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태국 상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전
클린스만 경질 이후 황선홍 감독 체제 하의 첫경기
이강인 대국민 사과..손흥민 “실수통해 단단해질 것”
태국전 입장권 매진..대표팀 분위기 쇄신할지 이목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결전의 날이 왔다. 이강인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오늘(21일) 태국을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전을 치른다.

이날 태국전은 지난달 4강전 탈락으로 끝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처음 치르는 A매치 경기이자 크고작은 논란 속  황선홍호(號)의 첫 경기이기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

우선 선수단 내부 다툼으로 구설수에 오른 대표팀은 가장 먼저 갈등 봉합에 나섰다. 

황선홍 임시 감독은 한국 축구 대표팀으로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을 발탁하며 다시 한번 기회를 줬고,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은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실수를 통해 더 단단해진다”며 후배를 끌어 안았다.

이강인은 태국전 공식 훈련에 앞서 “앞으로 좋은 축구선수뿐 아니라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 대한축구협회가 오히려 선수 등 뒤로 숨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태국과의 경기에서 선전하며 분위기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축구대표팀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난 18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에 대비한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축구대표팀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난 18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에 대비한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아시안컵 이후 첫 A매치 태국전에 쏠린 눈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늘 오후 8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태국을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전을 치른다. 

이번 태국전은 지난달 4강전 탈락으로 끝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처음 치르는 A매치다. 특히 이날 경기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치르는 첫 경기.

앞서 지난달 16일 대한축구협회는 당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전임 클린스만 감독은 그간 전술 역량 부족, 안일한 태도 등으로 꾸준히 비판 받아왔다. 이에 더해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전 경기 직전 발생한 선수들 간의 내분이 감독 경질을 촉발한 결정타로 작용했다.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식사를 일찍 마친 이강인이 일부 선수들과 따로 탁구를 치려다가 이를 말리는 손흥민과 충돌하는 ‘하극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손흥민은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일명 ‘탁구게이트’로 불리는 이 사건이 알려지며 이강인은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에 이강인은 지난달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했고, 두 선수는 이를 SNS를 통해 공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달 11일 발표한 한국 축구 대표팀 명단에 이강인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찬반 여론이 선명하게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강인의 발탁에 환영을 표했지만,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는 필요 없다” “실력보다 인성이 먼저”라며 이강인의 대표팀 발탁이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 선수단 내분으로 구설수에 오른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 선수단 내분으로 구설수에 오른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사진=뉴시스>

◆ ‘대국민사과’ 이강인·‘정면돌파’ 황선홍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달 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26명에게 이강인의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팀 내 비중과 실력 등으로 고려해 발탁해야 한다(선발 찬성)’는 응답자의 비율은 46.9%였다.

반면 ‘축구는 조직력과 협동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발탁하지 말아야 한다(선발 반대)’는 응답자 비율은 40.7%로 조사됐다. 이강인 재발탁의 의견이 발탁 반대에 비해 6.2%p 높았지만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3%p) 내의 결과가 나온 것.

이같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 황선홍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 두 선수와 전부 소통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을 안고 화합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강인을 부르는 걸 다음으로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선수생활 경험에 비춰봤을 때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은 운동장에서 최대한 빨리 푸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소집을 통해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주장 손흥민 역시 후배를 감싸안았다. 전날(20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어제도 선수들과 다 같이 만난 자리가 있었다. 강인이가 모든 선수들 앞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인이가 사과하는 용기있는 자세를 보여줬기에 이 마음을 잘 받아주지 않았나 싶다”며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만큼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다. 강인 선수도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실수를 통해 더 단단해진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 SNS에 정몽규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 SNS에 정몽규 회장의 책임을 묻는 비판 댓글이 달린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화면 갈무리>

◆커지는 축협 비판 목소리 속 국민 기대는 ‘up ’

이강인은 같은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태국전 공식 훈련에 앞서 입장문을 직접 발표하며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한 뒤 카메라 앞에 선 이강인은 “너무 많은 관심, 너무 많은 응원을 해 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하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분의 쓴소리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반성을 하는 기간”이라며 “앞으로 좋은 축구선수뿐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강인의 사과 이후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질타도 이어졌다. 선수들의 내분을 섣불리 인정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등 선수 보호의 의무는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지만, 이강인처럼 공개적으로 사과에 나선 이는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선수 뒤에 숨어서 자리 보전하니까 좋나요?” “이강인 선수도 국가대표 팀원인데 총알받이 시키지 말라” “축협은 왜 사과 안 함?” 등 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의 책임을 묻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축구 대표팀을 둘러싸고 한 달 넘게 이어진 논란 속 내부 갈등으로 시끄러웠던 이강인이 대표팀에 발탁되자 태국전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으나, 이번 태국전 입장권 6만 장은 매진된 상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옛말처럼 축구 대표팀이 더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는 국민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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