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작품 하나를 통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들썩이게 하는 한류스타로 급부상한 배우가 있다. 그는 바로 올해 32살의 배우 송중기다.

지난해 여름 군 제대 후 ‘태양의 후예’를 복귀작으로 선택했을 때까진 이렇게 ‘핫한 남자’로 큰 사랑을 받을 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그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 여심은 무장 해제됐고, ‘송중기 신드롬’은 안방극장을 뛰어 넘어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경제적 파급 효과는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지난 14일 시청률 38.8%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아쉽게 종영한 KBS 2TV ‘태양의 후예’는 그동안 부진을 보였던 지상파 미니시리즈 시청률을 40% 가까이 끌어올리며 승승장구했다.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이 5% 미만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어마무시한 ‘넘사벽’ 성적이다.

송중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했다. 전세계 32개국에 판권 수출을 완료했고, 그는 이미 13억 중국인의 ‘국민 남편’이 되면서 한류 훈풍을 다시 일으켰다.

또한 광고계에서도 블루칩으로 등극하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그는 현재 약 100여개의 광고 출연 요청이 쇄도해 올해 광고 매출만 1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누구보다 화려하게 전역 복귀 신고식을 치른 송중기. <공공뉴스>가 만난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로 인해 하루 아침에 180도 달라진 삶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겸손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데뷔 9년차 배우였다.

▲ ‘태양의 후예’ 송중기 <사진출처= KBS 2TV ‘태양의 후예’ 홈페이지>

다음은 송중기와의 일문일답.

-‘태양의 후예’가 종영했는데 느낌이 어떤지.

드라마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기자분들을 세 번이나 뵌 건 처음인 것 같다. ‘태양의 후예’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이런 기회도 있는 것 같다. 사전제작 드라마라서 방송을 보고 시청자들의 의견을 잘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의견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배우 입장로서 참 감사한 일이다.

-주로 어디에서 드라마를 봤는지.
 
절친 이광수 집에서 몇 번 봤고, 광고 촬영장에서도 많이 봤다. 집에서 혼자 본 적도 있는데, 사전제작이다보니까 반응이 너무 궁금했고, 솔직한 반응을 보고 싶어서 중학교 동창들, 친한 친구들과 많이 봤던 것 같다.

-아시아에서 인기가 어마무시하다. 인기를 실감하는지.

한류스타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공감하지 않는다. 정말 한류 스타는 함께 호흡을 맞췄던 송혜교 선배다. 나는 드라마때문에 잠깐 인지도가 올라간 것 뿐이다. 그런 생각으로 담담히 지내고 있고, 담대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송중기 경계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유시진은 남자들의 적이라고 생각하나.

나도 유시진이라는 인물한테 많이 배웠다. 많은 여성 시청자분들이 왜 유시진 캐릭터를 좋아했는지는 알 것 같다. 내 남자친구, 내 남편에게 듣고 싶었던 말들이 다 들어있었던 것 같다. 나도 유시진과 비슷한 연애 스타일을 가졌다면 많은 사랑을 받았을 것 같지만, 그런 완벽한 남자가 있을까도 싶다. 김은숙 작가님 말대로 판타지다. 결혼한 친구들이 많이 뭐라고 했다. 내가 연기하는 건데 남성들의 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그렇고 정말 멋진 사람이다.

-멜로연기를 잘 하는 비결이 따로 있나.

기본적으로 책이나 대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거기에 나온대로만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 내 모습도 나오는 것 같다.  웬만하면 ‘느끼하게 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이것은 내 소신이다. 또 작가 입장에서 ‘이 대사와 장면, 그 다음에 나오는 장면을 왜 썼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해 볼 때도 있다.

-‘태양의 후예’에서 송혜교와의 호흡은 어땠나.

혜교 선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넘볼 수 없는 선배다. 이 위치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송혜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들을 보면 자기 혼자서 연기하는 사람도 있고, 주변 사람에게 주면서 연기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면에서 실제 성격이 나온다고 보는데, 혜교 선배가 굉장히 많이 배려해줬다. 연기하는 스타일이나 연기 외적으로 모두 그랬다. 그런 부분들은 같은 배우, 후배로서 배워야 된다고 생각했다.

-군 생활이 드라마를 찍는 데 도움이 된 부분이 있는지.

군 입대 시간이 도움이 됐고, 아마 연기에 그것이 고스란히 묻어났을 것이라 생각한다. 입대 전 손현주 선배가 ‘일반 사병들과 부대끼며 잘 살아봐라. 그게 네가 29-30살의 인생에 도움이 되고, 앞으로 배우로서도 얻는 게 많을 것’이라고 조언해줬다. 배우라는 직업 때문에 못 느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연기에 있어서도 이런 경험들이 잘 맞아떨어진 적도 있다. 그래서 군대는 정말 잘 갔다 왔다고 생각한다.

-유시진과 본인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지.

‘태양의 후예’ 13회에서 유시진이 강모연(송혜교 분)의 어머니와 만나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유시진이 “제가 보수적인 사람입니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실제로 나 역시 보수적인 편이다. 촌스러운 부분도 있고 클래식한 면도 있다. 그런 성격 때문에 가끔 배우라는 직업이 나한테 맞는 직업인지 고민할 때도 있다. 그럴수록 더 내 색깔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또 작품을 할 때마다 으쌰으쌰하는 편이다. 단 한 명의 구성원들도 작품 안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한다. 소속사 식구들과 현장 스태프들 모두와 함께 가려는 마음이 크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초심이 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초심에 머물러 있다면 배우로서 발전이 없을 것 같다. 내 그릇은 예전보다 커졌는데 그걸 담을 수가 없다. 초심은 변할 수 밖에 없지만, 그 안에 있는 중요한 것은 변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릇이 커졌다는 의미는.

어떻게 보면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열심히 해야 매니저들이 먹고 살 수 있고,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도 월급을 받을 수 있다. 많은 게 포함돼 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그릇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신인 때와는 많이 달라졌고, 또 그 때는 몰랐던 게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그릇이 커졌다고 표현한 것이다. 차태현 선배를 보면 그릇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들은 그 형한테서 배운 게 많다. 본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가 조금은 남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송중기에게 어떤 의미인지.

촬영 들어가기 전에 제작사 대표와 매니저 형이 마치 짠 것처럼 한 말이 있다. 둘 다 ‘널리 회자되는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관계자들 입장에서 그런 열망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뤄지니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제작자와 관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킨 것 같아서 기쁘다. ‘유시진’이라는 역할을 굉장히 만족스럽게 끝냈다.

-올해로 데뷔 9년차다. 신인때 생각한 목표를 얼마나 이뤘나.

신인시절에는 ‘빨리 주연이 돼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다양한 작품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너무 급하게 올라가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목표를 이룬 것 같다. 지금도 그 과정에 있다. 연기 욕심이 많아서 다양한 작품을 해보려는 마음이 크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다면.

배역의 크기는 가리지 않을 것 같다. ‘뿌리깊은 나무’ ‘성균관 스캔들’ 늑대소년’ 같은 작품들은 분량을 떠나 역할이 좋아서 하겠다고 한 작품들이다. 일본강점기가 배경인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영화 ‘군함도’가 들어와서 소망을 하나 이뤘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서늘함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그게 장르적으로 스릴러일 수도 있는데, 굉장히 서늘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젊은 배우이기 때문에 더 많고 다양한 역을 해보고 싶고, 제 색깔을 가지고 더욱 노력하는 배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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