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활동 재개 시사 “책임 다하겠다”
친낙계와 故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역할론엔 ’침묵’..일각선 “이재명 만나라”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귀국 이후 정치 행보를 위한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서 이목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귀국 인사를 통해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활동 재개를 시사했고, 귀국 나흘만에 현충원을 방문하는 등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반면 일각에서 대두되는 ‘이낙연 역할론’이나 민주당 내부의 어수선한 상황 등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방탄 논란 등 민주당에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이 전 대표의 귀국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윤영찬, 설훈 민주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윤영찬, 설훈 민주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귀국 나흘만에 외부 일정 

이 전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 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첫 공개 일정이다. 

이 자리에는 ‘친낙계(親이낙연계)’로 꼽히는 설훈·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함께했다. 

이 전 대표는 묘소에 도착해 분향 후 묵념하며 10분 가량 묘소에 머물렀다. 

첫 일정으로 김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과 관련해 이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은 제 정치의 원점”이라며 “1년 전 출국할 때도 여기 와서 출국 인사를 드렸던 것처럼 오늘도 귀국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이어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우선 인사 드릴 곳은 인사 드릴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거기까지 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내 역할론에 대한 입장이나 민주당 내부 상황에 대한 물음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자리를 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도 글을 남겨 “김대중 정신은 제 정치의 원점”이라며 “나라가 어지럽고 국민이 괴로운 시기, 원점에서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고 전했다.

향후 이 전 대표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미국으로 출국해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유학 생활을 해왔다. 

이달 24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이 전 대표는 마중나온 지지자들에게 대한민국이 바로 서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년 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이달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 지지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년 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이달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 지지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 복귀 신호탄 쏘아올렸단 해석

당시 이 전 대표는 “여러분은 고통을 겪는데 저희만 떨어져 지내서 미안하다”며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며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대한민국 국민이어서 좋았던 국민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모든 국정을 재정립하고 대외관계를 바로잡아 달라고 촉구했다. 일본에는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중지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미국·중국이 대한민국을 더 존중해야 옳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제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이 바로 서도록 여러분과 제가 함께 노력할 것이다. 어느 경우에도 국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정가에서는 정치 복귀의 신호탄을 본격적으로 쏘아올렸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에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본격적 정치 행보 전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부터 만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 대표가) 정치 재개, 정치 행보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꼭 해야 할 한 가지 일이 있다”며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라”고 제안했다.

이어 “만나서 세 가지를 함께 결의하고 합의해야 한다”며 “첫째, 함께 검찰 정권에 맞서자. 둘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함께 저지하자. 셋째, 당의 혁신을 위해서 힘을 모으자. 이 세 가지를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합의하면 통합의 길로 가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친명 비명 갈라져서 싸우지 말고 똘똘 뭉쳐서 검찰 정권과 맞서라’(라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이런 큰 통합의 길을 이재명 대표와 함께 가면 총선 승리도 이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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