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유사하단 비판..政, 문제삼지 않을 방침
野 “윤석열 정부 국가관·역사관 의심할 수밖에”
與 “거짓 프레임 혹세무민..스스로 되돌아보라”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욱일기와 유사한 문양의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부산에 입항한 가운데 이와 관련된 정가의 설전이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함의 입항을 허용해 줬다며, 정부의 국가관과 역사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부에 거짓 프레임을 씌워 또 다시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 <사진=뉴시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 <사진=뉴시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전날(29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은 한국이 주최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 참가를 위해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이후 해당 함정이 욱일기와 유사하다는 비판이 나온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한국에 입항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욱일기는 과거 일본군이 2차 세계대전 전후 타국을 침탈하며 내건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일장기의 붉은 태양 주위로 뻗어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모양이며, 일각에서는 욱일기가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의 ‘전범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방부는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방한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는 입장이어서 이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외국 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건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국가관과 역사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공세를 펼쳤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기어코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함의 입항을 허용해 줬다”며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우리 군은 ‘자위함기는 욱일기가 아니’라고 변명하지만, 일본은 ‘자위함기는 욱일기가 맞고, 욱일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일본의 식민지배에 면죄부를 준 것도 부족해 일본의 군국주의마저 눈감아주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면죄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문제에 대한 모호한 태도를 모두 고려하면 윤석열 정부의 국가관과 역사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말했던 미래를 위한 결단인가. 우리 국민이 역사를 잊어버린 정부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겼다는 말인가”라고 맹공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민주당의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거짓 프레임’을 씌워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 사무총장은 “29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욱일기 문양의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입항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거짓 프레임을 씌워 또 다시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대중 정부 시절, 노무현 정부 시절, 그리고 직전 문재인 정부 시절도 일본의 자위대함이 군함기를 게양한 채 국내에 들어왔다”며 “특히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자위대함이 문양기를 게양한 채 평택항에 입항하는 사진을 숨기면서까지 자위대 함정의 대한민국 기항을 숨기기에 급급했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 가짜 프레임을 씌우는데만 골몰하는 민주당의 모습이 딱하기만 하다”며 “현 정부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 전에 스스로를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집권 여당 내에서는 우리 사회가 이제 욱일기와 ‘화해’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제 인공기를 걸어도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 아닌가”라며 “마찬가지로 욱일기하고도 화해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하고 화해한 정도는 북한하고 화해한 정도보다 훨씬 수준이 높지 않느냐”며 “셔틀외교까지 하고, 이런 상황에서 인공기하고는 화해하면서 욱일기는 끝까지 못 걸게 한다, 못 들어오게 한다 이건 좀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또 전 세계가 욱일기를 용인하고 있다며, 욱일기에 대해 화해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일본 해상자위대 아사기리급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욱일기를 닮은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지난 29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정박해 있다. 이 함정은 오는 31일 한국이 주최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에 참가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일본 해상자위대 아사기리급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욱일기를 닮은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지난 29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정박해 있다. 이 함정은 오는 31일 한국이 주최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에 참가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하 의원은 “또 하나 오해하고 있는 게 독일의 나치 문양하고 욱일기는 다르다”며 “우리 국민이 오해하고 있는데, 나치 문양은 나치 정당을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 갈고리십자이고, 독일 군대를 상징하는 건 철십자기(旗)”라고 말했다.

이어 “그건(철십자기)는 독일 군대가 아직도 쓰고, 전 세계가 인정하고”라며 “독일 철십자기를 세계가 용인하는 것처럼 일본 욱일기도 세계가 용인한다. 욱일기를 심지어 중국 정부도 용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는 어쨌든 욱일기에 대해서는 화해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며 “(그런데 국민 감정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제가 욕 들을 각오하고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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