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백선엽 친일 행적 질의에 文 부친 언급
文,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 경찰 제출
보훈장관 “진심 왜곡하며 법적 공격..실망”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면 문 전 대통령의 부친도 친일파’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고소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이 아무 근거 없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을 매도한 탓이라고 직격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전직 대통령이 법적 공격을 통해 ‘반일 대 친일의 정쟁’으로 몰아가는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백선엽 장군 등을 둘러싼 정가의 ‘이념 논쟁’이 전임 대통령과 현 정부 사이의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사진=뉴시스, 청와대, 국가보훈부 제공>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사진=뉴시스, 청와대, 국가보훈부 제공> 

윤 의원은 12일 오전 이 같은 문자 메시지 공지를 통해 문 전 대통령의 고소 사실을 알렸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오늘 오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박민식 보훈부 장관을 고소했다”며 “문 전 대통령의 위임을 받은 비서관이 고소장을 양산경찰서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박민식 장관이 아무 근거 없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에 대해 ‘친일을 했다’고 매도한 탓”이라며 “정부여당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가리기 위해 전임 대통령의 부친까지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적 관련 질의에 답하던 도중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을 언급했다.

박 장관은 “백선엽 장군이 스물 몇 살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 전 대통령의 부친도 나이가 거의 똑같다. 1920년생”이라며 “(문 전 대통령 부친은) 그 당시에 흥남시 농업 계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흥남시 농업 계장은 그럼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 군관학교 소위는 그럼 친일파인가”라고 직격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장관에 대한 고소 방침을 밝혔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친일파라는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박 장관의 발언은 대단히 악의적인 사자 명예훼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문 전 대통령의 고소 사실이 알려지자 SNS를 통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저는 법적 절차에 충실히 따르되, 그에 따르는 수고로움은 나라를 바로 세우는데 감수해야 할 영광으로 생각하겠다”면서도 “다만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문 전 대통령 부친을 친일파로 일방적으로 몰아가거나 비판을 한 바 없다”며 “'백선엽 장군이든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든 그 삶을 함부로 규정 지어선 안 된다, 일제 강점기라는 아픔의 시대를 살았던 모든 사람들에게는 같은 기준, 같은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이런 진심마저도 왜곡하면서 전직 대통령이 법적 공격을 통해 또 다시 반일 대 친일의, 정쟁으로 몰아가는 행태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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