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하태경, 김관영 전북도지사에 사과 촉구
국힘 전주혜 “뻘밭 대참사, 문재인 정부 탓”
민주당 김한규 “적반하장 유분수..반성하라”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전라북도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진행됐던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이하 잼버리 대회)’가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린 가운데 ‘잼버리 부실 준비·운영’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전임 문재인 정부와 주관 지자체인 전라북도에 책임을 돌리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가 대회 부지 매립과 배수 시설 등의 기반 시설을 제대로 확충하지 못해 ‘뻘밭 대참사’가 일어났다는 지적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정부·여당이 염치가 있다면 남탓만 하지 말고 일단 반성과 사과부터 하라는 반박이 제기됐다.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5일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브리핑에 나선 모습.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5일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브리핑에 나선 모습. <사진=뉴시스>

◆ 與하태경 “전북도지사 사과 해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번 잼버리 부실 준비·운영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와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국정조사도 하고, 감사도 하고 나중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수사도 하고 다 해야 된다”며 “그런데 ‘만물 대통령 환원론’ 이런 건 좀 이제는 좀 지양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이어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가장 큰 사과를 해야 한다”며 “지금 (지방) 자치분권의 시대가 이미 됐지 않는가. 지방 행사에 있어서 지방이 책임지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잼버리 대회 운영 부실의) 주된 책임을 따지자면 전북”이라며 “입지에 대한 근본적 책임 말고 그 다음 발생했던 문제들이 화장실, 샤워실 이런 건데 이는 전북에서 책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잼버리 대회 관련 발언을 겨냥해 ‘사실 왜곡’이라고 직격했다.

하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 자국 비하하는 발언을 하신 것 같은데, 위기가 좀 있어도 그 이후에 정부와 국민이 합심을 해서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갔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러면 격려하고 힘 주고 이런 말씀을 하셔야지, 끝까지 다 실패한 것처럼 사실까지 왜곡하면서. 아무튼 전직 대통령이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전날(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며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됐다.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이어 “새만금을 세계에 홍보해 경제적 개발을 촉진함과 아울러 낙후된 지역경제를 성장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여겨, 대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던 전북도민들의 기대는 허사가 되고 불명예만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망이 컸을 국민들, 전세계의 스카우트 대원들, 전북도민들과 후원기업들에게 대회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 與, 전임 정부·전북에 화살..野 “적반하장”

같은 날 국민의힘과 민주당 내에서는 잼버리 부실 운영 사태의 책임소재를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논리라면 뻘밭 대참사의 원인은 ‘문재인 정부’”라며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는 잼버리 준비기간 6년 중 무려 5년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북도의 묻지마 예산 증액 요청으로 총사업비가 491억원에서 1171억으로 뛰었지만, 뻘밭을 야영장으로 만드는 기반시설 조성에는 205억원만 투입했다”며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는 대회 부지 매립과 배수 시설 등의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참가자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준비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며 “윤석열 정부는 ‘소방수’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윤 정부의 긴급 예산 투입을 잘못인 양 몰아가고, 검찰 특활비에 비유한 것은 번지수를 집어도 한참 잘못 집은 것”이라고 맹폭했다. 

그러자 같은 날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부 여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연일 잼버리 민주당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정말 뻔뻔하기 그지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잼버리의 성공적인 주최를 자신하던 것은 정부 인사들이었다”며 “2022년 10월25일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이 대회 준비가 부실하다고 경고했지만,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다 준비됐다고 자신했다. 올해 5월17일 한덕수 총리는 직접 새만금 현장을 방문해 ‘정부지원위원회를 주재하며 꼼꼼히 챙겨왔다’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 상황에서 오히려 책임을 민주당과 전 정부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라며 “매번 정부의 무능으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과하는 사람과 책임지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정부·여당이 염치가 있다면 남탓만 하지 말고 일단 반성과 사과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여야는 오는 16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잼버리 대회 부실 준비·운영의 원인을 놓고 설전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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