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경청투어’ 나서는 등 대안정당 면모 부각
당내 갈등·전대 돈 봉투 의혹 등 겹악재로 고전
박지원 “성공적”..조응천 “방탄·사당화만 남아”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 대표는 1년 전 당대표 수락 연설 당시 “오로지 혁신의 결과와 민생 개혁의 성과로 평가받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현재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비롯해 이로 인한 당내 갈등, ‘2021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등의 겹악재로 인해 고전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체제 1년’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1년이 ‘성공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민생·경제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다’는 혹평이 함께 나온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 사법리스크 여파에 빛바랜 민생행보

28일 이 대표는 취임 1주년과 관련해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현안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는 오는 31일 열릴 예정이다.  

1년 전 77.77%의 압도적 득표율로 거야(巨野) 사령탑에 올랐던 이 대표는 그간 ‘민생 경청투어’에 나서는 등 대안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이 같은 민생 행보가 주목받지 못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올해 1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을 필두로 총 네 차례의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현재는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다섯 번째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다.  

그의 사법리스크는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올해 2월27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민주당 내에서 30표 가량이 ‘이탈’한 것으로 알려지자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격화된 상황이 대표적이다.

당시 민주당 청원게시판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민주당에서 영구 제명해야 한다는 글까지 게재됐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반란표’가 나온 원인으로 이 전 총리를 꼽은 것.

같은 기간 온라인 상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전 총리를 ‘수박 7적’으로 규정한 포스터가 나돌기도 했다. 

올해 4월 이후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코인 의혹’ 등으로 민주당이 ‘도덕성 논란’에 직면했지만, 이에 대한 이 대표의 대처가 미온적이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6월에는 당 쇄신을 위해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출범했지만, 그러나 잇단 설화로 출범 50일 만에 조기 종료되는 등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3월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 4대 폭탄 대응단 출범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3월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 4대 폭탄 대응단 출범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박지원 “성공적” vs 조응천 “과락”

‘이재명 체제 1주년’을 맞아 당 안팎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친명계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1년, 이재명 대표 개인에게는 너무너무 힘든 과정이었을 것”이라며 “1년 내내 조사를 받고 압수수색도 엄청나게 많았다. 야당의 탄압 형태를 이제는 이런 방식으로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굉장히 어려운 시기였지만, 탄핵으로 받은 정권을 5년 만에 빼앗긴 아픔을 딛고 그래도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근거라는 걸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가 ‘성공적으로 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박 전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뒤 1년 반 동안 이재명 대표는 한 번도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에서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사법리스크의 그 곤혹을 치르면서도 국민의 지지를 받고 가는 일을 했다”며 “성공적으로 했다, 이렇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비명계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의 1년에 대해 ‘과락’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조 의원은 “1년 내내 사법 리스크에 시달렸고, 팬덤 정치가 심화됐고, 당내 민주주의가 약화됐고, 우리 당의 도덕성 문제가 전면으로 올라왔다”며 “그래서 내로남불 이미지가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여당이 지금 보면 잘한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거기에 대한 반사이익, 득점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대안 세력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가 당선 수락 연설에서 ‘잘하기 경쟁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겠다, 믿음직한 대안 정당이 되겠다’고 호언장담 했는데, 지금 어떤가”라며 “민생과 경제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아무 성과 없지 않는가. 대신에 방탄, 내로남불, 팬덤, 사당화, 이런 것밖에 남는 게 없는 것”이라고 맹폭했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경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지지자들에게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경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지지자들에게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與전주혜 “민주당, 방탄당으로 전락”

집권 여당 내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민주당이 지난 1년 간 ‘이재명 방탄당’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선 패배의 장본인이 자숙도 없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져 ‘방탄 뱃지’를 획득하고, ‘개딸’들을 앞세워 방탄 당헌 개정과 ‘제1당 대표’까지 거머쥐었다”고 힐난했다.

이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민주당은 이렇게 ‘이재명 방탄당’으로 전락했다”며 “‘이재명 방탄당’은 당대표 사법리스크 위기 국면마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주장하고 나왔고, 168석을 무기로 습관적 입법 강탈을 자행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김대중·노무현의 ‘민주’ 정신이 깃든 민주당이 1년 만에 이토록 反민주·위선 정당으로 변질되었는지,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맹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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