말 충돌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진흙탕 싸움을 이제는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서 의원이 자신의 출당 조치에 반발해 홍 대표의 성완종 리스트 관련 녹취록이 있다고 공개를 하면서 파장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을 향해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정면대응에 나섰다.

4박5일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고 귀국한 홍 대표는 지난 28일 인천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녹취록이 있다면 한번 까보라”며 “협박이나 하는 사람(서청원)하고는 정치 같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격양된 목소리로 “8선이나 되는 분이 유치하게 새까만 후배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협박이나 한다”며 “해볼테면 해보라”고 성토했다.

앞서 서 의원은 지난 26일 홍 대표와 관련된 ‘성완종 리스트’ 녹취록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서 의원이 녹취록을 갖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화 됐다.

게다가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두 사람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밝히면서 녹취록 존재는 거의 확실시됐다.

다만 과연 서 의원이 녹취록을 공개하겠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 의원이 끝내 녹취록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폭탄도 갖고 있을 때 위협적인 것이지 폭발하고 나면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기 때문.

다시 말해 서 의원이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함으로써 홍 대표를 압박할 수 있다. 그런데 녹취록을 공개한다면 더 이상 홍 대표를 압박할 수 없다.

서 의원의 최종 목표는 출당 조치의 철회다. 자신의 우군을 많이 만들어 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당내 여론전에서 승리를 해야 한다.

만약 홍 대표의 녹취록을 공개한다면 이는 더 이상 정치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적 문제가 된다.

이는 대법원에 계류 중인 홍 대표의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불어 한국당은 범법자를 당 대표로 앉힌 꼴이 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당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서 의원이 녹취록을 공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서 의원이 올해 1월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출당 문제를 놓고 출동할 때에도 결국 나중에 출당을 철회하는 것으로 화해를 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서 의원의 이번 목적도 출당 철회이지 홍 대표의 정치적 몰락은 아니다.

때문에 서 의원과 홍 대표가 어느 적정 수준에서 타협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서 의원이 녹취록을 공개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이 의원이 녹취록을 확보했으며, 홍 대표가 과거 인 전 위원장과는 다른 성격의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 녹취록을 공개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녹취록의 존재는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그리고 세상에 공개되면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기자실에서 정호성 부대변인 등 한국당 부대변인단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한 혁신위원회와 윤리위원회의 탈당 권유 의결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 대표와 친박계의 감정싸움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인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명을 논의하는 최고위원회의는 내달 3일에 열릴 예정이지만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 29일 한국당 부대변인단 52명은 여의도 당사에서 홍 대표를 지지한다는 입장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한국당은 암 덩어리 제거 수술을 하는 중”이라며 “한마음 한뜻으로 수술을 집도하는 홍 대표와 혁신위에 힘을 실어줄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말해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출당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홍 대표와 계속해서 정면 승부를 벌일 경우 당 내홍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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