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양국 관계 새로운 이정표 수립 계기 마련”
민주당, 워싱턴 선언 政 평가에 “낯간지러운 과장”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진영따라 평가 다르다 지적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간의 미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전날(4월30일) 귀국한 가운데 정가에서는 이번 방미의 성과와 관련해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대통령실에서 방미의 최대 성과로 꼽는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집권 여당에서는 ‘제2의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워싱턴 선언에 대해 정부가 자랑하듯 ‘제2의 한미 동맹’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낯간지러운 과장’이라고 직격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與 “워싱턴 선언=제2의 한미 상호방위조약”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이번 방미에서 워싱턴 선언, 윤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 등을 통해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 자유민주주의 가치동맹, 경제·산업 협력 확대 등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수립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첫째로 워싱턴 선언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핵을 포함해서 업그레이드 한 ‘제2의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라며 “1953년 이래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대한민국의 성장과 안보에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 역할을 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난 수십년 간 대한민국은 북핵 위협의 증대로 안보 불안 상태에 놓여있었고, 최근 지정학적 상황의 변화로 인해 안보 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핵 협의그룹을 설치해 한국이 핵 운영에 대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북핵 대응에 특화된 확장억제력을 대폭 강화했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또 이번 국빈 방미를 통해 행동하는 한미동맹상이 구현됐다며, 이는 양국의 새로운 성장에 큰 담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미국이 이러한 수준의 확장억제 합의를 나토와 같은 다수 국가가 참여한 것이 아닌 개별 국가와 사이에서 문서로 맺는 것은 대한민국이 유일한 사례이며 한국형 확장억제의 구체화로 실행력의 질적 강화가 이뤄졌다”고 호평했다.

이어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 도발시 응징으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라는 최고 강력한 표현을 하고, 미국의 전략 핵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보다 빈번하고 정례적으로 전개하기로 함으로써 행동하는 한미동맹상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향후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에 커다란 담보가 되어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이번 방미의 성과로 ▲군사동맹에서 더 나아간 첨단 경제·기술동맹으로의 확장 및 자유·평화·번영을 기초로 한 글로벌 가치동맹 완성 ▲긴밀한 한미일 3각 공조 확인 ▲미국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 등을 통한 대한민국 위상 제고 ▲59억 달러 규모 투자유치 등 경제적 성과를 꼽았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경제적인 성과는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것이란 점에서 후속조치가 잘 이뤄지도록 하는 데 우리 정부와 국회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혼밥, 수행원 폭행만 남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빈방문과는 차원이 다른 국빈 방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무조건적인 흠집내기, 트집잡기에만 여념이 없는 모습”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집권 시절 굴종외교는 까맣게 잊고, 제살 깎아먹기인 줄 알면서도 오로지 비난에만 혈안이 된 민주당은 갈수록 그 언행이 금도를 넘고 있어 참으로 한심하다”고 맹폭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野, 대통령 방미 성과에 혹평 일색

반면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빈 방미의 성과와 관련해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취지의 비판을 내놨다.

김 의원은 같은 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백악관이라는 역대 최고로 비싼 노래방에서 노래 한 곡 부르고 오셨다, 이렇게 평가하고 싶다”고 혹평했다.

이어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윤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분석 기사를 냈는데 ‘한국의 젊은이들은 윤 대통령이 부른 아메리칸 파이는 몰라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안다’이렇게 꼬집었다”며 “IRA는 젊은이들의 일자리와 직결돼 있는 것인데, IRA에 대해서는 빈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미국의 한국 투자액이 7조원이다’ 이렇게 자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건 153조원으로 계산이 나오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우리 한국에 150조짜리 노래를 부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워싱턴 선언에 대한 정부의 평가에 대해서도 ‘낯간지러운 과장’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핵우산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게 아니고 이미 1970년대부터 미국이 계속해서 우산을 우리에게 씌워주고 있었다”며 “이번 워싱턴 선언이란 이름으로 뭔가 새로운 것처럼 말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우산이 검정 우산이었다면 이번에 워싱턴 선언을 통해서 씌워주는 핵우산은 그 검정 우산에 꽃무늬를 몇 개 그려 넣은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용·실속이 없으니까 뭔가 포장을 하려고 이걸 ‘핵 공유다, 핵을 공동 소유하기로 했다’ 이렇게까지 말을 하고 있는데, 미국이 (사실상의 핵 공유라 보지 않는다고) 일축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겠지만, 그게 지금 윤석열 정부가 자랑하듯이 ‘제2의 한미 동맹’ 이렇게 하는 건 너무 낯간지러운 과장”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함께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방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대통령실>

◆조정훈 “방향성 옳지만 아쉬운점 남아”

한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진영에 따라 국빈 방미 성과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날 김 의원과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빈 방미 성과와 관련해) 어떤 진영에서는 A를 주고, 어떤 진영에서는 F를 준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며 “F를 준 진영도 아마 정해놓고 ‘답정(답은 정해져있다) F’였을 거고, 집권 여당은 뭐라고 해도 답정 A가 아니었을까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저처럼 중도에서 보고 싶은 사람은, 방향성은 옳았다고 생각지만 소위 ‘피니쉬’가 좀 아쉬웠다, 여기저기 작지 않은 아쉬운 점들이 좀 남겨져 있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이번에 워싱턴 선언으로 표현되는, 핵무기로 우리가 유사시에 보호받을 가능성을 높였다라는 건 전 맞다고 본다”며 “(그런데) 여기서 소위 대통령실 보좌진들이 너무 ‘설레발 쳤다’는 생각을 한다. 보좌진들 때문에 될 것도 안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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