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배우 곽도원이 영화 첫 주연작으로 ‘곡성’을 선택했다.

‘곡성’은 영화 ‘추격자’ ‘황해’ 등을 통해 독창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들로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나홍진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이다.

그래서일까, 개봉 전부터 충무로의 흥행 보증수표 황정민과 곽도원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고, 최근 몇 년간 개봉된 국내 영화 가장 강력하게 관객을 몰아치고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곽도원은 극중 시골 경찰 ‘종구’역을 맡아 미쳐가는 딸을 살리려는 아버지를 연기하면서 157분 동안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연기를 펼쳤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처절한 사투를 벌였고 그 모든 것을 스크린 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때문에 관객들도 결코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곽도원은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뛰어난 조연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변호인’ ‘타짜-신의 손’ 등에 출연하면서 최민식, 송강호 등 쟁쟁한 주연배우들 사이에서도 폭발적인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얼굴을 타이틀로 걸고 첫 주연에 도전했다. 처음으로 영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감독에 대한 믿음과 누구보다 넘치는 열정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었다.

그동안 진득하고 무게감 있게 자리를 지켜오며 연기인생 14년 만에 새로운 전성기를 바라보는 곽도원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다음은 곽도원과 일문일답.

-데뷔 후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인데 소감이 어떤지.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나는 진짜 열심히 하는건 자부한다. 그런데 ‘곡성’을 할 때는 한계를 느꼈다. 그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현장이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머리는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나 감독과 함께하면서 내 한계가 깨지는 느낌이었고, 더는 올라갈 데가 없는 것 같은데 그것이 또 깨지는 것을 보면서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홍진 감독과는 ‘황해’로 처음 만났다. 첫 주연작인데 걱정은 없었나.

영화 투자사에서는 곽도원이 누구냐고 하면서 다른 사람을 추천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 감독이 날 캐스팅해야 한다고 했다. 감독이 날 믿어줬는데 그 믿음을 배신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 감독이 특별히 곽도원을 주연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나 감독이 ‘황해’ 이후 내가 출연한 작품을 계속 봤었는데 코믹한 부분과 악한 부분을 모두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내가 강한 역할을 많이 해서 그렇지, 충분히 웃음을 줄 수 있는 배우라고 확신했다고 하더라.

-나 감독과 작품을 하면서 의견충돌은 없었나.

당연히 있었다. 하지만 싸우지는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감정은 이만큼인데 나홍진 감독의 생각이 다를 때 절충안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이지 싸우거나 한 적은 없다.

-감정 연기의 전개가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아 힘들었을 것 같다.

감정이라는 게 숫자처럼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땐 정말 '멘붕'이었다. 내가 얼마큼 했는지 모르겠는고, 너무 왔다 갔다 하면서 촬영을 하니까 나홍진 감독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결국 한 장면을 여러 가지의 감정의 버전으로 찍어야 했다.

-아직 미혼인데 ‘딸바보’를 연기하기엔 어려움이 없었나.

어떤 일이 아이에게 닥쳤을 때의 걱정과 가정을 지키려는 의지를 얼마만큼 표현해야 되는지 몰라서 어려웠다. 그 감정이 얼마만큼인지 몰라서 여러 번 찍기도 했다. 효진이도 힘들었을 텐데 감사하다.

-딸 ‘효진’을 연기한 김환희의 연기도 남달랐다. ‘종구’의 부성애를 표현함에 있어 김환희가 연기를 잘 해준 것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하나.

환희가 날 아빠로 만들어줬다. 정말 천재 같다. 영화에 초등학교 4학년 때 캐스팅됐는데, 귀신 들려 몸 꺾이는 연기를 하려고 현대 무용을 6개월 동안 배웠다고 들었다. 현장에서 환희가 연기하는 걸 직접 보는데 배우랑 스태프들이 ‘이게 진짜냐 연기냐’ 할 정도로 너무 놀랐다. 나도 도움 많이 받았다.

-곽도원에게 ‘곡성’이란 어떤 작품인지.

첫 주연이자 날 칸에 보내준 작품이다. 주인공은 내 걸 잘하는 건 기본이고, 현장에서 모든 스태프를 아우르며 감독과 같이 작품을 끌고 가야 하는 위치더라. 그냥 눈앞의 것부터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매일매일 해냄의 연속이었다. 내가 살면서 정해놓은 한계를 뛰어넘게 해 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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