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전 발병..2021년 기준 전체 치매 환자의 약 8%
징병청 국립보건연구원, 코호트 연구로 원인유전자 규명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65세 이전 발병하는 ‘조발성 치매’ 환자 수가 10년간 3.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024년 세계 뇌 주간을 맞아 조발성 치매 발병률 관련 연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65세 이전, 비교적 젊은 40·50대에 발병하는 조발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에 비해 진행이 빠른 편이고 인지기능저하 뿐만 아니라 언어장애, 운동장애 등 임상 증상이 다양하다.

따라서 신경학적 검사, 유전적 검사를 비롯해 뇌영상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자료=질병관리청>
<자료=질병관리청>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조발성 치매 환자는 전체 치매 환자의 약 8% 정도로 조사됐다. 조발성 치매 환자는 2009년 1만7772명에서 2019년 6만3231명으로 10년 동안 약 3.6배 증가했다.

조발성 치매는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는 연령층에 발생하므로 환자는 경력이 단절되고 피부양자들은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치매 관련 국내 연구는 대부분 노인성 치매에 치중돼 있어 조발성 치매에 대한 기본적인 역학특성과 인구학적 통계 등도 확립돼 있지 않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은 2021년부터 전국 31개 병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조발성 치매환자 코호트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년간의 1단계 사업을 통해 대표적인 조발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 전두측두엽치매환자를 중심으로 400여명의 환자를 모집했으며 참여 환자 대상 신경학적검사, 혈액검사, 뇌영상검사 등을 통해 고도화된 자원을 수집하고 임상증상 특성 분석, 유전체분석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매년 추적검사를 실시해 환자의 임상증상 뿐만 아니라 바이오마커 변화 등을 관찰하고 있으며 질병 경과 및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본 코호트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조발성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유전자를 새로이 규명했다. 전두측두엽치매의 한 아형인 의미변이원발진행실어증 환자로부터 최초로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유전인자 ANXA11의 새로운 병원성 변이(p.Asp40Gly)를 발견했다.

추가적인 유전자 스크리닝을 통해 서구인 환자에서 주로 발견되는 유전자변이들(C9orf72, MAPT, GRN 등)이 한국인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에서는 극히 드물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처럼 전두측두엽치매를 일으키는 유전자는 민족적 또는 지리적 다양성을 가질 수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한국인 조발성 치매환자 코호트 연구를 통한 한국인 특이 유전자 발굴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조발성 치매는 노인성치매에 비해 유전적 특징이 뚜렷한 경우가 많은데 현재 돌연변이가 확인된 다섯 가계의 가족 코호트를 구성해 추적관찰 중이며 추후 확대 예정이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조발성 치매는 노인성치매와 더불어 국가가 앞장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국립보건연구원은 지속적인 코호트 연구를 통해 질병 예방, 관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근거를 생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