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정세균 전 총리 등 참석
박광온 “민주당 盧 유산 잃어..깊이 반성”
김기현 “생각·철학 달라도 존중 표할 것”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여야 지도부가 총집결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이 ‘노무현의 유산’을 잃어가고 있다며 민생·개혁과제에 힘을 다했는지 깊이 반성하고 성찰한다고 밝혔다.

여당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추도식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 생각·철학이 다르다 하더라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하고 존중의 뜻을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장경태·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제1야당 지도부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장경태·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제1야당 지도부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야권 총출동

여야 지도부는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4주기 추도식을 찾았다. 

이번 추도식의 주제는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로 노 전 대통령이 집필한 저서 ‘진보의 미래’에서 따왔다.

제1야당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현역 의원이 다수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등 당 원로 인사들도 함께했다.  

여당에서는 김 대표와 구자근 국민의힘 대표비서실장 등이 자리했다. 정부 측에서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추도식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정치개혁의 유업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노 전 대통령은 사람 사는 세상과 정치개혁을 갈망하셨다. 여의도 높은 담벼락 안에 있던 우리 정치를 평범한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동분서주하셨다”며 “그렇게 사랑방 정치, 제왕 정치의 막을 내리고 시민이 중심이 되는 새 정치 시대의 문을 여셨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님께서 저 하늘에서 활짝 웃으시며 ‘야, 기분 좋다’ 하실 수 있도록 간절하게, 온 정성으로 정치개혁의 유업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정부에서 마지막 총리를 지낸 바 있는 한 총리는 추도사에서 ‘동북아 시대를 위해서는 일본과 한 차원 높은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님께서 그토록 꿈꾸시던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향한 발걸음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동북아 시대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한 차원 높은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시던 대통령님의 말씀처럼 얼어 붙었던 한일관계에 불을 지피며 평화와 공존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흔들림없이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중앙의 권한을 과감히 지방에 이양하고 국가발전의 축을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겠다. 과감한 규제개혁과 투자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대통령님께서 설계하셨던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힘차게 열어가겠다”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역시 추도식을 찾았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野 반성·성찰..與 “철학 달라도 예우”

박 원내대표는 이날 추도사를 통해 민주당이 ‘노무현의 유산’을 잃어가고 있다며 자신부터 깊이 반성하고 성찰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20여 년 전 국민들은 ‘노무현’을 품었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노무현을 품지 못했다”며 “여전히 우리 정치는 국민의 뜻과 단절돼 있다. 민주당도 성찰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의 과제는 분명하다. 국민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남긴 ‘민주당의 유산’ 회복 ▲민주당다운 사람중심의 가치 강화·확장 ▲국민이 인정하는 도덕성을 위한 자기개혁 ▲국민통합을 위한 선거개혁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노무현의 유산’을 잃어가고 있다. 큰 책임을 부여받은 의석수를 국민 앞에 겸손하게 사용하고, 국민의 삶을 무한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민생·개혁과제에 힘을 다했는지 저부터 깊이 반성하고 성찰한다”며 “민주당을 둘러싸고 있는 위기 앞에 겸허했는지 철저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여당의 김 대표는 이날 추도식 참석 전 경남 거제에 위치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의 의미를 밝혔다.

김 대표는 “저는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를 이제 끊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바로 직전 대통령으로부터 엄청난 정치적 박해를 받았던 피해 당사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치 선진화를 위해서는 더 이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생각과 철학을 달리한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하고 그에 대한 존중의 뜻을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공식 추모 메시지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추모 화환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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