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장래 대통령감 조사서 선호도 2위
당대표 선거·총선 출마 설왕설래 이어져
“정치 잘해..전도 유망” vs “호사가 얘기”
尹 사례와 오버랩..곱씹어볼 필요 있어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정치권에서 ‘한동훈 신드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 ‘시민언론 더탐사’의 자택 방문 등 한 장관을 겨냥한 공세가 계속 될수록 장래 대통령으로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이와 동시에 한 장관이 집권 여당 전당대회 혹은 차기 총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연일 나오고 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을 당시 공격받을수록 지지도가 올라갔던 아이러니한 모습과 오버랩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19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입법예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19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입법예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래 대통령감 2위..차출론도 이어져

2일 한국갤럽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조사했다.

그 결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선호도 23%로 1위를 기록했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로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 홍준표 대구시장은 4%, 유승민 전 의원은 2%였다. 

국민의힘 지지층 352명의 응답 결과만 놓고 봤을 경우, 한 장관 선호도는 25%였다. 홍 시장이 7%, 오세훈 서울시장이 6%로 뒤를 이었다.

해당 기관의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장관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올해 6월이었다. 당시 한 장관의 선호도는 4%였다. 

세 달 뒤인 9월1주 조사에서 한 장관의 선호도는 9%로 상승했다. 국민의힘 지지층(361명)만 놓고 보면 한 장관의 선호도는 22%를 기록했다.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여론조사 조사개요·결과는 한국갤럽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한 장관이 장래 대통령감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상황과 맞물려 최근 정가에서는 ‘한동훈 차출론’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한 장관의 집권 여당 당대표 선거 혹은 차기 총선 출마와 관련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 것.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韓 정계 진출 놓고 “전도 유망” vs “성급한 얘기”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한 장관의 총선 출마와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 장관이 자신의 자택을 찾아온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를 향해 ‘정치깡패’라고 직격한 것에 대해선 “정치를 잘 한다”며 “정치적 용어로는 굉장히”라고 평했다.

또한 김 전 최고위원은 한 장관의 당대표 차출설과 관련해선 “본인이 당연히 그런 선택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그렇게 될 경우에는 대통령께도 굉장한 부담이 될 것이다. 결과에 따라서”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러나 예를 들어 총선에 출마를 하고, 국회의원으로서 또 정치인으로 활동한다면 굉장히 정치적 자산을 한꺼번에 많이 갖추고 출발하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며 “전도가 유망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역시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장관이 차기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충돌하면서 안정감, 명쾌한 논리(등을 보여줬는데) 이러다 보니까 무게를 가지는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총선설, 전당대회 대표설, 이런 것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또 최근에 여론조사를 보니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에서 거의 1위까지 나오는 수준”이라며 “아무래도 장관을 2년 정도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오래한다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 않은가. 그런 차원에서 차기 총선에 대한 문제는 상당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선 “이번에는 ‘간판 스타가 없다’ 이런 말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내부에 여러 주자들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지 않겠느냐”면서도 “(당 대표 출마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시민언론 더탐사’ 취재진이 지난달 27일 오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 찾아간 모습.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 더탐사’ 영상 화면 갈무리>
‘시민언론 더탐사’ 취재진이 지난달 27일 오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 찾아간 모습.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 더탐사’ 영상 화면 갈무리>

한 장관의 당대표 출마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물론 존재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장관이 장관직에 있는 동안 정계 진출 관련 이야기는 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한동훈 장관에 대한 정치색을 입히는 건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왜냐하면 정치인이 돼버리면 민주당이 안 그래도 정치검찰이라고 공격하는데 그걸 정당화시켜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 사람 굉장히 정치적인 사람이다’ 이런 이미지가 씌워지면, 법무부가 수사 지휘는 못 해도 검찰 인사권도 가지고 있고 그러면 검찰도 정치검찰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화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지금 수사하는 게 정치적 수사냐’ 이런 도마에 오를 수 있다”며 “그래서 한 장관이 장관직에 있는 동안에는 국회의원 출마한다든지, 당대표 출마한다든지 이런 이야기를 안 하는 게 한 장관과 윤석열 정부를 돕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 장관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뜻을 전했다. 

이 의원은 “아직 성급한 얘기”라며 “검찰에서 옷을 벗고 법무부 장관 된 지 6개월 남짓밖에 안 됐는데, 다시 거기서 나와서 또 당 대표를 한다? 그건 호사가들의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어 “한 장관의 경우는 문재인 정부에서 법치주의, 법 시스템이 훼손된 부분을 바로 잡는 역할이 굉장히 크다”며 “아직은 내각에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 장관의 정계 진출에 관련된 이야기가 무성한 이유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시민언론 더탐사’의 공이 크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 더 탐사의 자택 방문 등 한 장관을 겨냥한 공세가 의도와는 정반대의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는 것.

이러한 상황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을 당시 공격받을수록 지지도가 올라갔던 모습과 오버랩된다는 분석이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국회사진기자단>

◆공세 거세질수록 선호도 높아지는 아이러니

2020년 정가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키운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추 전 장관이 윤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을수록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높아진 까닭이다.

그해 11월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 전 장관은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을 향해 “대권후보 1위로 등극했으니 차라리 사퇴하고 정치를 하라”고 일갈했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음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관계가 적인지 동지인지 잘 구별이 안 된다”고 직격했다. 

한 장관을 겨냥한 공세가 거세지면 거세질수록 선호도가 높아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낯설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장래 정치 지도자로서의 선호도가 올라가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터. 

정치는 다툼의 연속이다. 다툼 속에 올바른 정책이 나오는 까닭이다. 다만, ‘한동훈 논란’이 쓸데 없는 다툼이냐 해볼만한 논쟁이냐 그 차이다. 

현재 우리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의 모습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답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동훈 신드롬’도 결국 국민이 만들어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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